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과 자연의 '문화제주도'

이강석 전 남양주시 부시장

[2012 수료아카데미- 제주도에서]

 

<11. 28> 첫째날

오늘 수료아카데미 현장수업으로 제주도 올래길을 가는 날이다. 초등학교 시절 소풍가는 전날의 심정인지 보통날 보다 일찍 잠에서 깨어 머리를 감고 옷을 챙겨 입고 바퀴달린 가방을 끌고 연수원에 도착했다.

 

이미 김포공항에 우리를 데려갈 관광버스가 지난 10개월간 늘 그러하듯이 국기 게양대 앞에 자리하고 있다.

흔히들 말하는 것처럼 ‘공무원 아니랄까봐’서 수원 출발하는 연수생 전원이 정확하게 8시20분에 휴게실에 모여서 차를 한잔 하고 짐을 챙겨 버스에 올라 8시31분에 출발했다.

 

 

그리고 전국에서 모여든 일행이 합해져서 탑승을 시작한다. 우리의 비행기는 대한항공인데 총 8줄의 의자가 설치된 대형 기종이다. 본시 비행기는 덩치가 커야 로링도 적고 편안하게 비행하는 법이다. 어느 여고학생들 수백명이 주도하는 승객들을 태우고 바다와 해안선을 낮게 날아 제주공항에 가뿐하게 내려주었다.

 

제주도라서 가로수부터 다르다. 편안하게 자리한 나무들이 저마다의 자태를 뽐내며 서있다. 한 번 더 지방에서 다른 비행기로 일찍 제주공항에 도착한 연수생과 합류했다. 이제 성원이 되었으므로 점심을 먹으러 간다.

황금어장 (064-748-8989)식당 메뉴는 백반에 갈치국이다. 육지에서는 갈치를 구워 먹는데 이곳 제주에서는 국을 끓인다니, 아마도 그만큼 신선하다는 의미일 것이다.

 

그리고 반찬격으로 흑돼지고기 구이가 나왔는데 맛있지만 부족하여 더 달라 하니 별도 주문을 하란다. 계산서에 올라간다는 말이다. 우리나라 식단에 맛있는 반찬은 무한리필이 강점인데 워낙 비싼 재료여서인지 돼지구이는 추가사양인 것이다. 하지만 다른 반찬이 맛있으므로 행복하게 점심을 잘 먹었다.

 

역시 제주도는 남쪽 바다 한가운데 섬이었다. 따사롭고 평온한 습기를 머금은 오존이 풍부한 바람이 불어온다. 공항에서 짐을 끌고 관광버스에 오르니 이제 본격적인 제주에서의 2박3일 일정이 시작된다. 여행은 늘 기대와 호기심이 가슴을 울린다. 그리고 눈으로 즐기고 가슴으로 느끼고 미각으로 행복을 쌓아간다.

 

에코랜드로 향하는 길목에서 가이드 말씀을 들으니 제주화산 폭발 당시의 모습이 그대로 남아있는 지형위에서 자리잡고 있는 천연림을 보러간다는 것이다. 지형도 눈여겨볼 관전 포인트가 된단다. 경운기 엔진을 옛날 짚차에 올린 이곳 호칭이 ‘딸딸이’인 ‘경운짚차’가 지나간다.

 

가이드 말씀이 산과 밭에서 돌을 줍고 실어 나르고 하는데 편리한 장비인데 노인들이 운전 하시기에 쉬운 장비란다. 필리핀 갔을때 본 "지프니"가 생각난다. 2차 대전때 미군들이 두고간 짚차를 개조해서 만든 대중교통 수단이 필리핀의 지프니이다.

 

[에코랜드] 테마파크 에코랜드(064-802-8000)는 ‘숲속 기차여행’이다.

 

<설명자료> 에코랜드 테마파크는 볼드윈 기관차로 30만평의 한라산 원시림을 여행하며 신비의 숲 ‘곶자왈’ 생태계를 탐방하는 테마파크이다. 곶자왈 = 풀한포기, 나무 한그루 제대로 살아가기 힘겨운 척박한 땅, 하지만 바위로 덮고 하늘을 막아 작은 생명들을 잉태하는 하늘아래 정원이다.

 

곶자왈(Gotjawal)은 숲이란 의미의 ‘곶’과 암석과 가시덤불이 뒤엉켜 있는 모습을 뜻하는 ‘자왈’의 제주도 방언이다. 곶자왈 지대는 세계에서 유일한 열대 북방한계 식물과 한대 남방한계 식물이 공존하는 제주도의 독특한 숲 또는 지형을 말한다.

 

화산분출 시 점성이 높은 용암이 크고 작은 암괴로 쪼개지면서 분출되어 요철지형을 이루며 쌓여있어 지하수 함양은 물론 보온, 보습효과를 일으켜 난대 및 온대에 이르는 다양한 식생이 형성되어 있다.

 

기차를 타고 구불구불 돌아나가는 곶자왈 첫 번 역은 에코브리지역이다. 2만여평 규모의 호수에 약 140m의 수상데크가 설치되어 있다. 그리고 레이크사이드역, 피크닉가든역, 그린티& 로즈가든 역으로 연결된다. 이 기차길을 지나면서 천연림을 볼 수 있고 억새풀의 흰 수염을 감상할 수 있는 구간도 나타난다.

 

기차를 운행하는 여객전무 젊은 청년들이 조금만 더 친절하였으면 좋겠다. 제주도 젊은이의 분위기니 어쩔 수 없다고 말하지 마라. 제주특별자치도 행정부지사 말씀으로 올해 1천만 관광객이 온다 하지 않았느냐? 관광으로 먹고사는 제주특별자치도의 관광정책에 1순위로 ‘친절’을 말해야 할 것이다.

 

[아쿠아플라 제주] 바닷물고기를 감상할 수 있는 최신 시설이다. 마린 사이언스에서는 해양을 주제로 한 즐거운 자극, 커지는 감성체험의 무한 상상공간이 펼쳐진다. 센트럴 코트는 바다를 향한 열린 조망과 각 시설의 편리한 이용을 돕는 중앙광장이다.

 

아쿠아리움은 18m까지 자라는 현존 최대크기의 어류인 고래상어를 비롯하여 다양한 해양생물을 볼 수 있는 동양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오션 아레나는 돌고래 쑈와 싱크로나이즈를 공연하는 곳이다.

 

재미있는 바다코끼리 공연, 말쑥한 몸매의 돌고래쇼를 관람했다. 이 바다코끼리의 오늘아침 체중은 463kg이고 하루 식사량은 열빙어+양미리 14kg이란다. 바다코끼리 공연에 선택된 청년은 사전에 협의와 약속과 동의, 그리고 약간의 사례가 필요해 보인다. 바다사자와 키스를 하고 물총세례를 받아주어야 하는 어려운 '공연'이기 때문이다.

 

이곳의 동선이 편안하다는 점에서 설계하신 분의 안목이 느껴진다. 그리고 공연 전 음악과 함께 화면에 잡힌 청중에게 춤을 유도하는 작은 이벤트는 조금 더 발전시키고 다른 파트에도 확산시킬 필요가 있겠다.

 

그리고 다양한 해양의 물고기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수족관시설이 현대식으로 잘 마련되어 있다. 그 규모가 크고 넓어서 마치 잠수함을 타고 해저를 여행하는 것 같다.

 

구경하기에는 참 좋고 즐거운데 투자비나 운영비가 많이 들겠다는 공무원적 걱정을 해보았다. 하지만 기업이 건설하고 운영하는 것이니 민간운영방식에 의한 수익성을 창출해 나가기를 기대한다.

 

아쿠아리움 입장티켓인데 센서가 좋아서 그냥 통과하면 체크된다. 공무원 출퇴근+시간외근무에 활용하였으면 좋겠다. 특히 시간외근무에 대해서는 시시비비가 더러 나오곤 하였는데 이 같은 센서가 활용된다면 아주 효과적이고 편리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저녁식사를 위해 1시간 거리 이동한다. 육지보다 이곳 제주의 2차선은 좁아 보인다. 석양에는 억새밭 흰 수염과 저녁노을이 어울어 진다.

 

그 속에서 나오는 대화는 중앙 교육기관의 수료일정이 12월초인데 2월초 시작도 일찍 했다는 점을 확인했다. 우리도 2월14일에 시작하였으니 12월14일에 수료하는 것이다. 정말로 하루하루 지나가나보다. 그리고 이번 2박3일 제주여행이 마무리되면 우리는 12월을 맞게 된다.

 

[말고기] 저녁식사 주메뉴는 말고기 시리즈다. 육회, 간, 뼈국물 등이 모두 말고기인데 인기가 적다. 하긴 50년 넘게 먹어온 소고기 맛에서 벗어나 말고기를 먹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혁신을 한다는 타이틀 앞에 모인 연수생들이니 한끼 정도 과감히 말고기를 먹어도 좋을 것 같은데, 중간에 결국 흑돼지 고기를 추가 주문해 구워먹었다. 이후에 나온 말고기 탕, 말고기 내장 등 ‘말고기 시리즈’를 제치고 돼지고기에 씨레기 국을 먹었다.

 

말이랑 흑도새기랑식당(064-744-7031)은 주차장이 넓고 식당건물도 넓게 자리 잡았다. 육지에서 오는 손님의 입맞에 맞추는 메뉴개발 노력을 더 해야 할 것 이라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교육을 마치는 분위기가 높았던지 대화내용이 무르익고 말리지 않으면 그 식당에서 12시까지 대화하면서 시간을 보낼 기세다.

 

이제 교육 10개월 대장정이 순서대로 마감되는가 보다. 10여분 호텔로 이동하는 버스 안에서도 3355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데, 그 내용이 대부분 이별의 섭섭함을 담고 있었다.

 

<11월29일> 둘째 날

 

어제 나름 힘든 여행이었나보다. 평소보다 늦게 잠에서 깨었다. 그런데 온 몸이 상쾌하다. 잠을 푹 잔 것, 마음을 편안하게 한 것, 그리고 이곳 제주의 바닷바람 덕분이라는 생각이 든다.

 

더구나 이곳 제주 그랜드호텔(064-747-5000)은 호텔이름처럼 아주 커서 식사시간도 6시30분 붜 가능하다. 다른 곳에서는 7시, 8시의 경우도 있었던 점을 생각해보면 역시 1,000만 관광객이 들어오는 무비자 제주특별자치도이다.

 

아침 뷔페식 식사 차림이 풍성하다. 전복죽이 맛갈스럽고 야채, 과일, 고기 요리 등이 풍성하여 눈이 즐겁고 입맛이 돈다. 어제저녁 피곤한 분은 해장국을 드시면 될 일이고 아침밥 먹기를 싫어하는 분이라면 전복죽을 권한다.

 

그리고 베이컨, 계란요리, 빵, 케익 등이 부드럽게 진열되어 손님 들을 기다린다. 한식과 양식을 융합한 아침을 먹고 즐거운 마음으로 방에 돌아왔다. 이제 둘째 날 아침이 시작되는 것이다.

 

연수생들이 한라산팀과 올레길팀 2파트로 갈려서 나갔다. 하늘을 향해 오르는 팀과 바다를 향해 나아가는 팀이 만들어진 것이다.

 

평소 등산을 하고 백두대간을 넘나들었던 연수생 9명은 원장님과 한라산 팀으로 6시반에 도시락과 물을 챙겨들고 떠났다. 올레길팀은 8시경 편안하게 나갔다.

 

한라산 팀은 12.4km을 오르고 내렸다. 올레길팀은 14.4km를 걸었다. 한라산팀은 성판악~사라오름~성판악[城板嶽]코스이고 올레길팀은 소깍~검은여~이중섭거주지~외돌개를 구불구불 걷었다.

 

[제주도 올레길 안내자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평화로운 길 ‘제주 올레’. 제주올레는 걸어서 여행하는 이들을 위한 길입니다. 온전히 걷는 사람들만을 위한 길, 걷고 싶은 만큼 걸을 수 있는 긴 길이 아름다운 땅, 제주에 꼭 필요 하다고 생각했다.

 

그리하여 끊어진 길을 잇고, 잊혀진 길을 찾고 사라진 길을 불러내어 제주올레가 되었다. 차를 타고 다니는 여행이 띄엄띄엄 찍는 점의 여행이라면, 제주올레는 그 점들을 이어가는 긴 선의 여행입니다.

 

점 찍듯 둘러보고 훌쩍 떠나는 여행에서는 볼 수 없었던 제주의 속살을, 제주올레를 걸으면 발견하게 됩니다. 제주 올레는 누구에게나 열려있습니다. 이 길에서 평화와 자연을 사랑하는 행복한 여행자가 되십시오.

 

[제주올레 에티켓] 다시 왔을 때도 여전히 아름다운 제주올레 길을 걷고 싶다면....

 

◇내가 먹고 쓰다 남긴 쓰레기는 꼭 챙겨가기

◇귤껍질도 길가에 버리지 않기

◇길옆에 매달린 귤이 탐스럽다고 욕심내지 않기

◇길가에 핀 꽃, 나뭇가지를 꺼지 말기

◇길에서 마주친 가축이나 야생동물들을 괴롭히지 말기

◇탁 트인 오름 정상에 올라 소리치지 않기

◇사유지 농장을 드나들 땐 내 집 대문인양 문 단속 하기

◇뒤에 오는 올레꾼을 위해 리본 떼 가지 말기

◇길 안내 간세를 때리거나 위에 올라타지 말기

◇주변 풍광을 ‘놀멍쉬멍’ 여유롭게 즐기며 걷기

◇오며가며 만나는 올레꾼과 주민에게 정다운 미소, 눈인사 건네기

◇자동차가 다니는 도로변을 지날 때에는 길가로 다니기

◇코스를 벗어난 가파른 계곡이나 절벽 등으로의 모험은 피하기

◇표식 리본이나 돌 등에 낙서를 하지 않기.

 

[제주올레 길을 이끄는 안내 표식] 간세와 화살표, 리본이 갈 길을 알려준다. 걷다가 표시가 보이지 않아 길을 잘못 들었다는 생각이 들면 마지막에 본 지점으로 되돌아 가자. 다시 천천히 살피면 놓쳤던 표식을 발견할 수 있다.

 

간세는 제조올레의 상징인 조랑말 이름이다. 게으름뱅이라는 뜻인 제주어 ‘간세다리’에서 따왔다. 제주올레를 제대로 즐기려면 제주의 초원을 꼬닥꼬닥 (느릿느릿)걸어가는 간세처럼 놀멍, 쉬멍 천천히 가는 것이 좋다.

 

간세의 머리가 향한 방향이 길의 진행방향이다. 간세의 몸통 위에는 현재 진행하는 코스, 그 자리의 위치번호 그리고 앞으로 남은 거리가 표시되어 있다. [리본]파란색과 주황색으로 이루어진 두 가닥의 리본은 주로 나뭇가지에 매달려 있다.

 

[화살표] 길바닥, 돌담, 전신주 등에 아주 조그맣게 그려져 발길을 이끈다. 파란색은 시작점에서 종점으로 가는 방향, 주황색은 종점에서 출발해 시작점으로 오는 역방향 길을 인도한다. [나무화살표] 갈림길에서 만나는 나무기둥 위의 파란색과 주황색 화살표.

 

[정방폭포]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제43호(2008. 8. 8)인 정방폭포는 제주도의 3대 폭포중의 하나이며, 동양에서 유일하게 바다로 직접 떨어지는 폭포이다. 높이 23m, 수심 5m의 정방폭포는 까만 절벽에서 쏴~하는 장쾌한 폭포음과 시원한 바다가 어울려 멋진 풍광을 연출한다. 또한 폭포 주변의 수직절벽과 아열대식물이 분포되어 옛부터 영주 10경중 하나인 정방하폭(政房夏瀑)이라 불렀다.

 

[맛있는 점심] 12:50에 쌍둥이 횟집 (064-762-0478)에 모두 모여 점심을 먹었다. 제주산 신선한 자연산 회를 푸짐하게 먹었다. 저렴한 가격대에 비해 마치 코스요리처럼 끊임없이 해물요리가 나오는데 정말로 '인구에 회자'된다. 회자라는 말이 익은 것과 생것을 말한다고 한다.

 

이 ‘쌍둥이 식당’은 참으로 주는 것이 많다. 그리고 모두 맛있다. 사모님들도 맛나다고 하고 푸짐한 식단에 비해 저렴한 가격에 놀란다. 다만 관광버스 기사님들은 주차난을 걱정한다. 세상에 모든 것을 갖추기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맛있는 점심을 먹고 나서 새연교를 관람하고 새섬을 탐방했다. 잠시 자연속에서 축소된 제주도를 거니는 것 같은 감상에 젖었다고 했다. 구불구불한 돌틈새의 길을 걷다보면 어느새 자연과 자신이 하나가 된다.

 

하늘을 나는 갈매기가 나 자신인 것 같고 바다의 파도는 나의 얼굴이 된다. 자연과의 合一이라고 해야 하나. 여기도 조금 소망스러운 스토리텔링이 필요하겠다.

 

오후에는 서귀포유람선(064-732-1717)을 타고 정방폭포~문섬~섭섬~십이동굴~월드컵경기장~외돌개를 돌았다. 유람선 가이드의 스킬넘치는 설명이 재미있다. 1시간 가까이 이어지는 스토리는 대략 이러하다.

 

<손님 여러분 좌측을 보세요, 우측을 보세요, 앞을 보세요. 이렇게 부지런히 움직이셔야 많은 경치를 구경하실 수 있습니다. 우리가 하는 말 중에 '많이 돌아다니는 강아지가 큰 뼈다귀를 물어온다'는 말이 있습니다. 뱃길 중간에 3개의 섬을 동시에 조망하는 포인트가 있는데 이때 보이는 한라산 정상의 모습에서 '머리를 길게 늘어트리고 누워있는 아가씨'의 형상이 보입니다.>

 

부지런한 새가 벌레를 많이 잡는다고 멘트를 했다면 손님들의 공감을 얻지 못할 것이다. 최근 강의에서 듣고 깨달은 바가 문화에 있어서나 역사에 있어서나 나아가서 정치에 있어 중요한 것이 '스토리텔링'이 아니던가.

 

이야기를 잘 만들어 적절한 곳에서 활용하는 것이 능력이고 역량이 아닐까 생각한다. 7년 전에 이 코스를 방문할 때 만난 가이드 설명중 지금도 기억에 남는 대목은 '가족단위로 오신 분들은 저 파도를 막아주는 시멘트 삼각형 덩어리를 하나씩 가져가세요. 1개에 5~6백만원 하니 팔아서 여행경비에 보태세요"다.

 

자연스럽게 방파제 공사의 중요성과 비용 등을 설명하면서 승객들에게는 흥미를 유발하고 소재를 던지는 것이다.

 

범섬은 호랑이를 닮았다. 쌍굴이 정확하게 대칭으로 뚫려 있는데 세계에서 가장 큰 호랑이 콧구멍이라고도 하고 옛날 아기를 많이 낳으신 할머니가 한라산을 베고 누웠는데 발끝이 범섬에 닿았고 뒤척인 결과 섬에 두개의 굴이 생겨났다고도 한다.

 

이 또한 재미있는, 기억이 되는 스토리텔링이 아니던가. 범섬에는 주상절리(柱狀節理=용암이 흐르다가 바다와 만나면서 굳을 때 육각 기둥모양으로 굳어져 생긴 지형이다. 제주도 남부해변에서 볼 수 있다.) 가 다이아몬드처럼 멋지고 아름답게 박혀있는데 가이드가 말하기를 '주상절리가 120만 개쯤 된다고 말하라, 우리 회사 사장님이 시켰다' 면서 '시간 나시면 세어 보시기 바란다'고 했다. 위트가 있는 조크이다.

 

저녁은 돼지고기 요리다. 흑돈가(064-747-0088)는 큰 식당이다. 돼지고기에 대해 참으로 많은 연구를 하는 식당인가 보다. 아마도 할아버지 代부터 손자에 이르는 전통가문의 식당메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하나하나 세심하게 식단을 꾸몄다. 주차장도 넓고 제주시라서 호텔도 멀지 않다.

 

다시 돌아온 그랜드호텔에는 관광객들이 가득하다. 제주특별자치도의 힘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아 마음 뿌듯하다. 제주도가 더더욱 발전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품고 방으로 돌아왔다.

 

<11. 30 >셋째날>

 

유리의 성(064-772-7777)은 빛과 색채의 마술, 유리의 모든 것을 보여준다. 국내 최대 유리 조형예술체험 테마파크이다.

 

[유리공예] 4개국에서 거장 유리공예 예술가들이 작품을 집대성한 곳이다. 평소 우리가 상상하지 못한 작품들이 실내에 또는 공원에 배치되었다. 서로 잘 어우러진 배치가 조화롭다. 유리는 서로 서로를 비추면서 상대편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투영해본다.

 

우리의 삶도 자신의 주장보다는 상대편의 견해를 함께 하는 것이 필요한 때라고 본다. 그것이 이 시대 삶의 방식이라고 본다. 소통의 시대에 살아남는 길은 나의 모습을 다른 이를 통해 보는 노력을 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생각하는 정원] <회사 홍보물에서>

 

세계에서 제일 아름다운 분재중심의 정원 입니다. 사계절 신비로움이 넘치는 정원에서 느끼는 영혼의 감미로운 휴식을 가져볼 것을 권합니다.

 

생각하는 정원은 지나온 삶을 천천히 돌아보게 하고, 미래의 삶을 윤택하게 만드는 곳입니다.

이곳에서 당신이 하실 일은 지친 일상을 내려놓고, 편안한 휴식을 취하는 것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정원에서 누리는 휴식이 삶이라는 여정에 아름답고 평화로운 선물이 될 것입니다.

 

<7가지 테마정원> 환영의 정원, 영혼의 가든, 영감의 정원, 철학자의 정원, 감귤정원, 평화의 정원, 비밀의 정원.

 

35,000㎢의 정원에 10,000여점의 정원수와 500여 점의 분재가 오름과 물을 모티브로 정원의 품격을 세계 최고로 이끌어 내고 있다. 중국 정치인들의 방문기, 편지가 돌판에 새겨져 방문객을 맞이한다.

 

[분재가이드] 분재는 나무를 축소시킨 결과물이 아니다. 모과는 썩으면서 향기가 난다. 나무를 자르는 이가 나무를 잘 키운다. 분재는 가지를 자르고 뿌리를 잘라 냄으로써 그 나무의 수명이 3배 늘어난다.

 

나무의 순환이 원활하고 활성화되도록 하기 때문이다. 즉, 뿌리를 잘라 내는 것이 생명력을 키우는 것이다. 우리는 겨울나무에서 ‘진실’을 본다. 주름이 많은 나무의 과실이 더 달다. 어미의 진액을 더 많이 뽑아내어 과실을 맺기 때문이다.

 

비탈면에서 자란 포도나무의 포도열매가 더더욱 달고 맛이 좋은 이유는 척박한 땅에서 강하게 뿌리를 뻣어내리는 생명력을 갖기 때문이다. (이강석 지음, 강의시간에 받아적은 이야기 149번 11월23일자 최훈 원장님 ‘와인’강의 참조/ 664쪽)

 

[제주도 3일을 마감함]

 

즐겁고 보람찬 제주에서의 3일이다. 그냥 가슴속으로 느끼고 기억하기에는 아까운 부분이 참 많았기에 이렇게 글로 남겨두었다가 훗날 시간을 내서 다시 한번 제주 여행의 추억의 커튼을 열어보고 싶은 것이다.

 

우선은 교육을 마감하는 연수생 전원이 참여하는 여행이라는데 의미가 있고 아내도 함께하면서 지난 1년의 시간을 돌아보고 새로운 출발을 다짐해 보았다.

 

그리고 2박3일 일정이 고민을 많이 해서 짜여진 맞춤형 코스라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 일반적인 관광코스가 아니라 연수생활과 연결 지을 수 있는, 정말로 스토리텔링이 가능한 여정을 만나고 함께했다.

 

우리의 생각은 무한할 수 있음을 알았다. 조금 더 생각하고 고민하고 노력하면 아주 큰 차이의 좋은 결과물을 가져올 수 있음을 알게 되었다. 이제 2주후 교육을 수료하면 임지에 돌아가서 더욱 열심히 일하겠다는 다짐을 한다.

 

제주도 연수내내 일정을 함께해 주신 김정삼 지방행정연수원장님, 그리고 연수원 관계관 여러분께 감사드린다. 배려하고 양보하는데 전문가가 된 연수생 34명에게도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stone9158@naver.com>

 

 

이강석 (李岡錫)

출생 : 1958년 화성 비봉

경력 : 경기도청 홍보팀장, 경기도청 공보과장

         동두천·오산시 부시장 / 경기도균형발전기획실장

         남양주시부시장 /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현직 : 화성시 시민옴부즈만 

저서 : '공무원의길 차마고도', '기자#공무원 밀고#당기는 홍보#이야기' 등 수필집 53권 발간



기자정보

프로필 사진
이강석 기자

공직 42년, 동두천, 오산, 남양주부시장, 경기도 실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역임// (현) 화성시시민옴부즈만, 행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