拾得(습득)
살면서 길에 떨어진 신분증이나 신용카드를 여러번 습득하였습니다. 그리고 일부러 길을 돌아가서 파출소에 전달했습니다. 대부분 파출소에 습득물을 신고하면 전의경이 투박하게 습득경위를 묻고 핸드폰번호를 적으라 합니다. 초등학교시절에 배운대로 남의 물건을 주으면 경찰에 신고한 것인데 착한 일을 한 사람에게 대하는 경찰관서의 창구에서 느끼는 감성은 때로 마뜩하지 않은 듯 여겨졌습니다.
그래서인가, 주변의 지인들은 길가에 떨어진 신분증, 면허증 등은 신고하지 말라하고 특히 신용카드를 주워서 신고하는 경우 이런저런 오해를 받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전합니다. 어느의원이 ATM기에서 남아있는 현금으로 인해 의원직을 버리게 된 경우도 언론을 통해 들은 바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신분증, 면허증은 비용이 들더라도 재발급하면 되는 일이지만 신용카드는 위험성이 있다고 봅니다. 누군가에게 범죄를 저지르게 하는 상황을 주게된다는 의미입니다. 분실카드가 없었다면 남의카드를 도용하는 범죄도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 말할 것입니다. 정말로 조심해서 카드를 분실하지 않았다면 이 카드로 인한 범죄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겠지요.
하지만 카드는 전철을 타고 내릴 때 주머니, 지갑에서 꺼내서 쓰고 다시 주머니에 넣거나 카드지갑에 넣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자신도 모르게 몸에서 멀어지게 되는 경우가 더러 발생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신호등 인근, 전철출입구, ATM기 인근 등지에서 카드나 신분증을 습득하였던 기억이 있습니다.
한번은 먼길을 걸어가서 파출소에 습득한 카드를 전했습니다. 핸드폰번호를 적어주었지만 그이후 처리전말에 대한 소식을 듣지는 못했습니다. 자동차운전면허증이었는데 대략 발급받은지 한달반 정도의 신규면허증이었습니다. 자동차학원을 다니고 운전을 습득해서 어렵게 받은 면허증이니 얼마나 애지중지했을까요. 이분이 일주일 이내에 경찰라인을 통해서 면허증을 전달받았기를 기대합니다.
다른 사례는 오래전 의정부에서 신분증이 든 지갑을 주워서 파출소에 신고했습니다. 지갑이니 현금도 있었을 것인데 텅비었고 틈새에 신분증이 남아있으므로 신고한 것인데 파출소를 나서면서 뒷머리가 간질거림이 있었습니다. 그렇다고 재직증명서를 첨부해서 경찰에 신고하는 것도 아니니 일단 의심을 받기에 충분하다는 점에 동의하기도 하고 공직자라고 의심에서 벗어나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돌이켜생각해보니 차라리 모른척하고 지나가는 것이 나을 뻔 했습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신분증과 신용카드를 분실한 그 당사자는 얼마나 마음조릴까 생각해보면 얼른 주워서 경찰에 전하면 경찰은 여러 가지 조회를 통해 당사자를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기에 이후에도 여러번 파출소를 방문하였습니다.
그리고 수차례 습득물을 파출소에 신고한 자신에 대해 후회가 없습니다. 신고한 신증과 신용카드가 대부분 본인에게 안전하게 전달되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경찰을 통해 신용카드를 전달받으면서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자부심도 가졌을 것이고 범죄에 쓰이지 않고 안전하게 돌아왔을 것이라는 신뢰도 있었을 것입니다. 혹시 습득과정과 경찰과 금융기관을 통한 전달시스템에 대한 감사한 생각도 잠시 가졌기를 기대합니다.
혹시, 분실된 소중한 신분증, 신용카드를 발견하면 즉시 주워서 곧바로 인근 파출소에 신고할 생각입니다. 단순한 전달이 아니라 안전을 지키는 일이고 국민적 신뢰를 쌓는 일이며 누군가의 범죄를 예방하는데 작은 기여를 하는 선행이라 자부하겠습니다.

이강석 (李岡錫)
출생 : 1958년 화성 비봉
경력 : 경기도청 홍보팀장, 경기도청 공보과장
동두천·오산시 부시장 / 경기도균형발전기획실장
남양주시부시장 /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현직 : 화성시 시민옴부즈만
저서 : '공무원의길 차마고도', '기자#공무원 밀고#당기는 홍보#이야기' 등 수필집 53권 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