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짝 바꿨으면 하는 것들

이강석 전 남양주시 부시장

기고문에 존칭을 쓰자 편집국장님이 전화를 해서 신문기사체로 써야 한다고 하기에 수정해서 보낸 일이 있습니다. 이후 얼마 안가서 기고문 코너가 폐지되었다면서 더 이상 원고를 받지 않는다 했습니다.

 

 

하지만 다른 언론에 보내는 기고문에는 늘 존칭으로 쓰고 있습니다. 독자들이 읽으시는 글인데 반말로 하기보다 보기에 기분좋은 문장으로 보여드리고자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국민의례는 국기에 대한 경례, 애국가 제창, 순국선열에 대한 묵념까지를 의미한다고 생각합니다. 국민의례 규정(대통령령)에 보니 ② 국민의례의 정식절차는 다음 각 호의 순서와 방법으로 시행한다. 1. 국기에 대한 경례: 국기에 대한 경례곡 연주와 함께 국기에 대한 맹세문 낭송 2. 애국가 제창: 1절부터 4절까지 모두 제창하거나 1절만 제창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1절을’제창한다는 공문서를 본 기억이 있는데 규정은 ‘1절만’으로 하고 있군요.

 

그래서 보통 행사장에서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사회자는 ‘이하 의식은 생략합니다’라고 말하는데 이 말도 생략하고 다음 순서를 진행하였으면 좋겠습니다. 시간관계상 이하의식을 줄인다고도 하는데 애국가 1절, 묵념을 하는데 드는 시간은 길지 않은데 생략한다면 생략한다는 말도 하지 말았으면 합니다. 참석자로서 송구한 마음을 감출 수 없기에 하는 말입니다.

 

표창장 내용을 다 읽어야 할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더구나 길기로 유면한 체육행사 감사패는 더더욱 생략했으면 좋겠습니다. 상장은 누가 누구에게 준다고 하거나 그 상장을 화면으로 보여주면서 행사를 진행하였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패 문안도 누구나 이해하는 정도의 글인데 이를 읽기보다는 화면으로 보여주면 편할 것입니다.

 

도청과 시청, 군청행사에 참석한 시의원, 도의원을 반드시 소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선거로 시민의 대표가 되셨으니 시민앞에 이름 한 번 들려드리고자 하는 마음은 당연지사입니다. 그런데 사회자에게 부탁드립니다. 의회에서 발행한 의원님 사진첩의 순서를 참고해서 참석하신 분의 소개순서를 잘 확인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시의원이 20명이든 7명이든 의원님들은 오늘 행사에 참석한 3명의 의원 순서를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회자가 임의로, 나이순으로, 앉으신 순서로 소개하면 혼란이 옵니다.

 

의원님 소개순서에서 스스로 첫 번으로 호명될 줄 알고 일어설 준비를 하는데 다른 의원님을 호명하면 혼란이 옵니다. 공무원들이 열심히 준비한 행사가 마이너스 점수를 받게 되는 원인이 됩니다.

 

다른 기관단체장을 추가로 소개하는 경우에도 주의하실 점이 있습니다. “뒤늦게 참석하신 홍길동 의원님을 소개합니다.”라고 하고 싶으십니까. 담백하게 “바쁘신 일정속에 홍길동 의원님께서 오늘 행사에 참석하셨습니다.”로 하시면 좋겠습니다.

 

바쁘신 일정속 시간을 쪼개어 오신분이니 뒤늦에 오신 것이 아니라 어렵게 참석해주신 고마우신 손님이기 때문입니다.

 

회식장에서 과 서무담당이 사회를 보면서 실수를 합니다. “다음은 과장님의 간단한 건배사가 있겠습니다.” 과장님도 배가 고파서 간단하게 건배사를 하려고 준비했습니다. 더구나 주무관이 사무관, 서기관에게 간단하게 인사를 하라고 하는 것은 큰 결례가 될 것입니다.

 

행사장에서도 사회자가 ‘간단한 축사’라는 말을 ‘고맙게 축사를 해 주시게 되었다’는 의미를 담아 말하는 경우가 있는데 길게 하셔도 좋겠으니 미리 잘라서 간단하게 하라 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식당에서 뜨거운 해장국을 서빙하는 여사님에게 “과장님 드리고, 다음은 주무팀장님 드리고, 이어서 두 번째 팀장님 드리라”오더를 하는 것은 큰 결례이고 무의미한 일이라 봅니다.

 

그러다가 엎질러질 위험이 있고 10초정도 먼저받고 늦게 서빙 받는다고 큰 불평이 있는 것도 아닙니다. 여사님들도 많은 손님이 불필요한 서열주의 때문에 나이가 들어 보이거나 좌장으로 느끼는 분에게 먼저 해장국을 드립니다.

 

더구나 누구에게 먼저 음식을 드리라고 할 것이 아니라 음식을 받을 준비를 해야 합니다. 뜨거운 해장국이 내려올 자리에 컵이나 수저를 올려두면 위험합니다. 이른바 헬기장을 식탁위에 설정하고 뜨거운 해장국 헬기가 안전하게 착지하도록 준비해 주시기 바랍니다.

 

요즘에는 개인 전화기 통화가 많고 사무실 전화기도 전환기능이 있으므로 받을 분이 자리에 있으면 그냥 전환버튼으로 바꿔줄 수 있습니다만 과거에는 과장님을 바꿔달라 요청하면 “실례지만 누구신가요?”라고 물었습니다.

 

이 또한 실례를 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상대에 따라서 바꿔줄 수도 있고 거부할 수 있다면 몰라도 그냥 말없이 전화를 바꿔드리는 것이 좋겠습니다.

 

 

이강석 (李岡錫)

출생 : 1958년 화성 비봉

경력 : 경기도청 홍보팀장, 경기도청 공보과장

         동두천·오산시 부시장 / 경기도균형발전기획실장

         남양주시부시장 /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현직 : 화성시 시민옴부즈만 

저서 : '공무원의길 차마고도', '기자#공무원 밀고#당기는 홍보#이야기' 등 수필집 53권 발간



기자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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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석 기자

공직 42년, 동두천#오산#남양주 부시장, 경기도 실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역임// (현) 화성시시민옴부즈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