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톡방의 빛과 그림자

다수 인원을 한방에 머물게 하는 카카오톡의 이른바 '단톡방'은 일단은 스트레스입니다. 여러명에게 동시에 정보를 전하는 면에서는 효율성 최고의 방이지만 다수가 한방에 머물기에 불편함이 크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최근에 모임이 셋으로 갈라지니 단톡방도 3개인데 새벽 6시부터 경쟁적으로 정보를 올립니다. 까톡까톡까톡. 세곳에서 울리는 까톡소리가 스트레스입니다. 물론 무음처리하면 소리를 막을 수 있지만 새벽 어둠속에서 카톡이 오면 화면에 불이 들어오니 궁금하기도 하고 신경이 쓰입니다. 하지만 열어보면 긴급사상이 아닌 일상의 자료나 정보이니 읽고나면 스트레스만 남습니다.

 

그래서 카카오톡의 도착알림 음을 5단계로 나눴으면 하는 바입니다. 정말로 전화통화를 하여야 하는 정도로 시급한 사항은 5단계 까똑으로 하고 10분이내에 읽어야 한다면 4단계, 오늘중에 보면 될 것같은 정보내용은 3단계, 내일 보아도 되는 지극히 평범한 것은 2단계, 그냥 보나마나한 것은 1단계로 하자는 생각을 해봅니다.

 

현실에도 우선 자신이 만든 작은방, 4명, 6명 방의 경우에는 대략 쓰임이 정해져 있습니다. 월에 한번 모이는 부부모임 약속을 잡는 공간입니다. 대략 어슴프레하게 아는 분들이니 새벽에 올리지 않습니다. 기본적인 약속은 아니겠지만 오전 8시부터 가동되는 것은 허용할 수 있습니다. 아침 8시는 출근준비를 하는 전후타임이기 때문에 카톡이 울리면 즉시 확인하고 가벼운 정보이어도 그냥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평일에는 그러하겠지만 토일이나 휴일에는 카톡발송 가능시각을 오전 9시로 정했으면 합니다. 느긋하게 쉬는 시간에 울리는 카톡음은 평온한 삶의 일상에 큰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불필요한 카톡 한방이 누군가의 휴일 하루를 망칠 수도 있음을 예견해 보시기 바랍니다.

 

가족의 경우에는 나름 긴급하니 이른 시각이나 늦은 밤에도 보낼 수 있고 양해가 됩니다. 그리고 대부분 필요한 범위내의 이야기가 들어있을 것입니다. 오히려 가족이니 밤 11시에 와도 편안하다는 안부를 확인하는 일이니 반갑고 고마울 것입니다. 하지만 새벽 4시에 아내에게 그림엽서를 보내는 어느 여사님의 카톡은 조금 불편합니다. 평소 친하게 지낸바도 아닌 단톡방 멤버가 50명이 함께 기거하는 방에 밤 10시 카톡을 보내는 행위는 크게 원망을 들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단톡방의 예절을 배우고 있습니다. 누군가가 내가 원하지 않는 단톡방을 만들어 일괄로 그림을 보내는 경우가 있습니다. 시간에 여유가 있거나 직접 만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한 분들이 가끔 자신의 존재를 확인받고 싶어하는 마음에 단체방을 만들기도 합니다. 여기에는 최근에 살며시 나가기가 있습니다. 원래 원치않는 방이 강제로 만들어지고 자신이 좋아하는 그림카드를 보내면 수많은 분들이 카톡거립니다. 이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턱하고 그 방을 나갑니다.

 

그래서인가 카카오톡 본사에서 살며시 나가기를 추가했습니다. 전체명단은 첫부분에 있으므로 누가 나가는지를 알리지 않고 몰래 빠져나가면 누가 나갔는가를 당장에는 알지 못합니다. 나중에 확인을 해야 알게 됩니다. 다른이에 대한 에티켓을 생각하지 않고 방을 만든 분들은 며칠후에 회원이 다 빠져나가면 다시 방을 만들기도 합니다.

 

본사에서 다른이들이 눈치채지 못하게 살짝 빠져나올 수 있는 기술을 첨가해 주어서 참으로 고맙고 다행입니다. 그런데 회원중에는 자랑스럽게, 방을 만든이의 체면을 스크래치 내면서 대범하게 방에서 나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화가난듯 보여지는 뒷모습이 느껴집니다. 그러니 오늘부터는 살며시 나가기를 선택하고 미안한 마음으로 나와야 합니다.

 

사실 그분이 나의 전화번호를 저장했고 수천명중 50명이 뽑혀서 그 방에 입실한 것입니다. 나름대로는 선정되고 선택되고 뽑힌 것임을 알아주어야 합니다. 더 많은 명단이 있지만 앞에서부터 가나다 순으로 만든 방이 아니고 명단을 보면서 그래도 친해지고 싶은 분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한명 두명 선택한 것임을 강조해 드립니다.

 

다음으로 카톡에 자료를 올리는 시각이 중요합니다. 앞에서 말한대로 오전 8시부터 용인이 될 것입니다. 7시는 이릅니다. 새벽 5시에 올리는 분은 새벽잠이 없어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시각이라서 조금이라도 일찍 회원들에게 이 자료를 전하여야 하겠다는 일념으로 카톡방에 올리는 것이겠지만 이른 시각에 카톡을 울리는 행위는 조금 자제해야 합니다.

 

대략 밤 9시까지는 보낼 수 있습니다. 10시는 아침형 인간은 잠을 청할 수도 있습니다. 늦은 시각에 카톡이 울리면 사건사고라도 났을까 우려할 수 있습니다. 아마도 카톡에 보내는 정보는 대부분 밤 10시에 꼭 알아야 하는 내용이 아닌 경우가 많을 것입니다. 긴급한 일이면 전화를 걸어서 목소리와 숨결로 그 사연을 전해야 할 것입니다. 밤 10시에 보내면 불면증 환자의 잠을 날릴 수도 있습니다.

 

보통의 단톡방은 서로 존중해야 합니다. 배려도 필요합니다. 누군가가 참 좋은 글을 올립니다. 9명 회원이 있다면 3명정도는 반응을 보여야 합니다. 참 좋은 글을 잘 읽었다고 말하면 좋습니다. 이모티콘을 올리는 것도 방법입니다. 매번 답을 해야한다는 부담감을 갖기 보다는 3번정도 건너다가 한번쯤 반응을 보이는 전략도 필요합니다. 8명 방에 글하나 올려 7명이 반응을 보이는 것은 서로간에 불편할 수 있습니다. 글을 올리는 이도 받는이도 보는 사람도 편안한 자연스러운 단톡방이면 좋습니다.

 

연세 지긋한 회원이 대부분인 단톡방이 있습니다. 부지런한 총무는 점심모임 일정이 잡히면 일주일에 2번정도 모임 참석자를 소개합니다. 처음에는 참석이었다가 불참으로 넘어갔다가 다시 참석으로 왔다가 나가기를 반복하게 됩니다. 참석에 이름을 올렸다가 불참으로 사정이 바뀌는 경우 단톡방에 사연을 올리기 보다는 총무 개인에게 문자나 카톡을 보내면 좋습니다.

 

40명 모두가 보는 방에 자신의 불참을 자랑할 일은 아닙니다. 일주일간의 참석, 불참을 모두 모아서 총무가 한번에 단톡방에 올리면 좋습니다. 총무님 개인에게 보내서 단체로 통지되는 그런 시스템도 가능하다는 점을 알려드립니다. 그리하여 단톡방의 편리함과 장점을 살리고 다수가 와글거리지 않으면서도 원활히 소통하는 그런 카톡방, 단톡방을 꾸려주시기 바랍니다.

 

 

 

 

이강석 (李岡錫)

출생 : 1958년 화성 비봉

경력 : 경기도청 홍보팀장, 경기도청 공보과장

         동두천·오산시 부시장 / 경기도균형발전기획실장

         남양주시부시장 /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현직 : 화성시 시민옴부즈만 

저서 : '공무원의길 차마고도', '기자#공무원 밀고#당기는 홍보#이야기' 등 수필집 53권 발간



기자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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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석 기자

공직 42년, 동두천#오산#남양주 부시장, 경기도 실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역임// (현) 화성시시민옴부즈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