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18일 평창 모나용평 블리스힐스테이에서 열린 전국동계체육대회 개회식에 참석한 유인촌 문촤체육관광부 장관이 환담장에서 빙상장 대체 시설 건립과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이 자리에는 (앞중 오른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김진태 강원도지사,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양희구 강원도체육회장, 김오영 대한체육회장 직무 대행, 유승민 대한체육회장 당선인 등이 함께 했다. [김영준 기자]](http://www.newsform.net/data/photos/20250209/art_17403712327809_88374a.jpg)
[뉴스폼 단독] 지난해 8월 공모가 중단됐던 태릉국제스케이트장 대체 시설 건립과 관련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평창올림픽을 치렀던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강릉 오발)’ 활용을 염두에 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유인촌 장관은 3월 초 유네스코측의 태릉선수촌 유산영향평가에서 협상이 잘 되면 현재 시설이 유지될 것이라고도 밝혀 현재 중단된 대체 시설 후보지 공모의 재개는 사실상 없을 수도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현재 시설을 계속 쓰거나 안 되면 국제스케이트장이 있는 ‘강릉’을 활용할 수도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지난 2월 18일 평창 모나용평 블리스힐스테이에서 열린 전국동계체육대회 개회식에 참석한 유 장관은 환담장에서 "기본적으로 강릉(강릉 오발)을 활용해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여기에(강릉)에 이미 시설이 다 있는데 국비 2천억을 들인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는 김진태 강원도지사, 김오영 대한체육회장 직무 대행, 유승민 대한체육회장 당선인, 양희구 강원도체육회장 등이 함께 했다. 유승민 당선인은 2019년 4월부터 최근까지 2018평창기념재단 이사장을 맡았으며 대부분 강원도와 직간접적으로 관계가 있다.
지난 2023년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는 2027년 철거를 앞둔 태릉국제스케이트장 대체 후보지 공모에 들어갔다.
당초 대한체육회는 지난해 상반기 중 대체 부지 선정을 마무리 짓겠다고 했으나 돌연 8월 태릉선수촌 종합정비계획과 유산영향평가 용역이 끝날 때까지 부지 선정 절차를 미루기로 의결해 태릉국제스케이트장 대체 시설 건립 추진이 1년째 답보 상태에 놓였다.
이로 인해 유치신청서를 내고 수억 원의 예산을 들여 홍보 경쟁에 나선 지자체들(경기도 양주시, 동두천시, 김포시, 강원도 춘천시, 원주시, 철원군, 인천 서구)은 그동안 공모 중단으로 속앓이를 해오다 최근 유승민 대한체육회장 당선으로 후보지 공모가 하루속히 재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다.
하지만 특정 지자체 관계자들과 함께 있는 자리에서 문화체육부 장관이 대체지 공모에 신청하지도 않은 도시(강릉)의 기존 시설을 활용해야 한다고 말해 공모 신청 지자체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지난 2월 18일 평창 모나용평 블리스힐스테이에서 열린 전국동계체육대회 개회식에 참석한 유인촌 문촤체육관광부 장관이 환담장에서 빙상장 대체 시설 건립과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김영준 기자]](http://www.newsform.net/data/photos/20250209/art_1740371138514_0904a2.jpg)
유 장관은 이날 “빙상장 공모를 진행할 건지 안 할 건지 빨리 결정을 해달라”는 김진태 강원도지사의 발언에 “우리 측의 문제 제기로 3월 초 유네스코 관계자들이 방한한다. 그들이 태릉선수촌 유산영향평가와 관련 다시 한번 태릉과 한예종 자리를 본 뒤 협상이 잘 되면 기존 시설(태릉)이 유지될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종료할 수 밖에 없다”며 유네스코 조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기존 강릉빙상장 활용 반대 의견에 대해 “초·중·고 학생들이 왔다 갔다 하기가 힘들어서 그런 것 같다”면서도 강릉에 이미 시설이 다 있다는 이유로 국비투입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이어 유 장관은 “국내에 강릉만한 시설을 해 놓은 곳이 없다. 강릉은 빙상종목 중심이 돼야한다”고 강조했다.
공모전에 뛰어든 지자체들을 향해서는 “(국제스케이트장)은 대표선수 훈련 시설로 국가가 하는 것으로 돼 있기때문에 지자체는 비용 부담이 없어 더 유치 할려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자체들 입장에서는 국비 2천억이 투입되는 국책사업이기도 하지만 빙상 강국 위상에 걸맞은 국제대회 개최로 지역경제 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수억 원의 홍보비용을 들여 공모전에 뛰어들었는데 당황스러운 상황에 놓이게 됐다.

문제는 ‘강릉 오발’이 사업성 문제로 얼음을 걷어내 이미 빙상장 기능을 상실한 상태라는 점과 절반 이상의 수요자가 경기도와 서울에 집중된 가운데 이용자들의 편의성을 외면한 처사라는 부분이다. 지난해 7월 기준 경기도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1천17명(전체의 36%)의 빙상 선수가 등록돼 있다.
이 같은 유 장관 발언과 관련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태릉빙상장)대체시설 건립 부지 선정 관련 현재 결정된 사항은 없다”면서 “지난해 대한체육회의 일방적 중단으로 인해 국정감사에서 지적이 있었고 사업주체, 규모 등 전면 재검토 중이다. 기존 시설과의 관계 및 예산 사용 효율성 등 종합적으로 살펴볼 예정이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체육회의 일방적 공모 중단이라는 문체부의 주장과 관련 대한체육회 시설관리추진단 관계자는 “태릉선수촌 대체시설 건립 부지 공모는 종료가 아닌 잠정중단이 맞다“면서 중단을 한 이유에 대해 ”기존 태릉빙상장을 계속 쓸 수 있는지에 대한 검토를 위해 중단한 것이다. 2월 28일에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이 취임하면 문체부와 협의를 구체적으로 해나갈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또한 당초 공모에 강릉이 포함되지 않은 것과 관련해서는 “대체시설 건립 부지를 공모한 것이었기 때문에 이미 시설을 갖춘 강릉은 포함되지 않은 것일뿐”이라고 답변했다.
문체부와 체육회는 태릉빙상장 대체 시설 건립 부지 공모와 관련 ‘중단이냐’ ‘종료냐’를 놓고도 입장차를 보이고 있으며 이로 인해 공모에 신청한 지자체들은 혼란을 겪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빙상장 이용 체육인들과 지자체가 지켜보는 가운데 유승민 대한체육회장 당선인의 취임과 동시에 이 같은 혼란이 하루속히 정리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