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궁평항 개망초꽃

정겸

궁평항 개망초꽃

바닷바람이 스쳐 간 자리마다 하얗게 번지는 이름 없는 숨결 궁평항 모래사장 따라 소금기 어린 흙을 붙잡고 흔들리는 개망초꽃 누구의 눈빛도 머물지 않는 자리 스스로 자라나 피어나고 스스로 빛을 다하는 것들 밀려온 파도가 썰물로 물러가며 세상의 크고 작은 욕망을 씻어낼 때 그 곁에서 아무 말 없이 웃는 너 작아서 더 멀리 퍼지는 하얀 기도의 얼굴 오늘도 바다는 개망초꽃 한 송이 닮아 가네 정겸 시인 경기 화성 출생(본명 정승렬) / 격월간 '시사사'로 등단 / 시집 『푸른경전』 『공무원』 『궁평항』 『악어의 눈』 / 공무원문예대전 시부문, 시조부문 행정안전부장관상, 경기시인상 수상 / 현재 경기시인협회 이사, 칼럼니스트로 활동 -시작메모- 바람 부는 궁평항 모래사장, 소금기 머금은 척박한 땅에 뿌리를 내리고 하얗게 피어난 개망초꽃을 만났습니다.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는 거친 환경 속에서도, 개망초꽃은 누군가의 시선을 탐하지 않은 채 스스로 자라고 피어나 제 빛깔을 다하고 있었습니다. 밀려왔다 물러가는 파도가 세상의 헛된 욕망과 번뇌를 씻어내는 동안, 그 곁에서 조용히 미소 짓는 작고 하얀 꽃송이는 마치 세상에서 가장 간절하고 순수한 기도처럼 느껴졌습니다. 보잘것없어 보이는 작은 존재, 거친 바람 속에서도 침묵으로 피어나는 그 하얀 숨결이, 누군가의 지친 마음에 나지막한 위로와 평온으로 닿기를 소망합니다. 정겸(시인/한국경기시인협회 이사)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