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폼] 지난 2일 하남시 공무원 (故) 이상훈 팀장에 대한 49재 추도식이 열린 가운데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 벌어져 고인을 떠나 보내는 이들의 마음을 더 아프게 했다.
이날 오전 7시에 시작된 추도식 1부 행사가 끝나자마자 주차선 작업자들이 임의로 조화(弔花)를 치우고 추모공간 바로 앞에서 주차선 공사를 진행해 추도식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7시50분께 추도식이 끝난 뒤 유족들과 참석자들이 식사를 위해 자리를 비운 상황에서 공사 차량 2대가 추모공간이 마련된 시청 잔디광장 앞을 가로막은채 주차선 작업을 진행했다. 이를 알게 된 공정언론국민감시단 하남본부측 관계자는 상황 파악에 나섰고 추모공간 훼손에 대해 경찰에 신고했다.
공정언론국민감시단 하남본부측 관계자는 "1부 행사는 끝났지만 오후에 열리는 2부 행사가 남았다. 이건 명백히 추도식을 방해하는 일이다"며 "함께 일하던 동료가 안타깝게 세상을 떠났다. 마지막으로 추모하는 자리인데다 아직 추도식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무슨 공사가 얼마나 급하면 오늘 진행하는거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상황을 목격한 시민은 "고인 앞에서 부끄러운 일이다. 고인은 여러분들의 동료였다.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 벌어졌다"며 일부 시청 직원들의 안일한 행정을 지적했다.
뒤늦게 현장에 나온 해당 작업의 담당 국장은 "기존에 계획된 작업인데 실무자간의 소통 부족으로 일어난 일인 것 같다"고 해명했다.
공정언론국민감시단 하남본부와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경기지역본부 하남시지부는 이날 오전 7시 하남시청 잔디광장에선 하남시 공무원 고(故) 이상훈 팀장에 대한 49재 추도식을 가졌다. 추도식은 유가족을 비롯해 이현재 하남시장과 강성삼 하남시의회 의장, 시의원과 노조원 등 6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했다. 추도식 헌화와 추도사에 이어 동료들의 편지 낭독으로 이어졌다.
한병완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경기지역본부 하남시지부장은 추도사를 통해 "고인뿐만아니라 여전히 수많은 공무원들과 교직원들이 갑질을 당하며 속으로 피눈물을 흘리고 있다"면서 “누가 그랬는지 왜 그랬는지 아무도 모른채 시간은 지났다. 잘못한 사람은 있지만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모르고 있으며 유족들에게 사과 조차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고인을 지켜드리지 못해 유족들에게 너무 죄송하다. 한 가정의 가장이 왜 그런 선택을 해야만 했는지 진상 규명을 통해 유족의 명예를 살리고 악성 민원인은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후 동료 5명의 추모편지 낭독이 이어지자 추도식에 참석한 이들은 눈시울을 붉혀 추도식 분위기는 더 숙연해졌다. 국가 문화재 살풀이 춤 전수자인 유명주 선생의 헌화무로 추도식은 마무리됐다.
한편 하남시 미사2동 행정복지센터에서 근무하던 고인은 지난 9월 15일 센터 인근 한 아파트 단지에서 추락해 병원으로 이송 됐으나 끝내 숨졌다.
하남시 진상조사단은 조사를 통해 "유관 단체 등의 외압이 고인에게 합리적 판단을 할 수 없을 정도의 원인을 제공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유관 단체 등과 관련된 과도한 업무가 사망까지 이르게 한 것으로 보인다는 내용의 진상조사 보고서를 지난 1일 내놓았다.
진상조사단은 지난 9월25일부터 10월20일까지 부시장을 단장으로 한병완 노조위원장 등 노조 추천 2명, 법무 감사관 및 직원, 외부 노무사 및 변호사 등 총 7명으로 구성됐다. 조사단은 다음주께 보고서를 하남경찰서에 제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