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더 면접에 도전할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공무원을 퇴직하고 집에 들어앉아 있으니 답답함이 몰려옵니다. 정말로 열심히 일할 수 있는 나이에 60세라고 당연퇴직이 됩니다.
모르고 근무한 바는 아닌데 60이라는 나이가 이처름 큰 절벽이 되는 줄은 몰랐습니다. 그냥 앞으로도 꾸준히 쭉~ 뻣어나가면서 할 일이 있다고 기대했습니다.
공무원 퇴직자는 그래도 연금이 조금, 많이, 적당하게 나오니 다행인데 일반 근무지의 경우 退職金(퇴직금)은 있지만 연금형식으로 매월 보수와도 같은 돈이 입금되지는 않는다는 것을 생각하니 오히려 송구한 마음도 듭니다.
그래서 부부공무원 퇴직의 경우에는 오히려 작은 중소기업이 탄생한 것이라는 말을 합니다. 두분의 연금을 합해보면 웬만한 회사의 사장님 월급을 따라잡는다는 것이지요.
더구나 우리나라 소득세의 구조를 보면 연봉 7천만원이면 적당한 세금을 내고 수익을 가져가지만 1억원이 넘으면 7천만원을 넘어가는 3천만원에 대해서는 과세율이 아주 높습니다. 이 말은 예시를 드는 것이지 구체적인 세무사의 계산법은 아닙니다.
하지만 공직생활중 연말정산에서 사전에 계산한 수식에서 큰 금액의 세금을 내도록 결과를 얻었는데 부라부랴 기부금영수증을 첨가하니 세금이 크게 감소된 사례가 기억납니다.
분기점, 임계점, 손익분기점, 비등점, 물이 어는 점 등 어느 순간에 전환되는 순간을 표현하는 단어입니다. 그런 순간이 있더라는 것입니다.
禍不單行(화불단행), 행운에 행운이 달려들다가 조금 상황이 다운되면 불행인 듯 여길 수 있습니다. 어려움이 겹치다가 누군가가 살짝만 도와주면 큰 힘이 되기도 합니다.
페이스북에 지인이 글을 올렸습니다. 어려서 어머니와 이혼한 아버지를 잠시 뵌 기억이 있는데 술을 많이 드셨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인생은 외할머니와 사는 것인 줄 아셨답니다.
더구나 외할아버지도 술주정뱅이였답니다. 페이스북 지인들이 글을 올렸습니다. 그런 고생을 하였구려. 하지만 반듯하게 성장하였으니 다행입니다.
이런저런 위로의 글을 올렸습니다. 글을 올린 시각을 계산해보니 새벽 1시입니다. 오타가 없고 띄어쓰기도 정확한 것으로 보아서 漫醉(만취), 滿醉(만취)상황에서 쓴 것은 아닌 줄 압니다.
하지만 적정한 술을 드신 마음의 격정이 이런 글을 쓰게 하였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위로의 마음을 전합니다. 누구나 아버지는 先親(선친)이 되십니다. 돌아가신 아버지를 先親(선친)이라 부릅니다.
묘비에 諱(휘) 아버지라 쓴답니다. 돌아가신 아버지라는 의미를 담아서 墓碑(묘비)에 씁니다. 돌에 이름을 새기는 것은 아주 긴 세월을 의미합니다. 자신의 집 대문에는 나무에 이름을 새긴 문패를 달아둡니다.
더러는 돌이나 비슷한 재질로 이름을 새겨서 대문앞에 자랑스럽게 걸어둡니다만, 지금 생각해보니 문패를 돌에 새기는 것은 과욕일까 하는 마음이 듭니다.
겸손하게 나무판에 이름을 새기고 그 나무의 밝은 색상이 퇴색하는 것을 바라보면서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고 겸손하게 살아야 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이야기는 수필로 쓰면서 동시에 신문 기고문으로 올려야 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이제부터 기고문에 도전해 보겠습니다.
[문패와 명함과 비석] 전,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이강석
사회생활을 하는 모든 이의 양복주머니에는 명함이 들어있고 지갑에는 약간의 현금과 신용카드를 간직하며 살아가는 집의 대문에는 문패가 있습니다. 하지만 현대식의 고급 아파트 어디에도 문패는 보이지 않고 동호수만 보입니다.
명함은 종이위에 자신의 신분과 주소, 연락방법으로 전화번호, E-Mail, 홈페이지, 까페주소, SNS 등 다양한 수단을 적어줍니다. 명함에 주민등록번호를 적는 예는 없습니다.
공직자로서 동장이 되어서는 명함에 기본사항을 넣고 말미에는 명함 제작일을 넣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자신의 명함에 제작일을 넣은 사례는 더 이상 없는 줄 압니다만 그 이유는 명함을 받는 분들이 즉석에서 받은 날짜를 기록하거나 주고받는 상황을 적어두는 것을 보았기에 명함 제작일을 인쇄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지금도 명함을 가지고 다니면서 처음 만난 분에게 자신을 소개하는 수단으로 드립니다. 명함 제작일을 본 상대방이 질문을 하면 자연스럽게 답을 하면서 대화를 부드럽게 진행합니다. 상대방을 위하는 작은 배려라는 평가를 받곤 합니다.
옥집이나 한옥에는 門牌(문패)가 있습니다. 50년생 소나무를 말려서 네모난 모양으로 깎아낸 후 붓으로 이름을 적어서 대문에 걸어둡니다. 과거 시골에서는 우체부 아저씨가 이 문패를 보고 편지를 전했습니다.
더러는 돌판이나 석회재질의 문패를 찍어와서 걸기도 합니다. 한자옆에 한글을 병기하기도 합니다. 夫婦(부부)문패의 嚆矢(효시)는 김대중 대통령과 이희호 여사로 압니다. 전통적으로 할아버지, 아버지 이름을 걸었던 시대에서 남녀평등, 성평등의 시대를 열고자 했던 다짐이라 생각합니다.
조상의 묘 앞에는 碑石(비석)을 세웁니다. 조상님 묘비를 돌에 새깁니다. 나무로 세우는 경우는 돌에 새긴 묘비를 세우기 전에 현장을 표시해 두는 경우일 것입니다. 비석은 돌에 새기는 이유는 긴 세월을 견뎌주기를 바라는 후손의 마음입니다.
인생을 살아가는 우리의 이름은 종이 위에 쓰고 종이 위에 인쇄되어 명함으로 쓰이고 나무에 새겨서 문패가 됩니다. 시대적 큰 인물의 이름은 사당의 位牌(위패)에 새겨집니다. 위패의 재질은 나무입니다. 사당의 실내에 모시므로 나무를 택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비바람을 맞게 되는 묘지의 비석은 반드시 돌에 새깁니다. 돌비석은 영원을 의미한다고 봅니다. 오래오래 조상의 음덕을 기리고 자손의 번창을 기원하기 위해 비석을 세우고 여러 가지 석물을 만들어 설치합니다.
이처럼 이름, 문패, 명함, 비석을 이야기하고 보니 문패를 돌에 새기는 것이 필요한가 하는 생각에 이릅니다. 대문에 문패를 걸고 사는 인생은 유한하여 100년에 이르지 못할 것인데 돌에 이름을 새겨서 문패로 걸어야 하는가 하는 생각이 드는 것이지요.
겸손하게 나무에 이름을 새겨 집 대문에 걸고 그 나무의 색상이 변하고 문패의 나이테 윤곽이 짙어지는 것을 바라보면서 자신의 얼굴 주름살인 듯 여기면서 겸손하게 살겠다는 다짐을 합니다.
거듭 생각해보니 명함에 금칠을 한다고 자신이 금메달 수상자가 되는 것이 아니고 문패를 돌로 만들어 걸어도 수명은 100년을 넘기기 어렵습니다.
人生七十古來稀(인생칠십고래희).
두보의 곡강시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당대에는 아마도 70세가 天壽(천수)로 여겨졌을 것입니다.
古稀(고희)를 향해가면서 뒤를 돌아보는 습관이 시작됩니다. 아파트에 살아서 문패를 걸어보지는 않았지만 양옥집, 단독주택에 사는 경우 문패는 반드시 나무로 걸겠다는 다짐을 합니다. 비석이야 아들딸이 정하겠지만 조상님 납골묘에 한 자리 차지할 것이니 기존의 묘비로 하면 될 것입니다.
그리고 비석을 세우기보다는 平葬(평장) 형식으로 하는 것이 멋스럽다 생각합니다. 문패를 나무로 하자는 소박한 생각에 연이어서 비석도 세워서 사람들 눈길에 걸리기보다는 바닥에 눕혀서 잔디풀 몇가닥이 포근히 감싸 안은 비문을 자손과 지인들이 편안한 눈길로 바라보게 하자는 마음입니다.
권위는 스스로 나타내서가 아니라 주변사람들이 그렇게 느끼는 것인것처럼 문패이든 비석이든 도드라질 것이 아니라 평온하게 있을 자리에 조심스럽게 위치하는 것이 바른길이라 봅니다.
글의 시작은 기고문을 신문에 보내겠다고 호기롭게 시작했지만 글을 쓰다보니 신문사에 원고를 보내는 것도 역시나 문패를 돌로 새김과도 같은 느낌이어서 마음을 접고 여기 수필집의 일부분으로 넣어 두고자 합니다.
이 책을 읽을 사람이 5명을 넘지 않을 것이니 투박한 글이지만 마음 편하게 편집하고 올려봅니다. 1,000명이상의 독자가 읽을 것으로 예상된다면 한 번 더 읽고 수정하고 교정하고 띄어쓰기조차 고심할 것이겠습니다.
하지만 편집 문장 중에 붉은 줄이 여러 번 그어져 있어도 지나가는 것은 화면에서는 편집기능이 붉은 줄을 표시하지만 출력하면 이 또한 사라지고 한글의 구조상 띄어쓰기가 덜 되어도 문장의 뜻을 이해하는데 착오가 발생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입니다.
더구나 迷惑(미혹 = 무엇에 홀려 정신을 차리지 못함. 정신이 헷갈리어 갈팡질팡 헤맴)한 문장이고 부족한 글인데 띄어쓰기로 인하여 글을 이해하는데 혼란이 올 경우는 없을 것으로 보기에 하는 말입니다.
그런 마음을 먹고 살면서 글을 쓰고 문장을 채워가고자 합니다. 훗날에 수의를 입어도 주머니가 없으니 아무것도 가져갈 수 없습니다. 남기고 가야합니다.
큰 재산을 이룩하지 못한 사람이니 남길 것은 글이고 문장이고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을 남겨도 오래가지 못할 것을 알지만 그래도 글을 쓰고자 하는 의지는 계속 유지하고자 합니다.
중학생에게 이런 강의를 하신 분이 있습니다. 지금도 이해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만, 그 이야기는 대략 다음과 같습니다.
한 마리 새가 황하강을 메우겠다는 야심 찬 생각을 하였답니다. 모래알을 물어다가 강물에 던지고 얼마나 강물이 얕아졌을까 돌아보았답니다. 그리고 이 새는 수년간 모래알을 나르다가 어느 날 모래알을 입에 문 채 죽었답니다.
1972년에 강사님은 왜 중학생 앞에서 이런 강의를 하셨을까 생각해 봅니다. 중학생 때도 이해하기 어려웠고 지금 나이에도 공감하기 어렵습니다. 차라리 손가락으로 뚝방에서 새어 나오는 물줄기를 밤새 막았다는 네덜란드의 소년 이야기를 했으면 좋았을 것입니다.
해외여행에서 만나는 가이드의 이야기에는 픽션과 논필션이 겹치곤 합니다.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느 부분이 소설쓰는 대목인가를 빠르게 캐취해야 합니다. 이야기를 듣다가 다른 경치로 인해 줄거리를 놓치는 경우 마무리에서 웃어야 할지 말아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듭니다.
픽션(fiction)은 소설이나 희곡 따위에서, 실제로는 없는 사건을 작가의 상상력으로 재창조해 내거나 그런 이야기라고 사전에서 풀이합니다. 유의어로 설화, 소설, 허구 등이 있습니다.
논픽션(nonfiction)은 상상으로 꾸민 이야기가 아닌, 사실에 근거하여 쓴 작품이며 수기, 자서전, 기행문 따위가 있고 유의어는 비소설, 실화라고 풉니다.
가이드의 이야기입니다. 높은 바위산을 넘어서 일터와 집을 오가는데 힘들었던 형제는 삽으로 산 중턱에 터널을 파기 시작했답니다. 그래서 평생동안 삽질을 하면서 살았지만 산 넘어까지 터널을 파내지 못하고 자식의 대로 이어졌답니다.
결국 국가에서 나서서 터널을 완성하였고 그래서 터널 중간에 단선이 있고 단단한 바위는 깨지 못하고 우회한 흔적이 보인다는 것입니다. 대략 사실로 들리기는 합니다만 형제의 삽질이 국가의 중장비가 동원되는 터널 공사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시작점이 훌륭하다 하겠습니다.
새가 모래알을 물어서 강물을 메우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세웠다는 강의를 하신 분도 중학생 청년들에게 浩然之氣(호연지기)를 심어주고자 하는 의도가 있었다고 회상합니다. 아니면 강의 레퍼토리(repertory)가 부족했나 봅니다.
레퍼토리란 음악가나 극단 등이 무대 위에서 공연할 수 있도록 준비한 곡목이나 연극 제목의 목록, 들려줄 수 있는 이야깃거리나 보여 줄 수 있는 장기라고 네이버 사전에서 풀어주면서 유의어는 십팔번, 연예종목, 연주곡목이라고 설명합니다. 여기에서 십팔번은 일본식이라고 합니다.
십팔번 : 장기 뛰어난 재간 애창곡. 이 말은 본디 우리말에서 나온 표현이 아니라 일본에서 건너온 것이다. 일본의 '이찌가와[市川]라는 배우 가문에 전해 내려오는 '교요겡[狂言]'이라는 극이 있다. 그 극은 신구(新舊) 각각 18번까지 있으며, '노오가꾸[能樂]'라는 고유 가면극의 막간에 보여 주는 촌극(寸劇)이다.
그리고 그 촌극마다 번호가 있는데 그 중에 18번이 가장 재미있고 우스꽝 스럽다고 해서 생겨난 말이다. 일제 잔재를 보여주는 말이니 만큼 애창곡이라든지 다른 적당한 말로 바꿔 쓰도록 해야 할 것이다.
글과 말을 쓰더라도 어원을 알고 써야 하겠습니다. 어원을 모르고 남발하는 경우 품격이 떨어지게 됩니다.
정설은 아니지만 스스로 생각해 낸 세상을 사는 이치로 문패는 나무, 비석은 돌, 명함은 검소한 종이에 새겨야 한다는 말을 창조하였다는 자부심으로 조용히 글을 정리하는 바입니다.
다시 면접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이번에는 경기도의회사무처장을 개방직으로 한다 하기에 5번째 도전을 할까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경기도의회는 여야가 각각 78명으로 동수입니다. 더불어민주당이 전반기 의장을 차지하고 사무처장 개방형 제도를 진행하고 있습니다만 국민의힘에서 반대하고 있습니다.
반대하는 이유는 자신들에게 유리한 인물을 외부에서 채용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입니다. 도지사 기준으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야당인 국민의힘이 팽팽하게 힘겨루기를 하다가 2022년은 성과없이 넘어갑니다.
그래도 2023년에 개방형으로 전환될 경우를 생각해서 양당의 어느편도 아닌 공무원 퇴직자가 응모한다면 양측이 협상을 통해 어부지리로 자리를 받을 수도 있을 것이라는 꼼수를 쓰고자 하는 것입니다.
공무원과 공기관에서 42년(1977. 5 ~ 2019. 1)을 근무한 후 퇴직해서 강원도 감사담당관, 수원시 제2부시장, 경기도체육회 사무처장, 경기도 대변인에 응모하여 줄줄이 탈락했습니다.
하지만 응모서류와 업무계획서, 자기소개서 등은 소중한 자산으로 간직하고 있습니다. 38권 수필집 중에 한 부분을 장식하고 있고 오늘도 그것을 소재로한 글을 쓰고 있습니다.
그동안의 공모 면접 경험을 바탕으로 내년에도 한 두가지 공략을 하고자 하는 마음을 먹고 있습니다. 그런 경험과 도전이 있기에 2022년에는 여러 번의 면접관 활동을 했습니다.
면접관을 하면서 후보자의 이야기를 2시간 넘게 듣는 내공을 키우고 있습니다. 내공(內功)이란 오랜 기간 무예 따위를 숙련해서 다져진 힘과 기운, 그리고 오랜 기간의 경험을 통해 쌓은 능력입니다.
내공은 高手(고수)로도 통합니다. 有段者(유단자)는 절대로 단증을 보이지 않는다고 합니다. 유단자인 것을 티 내지 않고 있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내공을 表出(표출)하는 것입니다. 절대로 다른 이에게 불편을 주지 않고 사태를 정리하는 힘이 바로 내공이고 유단자의 행보입니다.
특히 면접시에 委員長(위원장)이 되면 목소리를 낮추고 차분히 말해야 합니다. 거리가 충분하니 마스크는 벗으셔도 좋겠습니다. 먼저 7분 내외로 소신과 소개의 말씀을 하시면 이어서 위원들이 질문을 이어가겠습니다.
질문이 끝나면, 불편한 날씨에 오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좋은 결과를 기대하겠습니다. 안녕히 가십시오.
나이 60을 넘어서 다니던 직장에서 퇴직한 분들이 공기관에 도전합니다. 세파와 풍상을 다 겪어내고 오늘에 이른 분들이지만 역시 면접에서는 약간 긴장을 합니다. 말이 겹치거나 손가락을 과하게 움직이기도 합니다.
질문에 정확히 답하면서도 장황해집니다. 대략 25분간 대화를 하는데 혼자서 6명과 경주를 하는 격입니다. 질문자인 면접관은 할 말을 메모하고 보면서 질문을 하지만 후보자는 예상하지 못한 질문이 불쑥 나오면 당황할 것입니다.
그러나 자신의 경험, 전 직장에서의 사례를 들어가며 설명을 합니다. 여기에서 개인별로 미묘한 차이를 느끼게 됩니다. 직장에서 있었던 사례를 이야기하는데 질문에 명확히 맞춰서 말하는 것으로 들리기도 하고 유사한 이야기인데 질문과는 동떨어진 답으로 이해되기도 합니다.
6명, 7명의 채점결과를 보면 위원들의 생각과 관점이 일치하는 경우를 자주 봅니다. 거의 다 생각이 유사합니다. 점수분포가 그러합니다. 이처럼 면접이라는 제도가 우리사회에서 아주 긴 세월 익숙해진 제도라는 결론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특히, 면접관들은 25분 속에서 자신이 써야 하는 시간을 알고 있습니다. 위원장은 시간에 맞춰서 다른 위원들이 질문을 하면 마무리 멘트만 합니다. 더러는 위원들의 질문에 단답형으로 진행되는 경우 시간이 남게 됩니다.
이때에는 위원장이 준비해둔 질문을 해서 시간을 채웁니다. 특히 젊은 후보자들은 스마트폰으로 시간을 재고 녹음을 할 수도 있답니다. 그러니 면접 질문은 다양할 수 있으나 시간은 공정, 공평하게 진행해야 합니다.
어느 후보자는 25분, 다른 후보자에게는 10분이 마치면 불공정을 생각하게 되고 이를 문제점을 제기하기도 한답니다. 그래서 면접을 마쳐도 개운하지 못합니다.
실제로 공무원 면접에서는 5명 채용에 4명이 면접을 보는 경우와 3명 채용에 6명이 면접을 보는 상반된 상황이 있습니다. A시에는 응시인원이 적고 B시에는 탈락자가 나와야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탈락자가 나오는 면접에서는 어려운 질문을 섞어서 던져봅니다. 응시자 스스로가 면접에서 제대로 답변하지 못하였다는 생각을 갖도록 하기 위한 것입니다.
사실 면접에서 답변을 잘하고 못하고가 합격을 결정하는 요인은 아닙니다. 쉬운 이야기를 어떻게 답하는가, 어려운 문제에 대응하는 자세는 어떠한가를 보고자 면접을 하고 문답을 하는 것입니다.
여러번 면접에 나서보니 대략 시작하면서 견적서가 나옵니다. 이분은 전문성이 있고 CEO로서 소통하면서 조직을 원만하게 이끌 수 있다고 판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더러는 실무형으로서 현실에만 안주하고 미래지향적이거나 혁신적인 인물은 아니라는 평가를 하게 됩니다.
하지만 제도권에서는 상황을 세분해서 평가하라 합니다. 어렵습니다. 각각의 항목에 배점을 하고 이를 합산하면 대략 80점이 나옵니다. 20개 항목에 5점씩 배점하면 100점이고 각 항목에는 5~1점까지 강제배분하고 있습니다.
모든 항목에 4점을 주면 80점이 나오고 3점을 주면 60점이어서 탈락자가 됩니다. 통상 70점 이상을 받아야 추천대상자가 됩니다. 추천되면 다시 이사회에서 검토하고 최종 결정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가끔 신문에 경기도의 공사 사장, 공공기관 대표가 취임하였다는 기사를 보면서 그동안에 진행되었던 과정에 대한 모습이 안 보아도 비디오처럼 파노라마(panorama)가 지나갑니다.
파노라마라는 용어는 야외 높은 곳에서 실지로 사방을 전망하는 것과 같은 느낌을 주는 사생적 그림을 건물 안에 장치한 것이라고도 하고 영화나 소설 따위에서, 변화와 굴곡이 많고 규모가 큰 이야기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고 풀어줍니다.
2개월 정도의 긴 여정을 통해서 선발되는 공기관의 장들은 실무자의 채용 절차 진행, 면접위원들의 회의와 서류검토, 면접 심사까지 긴 과정의 절차를 履行(이행)하고서 취임하게 되는 것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결코 이력서 1장에 취업이 확정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가슴에 새기고 시민을 위하고 시정발전에 기여하겠다는 다짐을 하고 이를 임기 내내 실천하여야 합니다.
하지만 더러 가끔은 자신의 능력으로 취업했다는 착각으로 인해 과도한 갑질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합니다. 외부용역 비서를 여러 번 바꾼 사례, 과도한 업무를 요구하는 사례가 있습니다.
누가 보아도 안 될 일입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아끼면서 때로는 꼴까닥 밤을 새우며 일하고 시원하게 마음을 열고 크게 공감하는 그런 CEO가 조직을 발전시키고 구성원을 화합하게 하며 경쟁력과 생산력을 키울 수 있습니다.
공기관장은 어쩌면 보편적인 ‘어공’입니다. 어쩌다 공무원이 되었다는 말입니다. 그러니 조직내에 있는 ‘늘공’스러운 부서직원들의 창의력과 기획력을 발아시키는 嚴冬雪寒(엄동설한)과 춘풍화기가 되어야 합니다.
春風(춘풍), 秋霜(추상)도 필요하지만 외형에는 늘 봄바람이 불어야 합니다. 존경받는 기관장이 근무하는 부서에는 온기가 흐르고 친절과 봉사를 느낄 수 있습니다만 노조와 대립하고 갑질로 일관하는 부서장의 소속에서 멋진 업무성과를 내놓기는 참으로 어렵습니다.
일 잘하는 부서장이 오히려 기관장에게 반대하는 세력으로 오인될 수도 있습니다. 이성계 장군의 눈에는 무학대사가 돼지로 보이고 무학대사의 눈에는 장군이 부처로 보이는 것이지요.
휴전을 버스타고 넘어가 開成(개성)을 방문해서 크게 놀란 일이 있습니다. 이성계 장군과 무학대사의 선문답으로 인해서 지금도 개성에서는 돼지고기를 ‘성계고기’라 한답니다.
이성계 장군이 고려말에 왕이 되어 조선을 창업한 후 한양천도를 함으로써 개성의 경제나 정치, 사회가 크게 망가졌다는 이유랍니다.
그런 이야기로 인해 고려연방이라는 말은 하지만 북측에서 조선의 역사를 언급하지 않고 있답니다. 역사적인 인물, 기관을 대표하는 CEO의 행동과 말은 역사에 남게 됩니다.
벼가 익을수록 고개를 숙이는 것처럼 직위가 높아지고 재산이 커질수록 이웃을 생각하고 올챙이를 떠올리는 마음자세가 필요합니다. 그런 자세로 살아간다면 100살을 살아도 나무 문패는 깔끔하게 자리를 지킬 것입니다.
반대로 험하게 행동하면 비석의 단단한 돌도 쉽게 부서지고 글씨가 지워질 것입니다. 혹시 부서 동료들이 과거 수첩에서 당시의 CEO명함을 발견하고 반가워할 것인지 즉시 종이 뭉치로 재활용 신세가 될지는 오늘 이 순간 우리가 어찌하는가에 좌우된다 할 것입니다.
근무하는 내내 면접관이 아니라 면접에 임하는 수험생의 심정으로 대화하고 결재하고 업무를 처리하여야 합니다. 그런 자세를 가지고 일하면 훗날 수첩에서 당신의 명함을 발견한 동료들이 크게 기뻐할 것입니다.
여기에서는 마음대로 글을 써도 비판, 비난하는 일이 없으니 이 또한 행복한 일이기는 합니다만 어느 꼼꼼한 독자가 끝까지 읽고는 문맥이나 단어의 선택에 어색함이 있다는 지적을 하신다면 흔쾌히 받아들이고 개선 노력을 持續(지속)하고자 합니다.

이강석 (李岡錫)
출생 : 1958년 화성 비봉
경력 : 경기도청 홍보팀장, 경기도청 공보과장
동두천·오산시 부시장 / 경기도균형발전기획실장
남양주시부시장 /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현직 : 화성시 시민옴부즈만
저서 : '공무원의길 차마고도', '기자#공무원 밀고#당기는 홍보#이야기' 등 수필집 53권 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