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인에게 요구함

이강석 전 남양주시 부시장

수신제가치국평천하이든 타산지석이든 어렵다는 한자에 의지해볼까 합니다. 오래도 아닌 조선시대에 양반으로 신분을 가르고 일부 기득권층은 한문을 익히고 다른 신분의 사람들에게는 글을 가르치지 않음으로서 권력을 이용하여 지배계층이 되었다는 이야기가 떠오릅니다. 제사의 축문이나 제문을 어렵다는 한자로 써놓고는 저들끼리 읽으면서 하인들은 모르지 했다고 합니다.

 

 

어느 집안의 며느리들이 영어로만 이야기를 하므로 늦게 합류한 동서가 열심히 영어공부를 해서 히어링은 되는 정도에 이르러 명절모임에 갔는데 이번에는 그 동서들이 모두 프랑스어로 밀담을 나누더라는 조크도 있습니다.  그래서인가 프랑스어 건배사로는 '마셔불어'라는 조크조차 있는가 봅니다. 그러자 바로옆 동료가 독일어 건배사는 '마시랑께'라고 하자 다른 친구가 러시아 건배는 '먀서브러스키'라고 받았다는 농담도 들어본바 입니다.

 

혹시 요즘 정치권이 그런 건배사를 하는 모습일까 상상해 봅니다. 우리의 정치는 국민 모두를 정치학과에 입학시켰고 모든 방송이 정치강의를 하는 듯 보입니다. 종편은 정치이야기로 프로그램을 채우고 이제는 김밥할머니 평생재산을 장학금으로 내놓았다는 뉴스조차 만나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헌혈 100회를 달성했다거나 9년간 친구를 업고 등교했다는 동창생 이야기도 들리지 않습니다. 

 

뉴스에는 오직 거칠고 치열한 정치이야기뿐입니다. 젊은 정치인이 나이든 어른 정치인에게 대들고 나이든 정치인이 청년정치인과 언쟁을 벌이는 모습이 안타깝습니다. 행정사무감사에서 기관장과 국회의원간의 논쟁, 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의 말싸움은 보는이조차 마음을 무겁게 합니다. 

 

더러는 인사청문회에 나온 공직후보자조차 의원과 논쟁을 벌입이다. 더구나 국회 상임위원장 중에는 국민들이 보는 앞에서 국민들이 보고 있다면서 증인, 공직후보자, 공직기관의 대표자에게 과도한 권력을 휘두르는 모습을 목도하면서 권력이 아니라 남용된 권력이라는 느낌조차 들게 합니다. 

 

이른바 인터넷을 통한 사업가들은 짧은 동영상을 편집하여 특정사안을 흥미위주로 게시하고 있습니다. 논쟁하다 불거진 실언과 실수를 부각해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공적으로 오픈하기에 거북한 내용을 더욱 강조하여 오직 돈벌이에 열중하는 안스러운 경우도 보입니다. 

 

그래서 정치인에게 요구합니다. 언쟁을 하다 조금 밀리면 여지없이 국회의원은 국민들이 보고있다고 항변합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증인과 후보자도 자신과 의원의 토론과정을 국민들이 보고있다고 말합니다. 모두가 국민을 위해 묻고 답한다는데 어느 국민이 그리하라 했는지는 확인할 수 없습니다. 

 

혹시 광화문과 서초동에서 또는 정치가 펼쳐지는 어느 도시에서 진행되는 군중들의 함성소리가 국민을 대변하는 것인지, 말없는 다수의 국민들 위해 정치인이, 정부의 책임자, 후보자가 대변하는 것인가는 알 수 없습니다. 그냥 이대로 국민은 제자리에 돌려놓고 정치인, 행정인, 정부책임자로서의 역할에 충실해 주시기 바랍니다.

 

국민 대다수가 공감하는 그런 정치를 펼쳐주시기 바랍니다. 전에도 주장한대로 생업을 마치고 인생을 마무리하는 즈음에 정치에 나오도록 스스로 법을 개정하시기 바랍니다. 70세부터 사심없이 오직 국민을 위한 정치인으로 나가도록 정치법을 고쳐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지 않도록 현재의 정치인들이 마음을 다스려 국민을 위한 올바른 정치에 집중하시기 바랍니다. 

 

 

이강석 (李岡錫)

출생 : 1958년 화성 비봉

경력 : 경기도청 홍보팀장, 경기도청 공보과장

         동두천·오산시 부시장 / 경기도균형발전기획실장

         남양주시부시장 /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현직 : 화성시 시민옴부즈만 

저서 : '공무원의길 차마고도', '기자#공무원 밀고#당기는 홍보#이야기' 등 수필집 53권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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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석 기자

공직 42년, 동두천#오산#남양주 부시장, 경기도 실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역임// (현) 화성시시민옴부즈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