함께 일정을 진행중인 어떤이가 잠시 사라지면 우리는 흔히 '부잣집 업나가듯' 없어졌다고 말합니다. 부잣집 업이라는 것은 다양하다고 하는데 흔히 집안 땅속이나 벽채사이 등에 사는 두꺼비, 구렁이, 지네 등을 말한다 들었습니다. 이 동물들이 어느 집안에 들게되면 집안에 재산이 늘고 자식들이 공부를 잘해서 출세를 하고 모두가 건강하고 행복하게 산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들이 부자로서의 역할을 다하지 못하면 어느날엔가 이 업이라 칭하는 동물이 슬며시 다른 집으로 떠나간다고 합니다.
프랑스어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는 '고귀한 신분(귀족)'이라는 노블레스와 '책임이 있다'는 오블리주가 합해진 것입니다. 1808년 프랑스 정치가 가스통 피에르 마르크가 처음 사용한 것으로 '높은 사회적 신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를 뜻합니다. 이를 대한민국에서 실천하라는 의미를 부여한 것이 바로 '부잣집 업'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부자가 되면 세금을 많이 내고 일자리를 만드는 등 다양한 방법과 방식으로 사회에 기여할 것입니다만 대기업의 사회공헌팀처럼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사회적으로 공감하는 도적적 임무를 다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하지 못하는 이른바 졸부에게 경종을 울리는 대한민국의 업이 더 많았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정치인의 4년을 좌우하는 것도 민심의 업이고 작게는 통장선거에서 근소한 차이로 재선에 실패하는 것도 주민자치의 업이라 할 것입니다. 부동산을 투기하여 돈을 챙긴자가 과도하게 행세하면 그집의 업이 슬며시 나가야 합니다. 가진 자가 재산을 자랑하기보다는 사회적 공익에 기여하면 업은 그 자리를 지키고 재산을 키워주어야 합니다.
모든 정치인에게도 업이 움직여야 합니다. 그들의 정치사무실에 뱀, 새, 두꺼비 등이 살 수 없을 것이니 사무실 한켠에 자리한 어떤 물건을 업으로 삼도록 해야 합니다. 화분, 커피포트, 서류함 등 작고 평범한 물건에 업이라는 의미를 부여하고 정치인의 행태를 분석해서 국민을 위하지 않는다는 평가를 하게되면 슬며시 사라지면 됩니다. 정치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게하고 다음번 선거에서 아슬아슬하게 낙선하게 해야 합니다.
업은 다른 업을 알아봅니다. 자신이 작은 업인가 큰 업인가는 서로 모르고 있습니다. 다만 지금 관리하는 회사, 기업, 공장, 정치인, 사회적 공인이 제대로 역할을 하는지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에 이르지 못하는가를 면밀하게 파악하고 있습니다. 언제든지 그 초가집의 땅속에서 굴을 파고 옆집으로 갈 수 있고 철문이 잠긴 사무실이어도 순간에 공간이동을 하여 옆사무실로 갈 수 있습니다. 정치인의 업이 옆사무실로 건너가면 그 사무실의 의원이 재선, 삼선하는 것이고 비록 삼선이어서 경력이 높지만 다음번 선거에 나가서 근소한 차이로 낙선하여 어금이를 물고 4년내내 득득거리는 힘든 시간을 보내야 할 것입니다.
더구나 총선에서 낙선하고 다시 지방선거에 이름을 올리는 철새와 텃새를 겸하는 정치인에게도 업이 있을 것입니다. 이들이 2년마다 다른 방향으로 업이 이동하여 진정스럽게 시민을 위하고 국민을 위하는 순수한 정치인이 당선되도록 해 주기를 바랍니다. 아마도 ‘정치인의 업’이 있다면 ‘재물담당 업’보다 더 명철하고 투철한 업의 정신을 가지고 자신의 본분을 다해주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부잣집 업이 나가듯이 사라지기도 하지만 바르지 못한 정치인으로 생각되는 사무실에 자리한 ‘정치인의 업’이 슬며서 나가서 참된 일꾼이 애쓰는 사무실로 스며들기를 바랍니다. 그 업이 유권자의 마음속에도 들어가서 올바른 투표를 하는 ‘슬기로운 유권자의 시대’를 만들어 주기를 바랍니다.

[약력]
-1958년 화성 비봉 출생
-경기도청 홍보팀장, 공보과장
-동두천·오산·남양주시 부시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화성시 시민옴부즈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