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성남자#금성여자 ▩
#두 머리 동물의 최후#
옛날에 한 몸에 머리가 2개 달린 동물이 살았습니다. 어느 날 왼쪽 머리가 잠시 조는 사이에 오른쪽 머리가 맛있는 음식을 발견하고 혼자서 먹었습니다.
왼쪽 머리가 잠에서 깨어나 보니 오른쪽 머리의 입가에 맛있는 음식을 먹은 흔적을 발견했습니다. 왼쪽 머리는 크게 화가 나서 따져 물었습니다. 맛있는 음식이 있으면 나를 깨워서 같이 먹어야지 너 혼자서 먹었느냐?
하지만 오른쪽 머리는 혼자서 참으로 맛있게 먹었다고 자랑을 하며 오히려 왼쪽 머리를 잠꾸러기라고 놀렸습니다. 화가 잔뜩 난 왼쪽 머리는 언젠가 복수하겠다고 마음 먹었습니다. 그리고 어느날 오른쪽 머리가 잠깐 조는 사이에 독초를 발견했습니다.
왼쪽 머리는 오른쪽 머리를 골탕 먹일 생각으로 평소에는 먹지 않던 그 독초를 많이 먹었습니다. 오직 오른쪽 머리를 아프게 하려는 생각에서 독초를 먹었는데 과하게 먹는 바람에 독초에 중독되어 결국 '두머리 동물'은 죽고 말았습니다.
#외눈 원숭이와 두 눈 원숭이#
어느 섬마을에 눈 하나인 원숭이들이 살았습니다. 마을의 할아버지 원숭이, 할머니 원숭이, 아버지 원숭이, 아들딸 원숭이가 모두 외눈입니다. 그런데 두 눈 원숭이들이 배를 타고 이 섬 해안가를 지나다가 風浪(풍랑)을 만나 난파되어 간신히 목숨을 구하고 섬마을 해안가에 표류하였습니다.
외눈 원숭이들은 간신히 살아남은 원숭이들을 구출하다가 크게 놀랐습니다. 구조된 원숭이들은 하나같이 두 개의 눈을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두 눈을 가진 원숭이들도 의식을 차리자마자 크게 놀란 것은 자신을 구해준 이 섬의 원숭이들이 하나같이 한 개의 눈을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눈은 시력으로서의 기능을 하는 것인데 눈이 1개인가 2개인가 하는 자신들만의 고정관념으로 인해 눈이 하나이고 눈이 두 개인 현실이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우리는 잠자리는 여러 눈이 합쳐진 겹눈이라는 것에 대해 크게 놀라지 않습니다.
#화성남자 금성여자#
재미있는 소설책중에 ‘금성남자 화성여자’라는 제목을 보았습니다. 1991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작가 존 그레이(John Gray Ph.D)박사가 ‘본디 남자는 화성인이고 여자는 금성인이기 때문에 둘 사이의 언어와 사고방식은 다를 수 밖에 없다’는 단순하고 명쾌한 비유를 통해 수많은 남녀의 갈등을 치유해 오고 있다고 소개합니다.
내용을 조금 인용하겠습니다. ‘남자들은 화성에서 오고, 여자들은 금성에서 왔다고 상상해 보자. 아주 오랜 옛날, 망원경으로 천체를 관측하던 화성인들이 금성인들을 발견했다. 단 한 번 얼핏보았을 뿐인데도 그들은 그때까지 알지 못했던 느낌을 갖게 되었다. 사랑에 빠진 화성인들은 얼른 우주여행 방법을 고안하여 금성으로 날아갔다.’
지금 이 세상에 두 머리 동물은 거의 존재하지 않습니다. 왕에 대한 충성을 盟誓(맹세)할때에도 하늘의 태양은 하나뿐이라고 결연한 의지를 보입니다. 외눈 원숭이도 오늘날에 찾아볼 수 없습니다.
틀림이 아니라 다름이라는 소통의 기본 원칙에 충실했다면 두 머리 동물이 생존하였을 것입니다. 역할을 분담해서 효율적인 삶을 살고 조직을 이끌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조직이나 단체에 공동대표 제도가 성공했을 것입니다만 어르신 말씀에 친구과 동업을 하지 말라는 말처럼 대표나 CEO가 2명 이상 존재하는 이른바 ‘집단지도체제’는 임시방편이거나 대부분 실패했다고 생각합니다.
아마도 두 명 이상의 다른 생각을 정리·조율하느라 타이밍을 놓쳤을 것으로 봅니다. 위원회가 합리적일 수는 있겠지만 효율성이 낮고 책임성은 더 낮다고 봅니다.
하지만 두 머리의 다양한 생각과 4개의 눈으로 받아들인 폭넓은 정보를 효율적으로 활용해서 지식을 축적하고 바람직한 결정을 통해 자신을 발전시키고 조직의 표에 접근하는 좋은 결정을 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상상을 해 봅니다.
1인 책임자의 결정보다 두 머리의 생각이 보다 더 합리적일 수 있고 두 눈으로 보는 사물보다 한눈으로 확인한 정보가 사안을 좀더 정확하게 확인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집단지성의 장점을 말하는 것입니다.
두 눈이든 한 눈이든 다름에 매달릴 일도 아닙니다. 장총으로 먼 거리의 표적을 맞추기 위해서는 한쪽 눈을 감고 다른 눈으로 가늠자와 가늠새를 직선으로 연결하여 방아쇠를 당기는 것과도 같을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의 어떤 세상에서 벌어지는 일을 살펴보면 그 안에서 일하시는 분들은 수/금/지/화/목/토/전/해/명 여러곳에서 오신 분 같고 한쪽 눈으로만 세상을 보시는 것 같다가도 더러는 두머리, 세머리, 여러 우두머리가 함께하는 듯 보이기도 합니다.
이강석 (李岡錫)
출생 : 1958년 화성 비봉
경력 : 경기도청 홍보팀장, 경기도청 공보과장
동두천·오산시 부시장 / 경기도균형발전기획실장
남양주시부시장 /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현직 : 화성시 시민옴부즈만
저서 : '공무원의길 차마고도', '기자#공무원 밀고#당기는 홍보#이야기' 등 수필집 53권 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