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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정겸

출생 : 1957년 경기 화성(본명 정승렬)

경력 : 경기도청 근무

등단 : 2003년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

시집 : 푸른경전, 공무원, 궁평항

수상 : 2004년 공무원문예대전 시부문 행정자치부장관상

          2009년 공무원문예대전 시조부문 행정자치부장관상, 경기시인상 수상 

현재 : 칼럼니스트와 한국경기시인협회 이사로 활동


꽃이 아픈 이유

정겸(시인/한국경기시인협회 이사)

꽃은 참으로 아름답고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다. 그렇지만 꽃이 피는 과정에서 화려함의 대가는 참으로 혹독하다. 꽃은 두 번의 아픔을 겪으며 생물학적 종족 보존의 의무를 다한다. 첫 번째의 아픔은 꽃망울이 생가지를 뚫고 나와야 꽃을 피우는 것이다. 나무들의 두툼한 표피를 뚫고 나올 때 얼마나 아팠겠는가. 두 번째의 아픔은 꽃을 활짝 피우고 수정을 마친 꽃들은 열매를 맺기 위해 떨어진다. 나뭇가지와 떨어질 때 이별의 아픔을 맞이하는 것이다. 이렇게 아픔 없이 열매를 맺을 수 없는 것이 생물학적 현실이다. 따라서 힘들고 어려운 일에 봉착했을 때에는 거리의 나무들을 생각하며 많은 위안을 받는다. ​ 특히, 오대산 월정사의 전나무 숲길을 거닐며 하늘을 향해 곧게 자라는 나무들의 행렬을 보거나, 상원사 적멸보궁 가는 길에서 바위틈을 비집고 자라나는 소나무를 볼 때마다 강인한 생명력에 감탄을 하게 한다. 지상에 뿌리를 내린 모든 나무들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삶을 포기하지 않고 나뭇가지만은 하늘로 치켜들며 생명의 빛을 놓지 않으려고 애를 쓴다. 나무들은 뿌리가 있는 밑바닥에서 물을 길어 올려 몸통을 세우고 머리만은 정직하게 하늘을 향한다. ​ 인간 역시 피할 수 없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