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 퇴직 5년차에 화성시청 옴부즈만으로 일하면서 점심시간에 구내식당을 가게 됩니다. 현직 절에는 미리 구매한 식권을 투표하듯이 식권함에 넣고 식판을 받았습니다만, 화성시청의 구내식당에서는 우선 수저를 들고 식판에 밥을 퍼 올리고 반찬을 담은 후에 돈이 충전된 카드를 찍고 마지막에 맛진 국을 받아갑니다.
구내식당 배식시간은 11시 30분과 12시 두타임이 있습니다. 민원근무 교대자, 현업직 근무자에게는 11시 30분에 배식이 됩니다만 다른 직원에게는 12시부터 식판 잡기가 허락됩니다.
특혜받은 기분으로 11시 30에 구내식당에가서 90명쯤 뒤편에 줄을 서서 기다립니다. 기차가 출발하듯이 구내식당의 長蛇陣(장사진)이 서서히 움직이면 드디어 차례가 옵니다. 수저를 들고 식판을 잡고 밥을 퍼 올리고 반찬을 담은 후 국을 받습니다. 그리고 잠시 적당한 자리를 찾아서 자리잡고 맛있게 식사를 합니다.
맛있게 점심을 먹고 식판을 반납하러 가는 길에 또 다른 장사진을 발견합니다. 이들은 12시부터 배식을 받을 수 있는 직원들입니다. 대략 11시 50분경에 와서 10분 동안 기다립니다. 밥이 식고 반찬이 말라가지만 식판에 음식을 담지 못합니다. 음식으로 고문을 한다는 느낌이 들 정도입니다.
아마도 총무부서에서 12시를 정확히 지켜서 급식을 하도록 규율하고 있는 듯 보입니다. 그래서 많이 안타깝습니다. 젊은이들이 열심히 일하고 11시 45분에 사무실에서 식당으로 걸어와서 기다려야 할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중식시간을 지켜야 한다면 구내식당으로 가기위해 사무실을 나서는 시각을 12시로 해야 하는 것일까요.
공직생활 내내 들어온 이야기는 출퇴근 시간 엄수, 중식시간 준수였습니다. 하지만 13시 10분에 외식하도 돌아오는 공무원은 총무부서 직원에게 이름이 적히지만 나가서 점심을 먹고 더 느긋하게 2시쯤 사무실로 들어오는 공무원은 프리패스였던 사례가 있었습니다.
화성시청 공무원의 근무행태는 다양합니다. 새벽에 달려와서 신문 스크랩을 하는 부서가 있고 저녁 늦게까지 상황을 유지하기 위해 사무실을 지키는 부서가 있습니다. 민원실 직원을 절반 줄여도 7시에 문을 닫고 행정팀, 기획팀 인원을 배로 늘려도 그들은 11시까지 사무실에 근무중입니다.
업무에는 아침형이 있고 저녁형이 있습니다. 부서마다 다른 업무행태를 가지고 있는데 획일적으로 출근시간을 준수하라, 퇴근시간을 지키라, 점심시간안에 들어오라 하는 것은 시대상황에 맞지 않습니다.
공무원 20명을 창고에 가두고 일주일 후에 문을 열었을 때 엄청난 기획서가 나오지는 않을 것입니다. 업무집중 시간을 가지고 열심히 토론하고 일한 후에 여유를 가지고 쉬도록 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이 주장합니다.
그러니 근대적인 중식시간 준수에 따라야 하는가 반문합니다. 11시 30분~13시까지 원하는 시간에 점심식사를 하도록 하고 공무원의 사명감으로 열심히 일하도록 하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일부 몇 사람의 게으른 행태로 인해 다수의 열정적인 젊은 공무원들이 구내식당에 줄을 서서 소중한 시간,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 시간을 허비하는 것은 아닐까 반문해 봅니다. 혹시 언론에서 지적하신 바가 있어서 그리하는 것이라면, 앞으로 화성시청 출입기자님들은 공무원의 중식시간을 화성시 발전을 위한 전략을 기획하고 아이디어를 확충하는 기회가 되도록 통크게 배려해 주시기를 청합니다.
중식시간에 일찍 와서 식사하고 12시 30분에 활기찬 화성시 발전을 위한 참 좋은 아이디어가 반짝하고 나타날 것임을 확신합니다. 시간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촌음을 아끼고 적극 활용하는 공직 분위기를 조성해 주시기 바랍니다. 화성시청 구내식당의 배식을 11시 30분부터 허용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11시 30분에 점심식사를 마친 공무원들은 12시 30분부터 업무에 매질할 것을 보증하겠습니다. 정말로 그리할 자신이 있는 화성시 공무원, 젊은 주무관의 자부심을 宣讓(선양)해 주시기 바랍니다.
[약력]
-1958년 화성 비봉 출생
-경기도청 홍보팀장, 공보과장
-동두천·오산·남양주시 부시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화성시 시민옴부즈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