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와 운동

이강석 전 남양주시 부시장

골프도 운동이고 축구도 운동입니다. 축구는 공을 따라간다 해서 蹴球(축구, 공을 따라감)입니다. 다만 평소 연습량이 부족하면 일찍 지치겠지만 패스나 슈팅이 전보다 안 된다는 것은 아닌 줄 생각합니다.

반면 골프는 골프연습을 해야만 그 근육을 쓰므로 운동량, 연습이 부족하면 전처럼 풀리지 않는다고 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골프는 늘상 스트레스를 주는 것이지요.

 

 

골프장 홀컵의 지름이 108㎜라고 하는데 영국의 치과의사가 어느 시기에 골프장에서 파이프공사 하고 남은 관을 골프장에 묻고 그 안에 골프공을 퍼팅한 것에서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그 파이프(관)의 지름이 108mm이고 불교의 108번뇌와 연장선상에 있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 당시 영국의 그 공사장 인부가 더 큰 파이프, 예를 들어 200㎜나 더 굵은 관을 작업하고 남긴 관 끝 부분을 골프장 언저리에 두었다면 오늘날 수 많은 주말 골퍼들의 고충은 많이 감소했을 것입니다.

 

보통 구기 종목은 공을 상대편 골대 안에 많이 넣으면 이기는 것입니다만, 골프는 자신의 홀컵에 공을 넣기 까지 타수가 적어야 잘한 운동입니다.

즉 드라이버 아이언 어프로치 퍼터 등 13개의 골프채를 이용하여 골프장을 지나가면서 공을 앞으로 옆으로 반대로 보내서 최종적으로 108㎜ 홀컵에 넣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공을 친 타수가 적은 골퍼가 이긴다는 말입니다.

 

다시 말해 운동을 많이한 더 많이 골프채를 휘두르고 골프장 이편저편을 정신없이 돌아다녀 파김치가 된 플레이어는 패한 것입니다. 이게 무슨 운동이지 말입니까? 그래서인가요, 초보 골퍼들은 절대로 골프치러 간다 말하지 않고 ‘운동’하고 왔다 합니다.

초보 골퍼는 운동을 많이 하는데 비해 프로급은 힘들이지 않고 툭툭 하면서 골프채를 바꾸며 걸어갑니다. 초보는 우측 뚝방에 공이 날아갔으니 언덕에 올라 헐떡헐떡 거리며 채를 잡아 공을 보내고 그 다음번에는 모래밭 벙커로 날아가니 중심잡기 어려운 모래밭에서 골프채를 잡고 중심잡기에 힘을 쓰고 있습니다.

 

그러다가 골프채 날에 공이 맞으면 건너편 웅덩이 근처에 공이 떨어지니 박세리 선수 첫 우승할 때 양말을 벗듯이 신발을 벗고 진흙에 들어가 공을 걷어 올려야 합니다.

정말로 말 그대로 우왕좌왕 하다가 18홀이 지나가고 이제 몸에 붙었다 싶으면 게임은 끝이 나고 스코어 보드에는 108개의 타수가 기록되는 것입니다.

 

골프에서 싱글이란 미혼자를 말함이 아니라 규정타수를 넘긴 타수가 1자리숫자 9이하 라는 것이니 기본 72타+9타하면 81타 이내의 실력을 보여야 싱글이라 합니다.

108타에서 싱글에 가려면 27타를 줄여야 하는데 1타 줄이는데 1년이 걸린다면(매달 한번 주말골퍼 기준) 27년동안 총 324번 골프장에 나가야 하고 1회 비용을 저렴하게 15만원으로 계산하면 48,600,000원을 지불해야 합니다.

 

경기시간 4시간과 왕복 2시간으로 보아 6시간이니 81일 동안 쉬지 않고 24시간 내내 운동을 해야 싱글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나이 50세라면 27년 동안 운동하여 싱글이 될 즈음에는 77세의 노인이 되어 선크림을 바르는 것은 물론 흰머리에 염색을 하고 골프장에 나가야 하는 것입니다.

정말로 많은 골퍼들이 그 108mm안으로 공을 넣기 위해 매일 매주 108번뇌를 하고 있다니 골프들이여, 골프도 하고 108배도 올리시기 바랍니다. 더 이상 골프스코어에 一喜一悲(일희일비)하지 마시고 운동으로 담담하게 받아들이시기 바랍니다.

 

그리하면 골프의 신이 있어 좋은 방향으로 골프공을 안내해 주실 것입니다. 세상사 모든 것이 108번뇌이니 잘되면 감사드리고 안 되어도 이만함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골프가 아닌 운동으로 인생으로 즐기시기를 바랍니다.

 

 

이강석 (李岡錫)

출생 : 1958년 화성 비봉

경력 : 경기도청 홍보팀장, 경기도청 공보과장

         동두천·오산시 부시장 / 경기도균형발전기획실장

         남양주시부시장 /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현직 : 화성시 시민옴부즈만 

저서 : '공무원의길 차마고도', '기자#공무원 밀고#당기는 홍보#이야기' 등 수필집 집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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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석 기자

공직 42년, 동두천#오산#남양주 부시장, 경기도 실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역임// (현) 화성시시민옴부즈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