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에 오산시청에 근무했는데 우리시가 2년 연속 청렴도평가 1위를 하였고 기획실장과 부시장이 청렴강사가 되었습니다.
원주시, 양평군, 지방행정연수원에 청렴강사로 뽑혀서 오산시의 청렴사례를 강의하였습니다. 근무시간중에 나간 강의이니 월급은 계산된 것이고 사무실 차를 타고 가서 말만하고 왔는데 큰돈을 줍니다.
여러번 가니 200만원이 넘었습니다. 수박을 사고 귤을 사서 부서에 보냈습니다.
어느 날 부시장 관사에 계란2판이 있습니다. 아내가 장을 보러갔다가 신선하고 저렴하다면서 사왔습니다. 열심히 계란을 먹어도 줄지 않습니다. 새벽 6시에 계란 한판을 삶았습니다.
5×6=30. 계란 한판은 30개입니다. 노랑보자기에 삶은 계란 한판을 들고 10분 거리를 걸어서 출근했습니다. 그리고 의회사무과장님 책상위에 한판을 올리고 명함을 첨부했습니다.
오후에 의원임 한 분이 전화를 해서 계란을 맛있게 먹었다 말씀하십니다. 과장님이 계란을 의원님께도 드린 것입니다. 기분이 좋아서 다음날에는 시간을 서둘러서 2판을 삶아서 시청 직제상 의회사무과 다음인 기획감사실에 가서 책상위에 한 개씩 나눴습니다.
이처럼 시청내 각 부서에 계란을 공급하는 선배 공무원이 있다는 소식을 들은 동사무소에 근무하는 주무관이 문자를 보내왔습니다.
"동사무소에는 언제 보내주시나요?"
"본청이 마무리되면 가야지요"
그래서 30개들이 계란 20판 600개를 동시에 삶기로 합니다. 그 분량이 적지 않습니다. 솥에 계란을 넣고 다시 계란용 종이박스에 담는 과정도 이제는 노동수준입니다.
오후 3시경 구내식당의 대형솥을 빌리고 식당에서 가까운 부서에서 3명을 지원받았습니다. 계란을 삶는동안에 일행과 구내매점에서 간식을 먹었습니다.
그리고 삶은 계란을 승용차에 싣고 동사무소를 순회했습니다. 민원실로 들어가서 눈 마주치는 주무관에게 전하고 곧바로 나왔습니다. 예정없이 동장을 만나는 것은 예의가 아닌 줄 생각합니다.
시청에 근무하면서 전체 동료에게 삶은계란을 전달한 사례가 또 있을 것입니다만 아직까지 ‘그러한 일이 있었는지’ 확인 하지는 못했습니다.
이 같은 계란삶기는 남양주시청에 발령받은 날에도 이어졌습니다. 3판을 들고 가서 시장실, 부시장실, 의회사무국장실에 각각 나눠주고 계란 아래쪽에 이날 저녁 ‘부시장과의 만찬티켓’을 붙이는 행운권 행사도 열었습니다.
취임날 저녁에 당첨된 주무관과 감자탕을 먹으면서 시정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앞으로 근무하는 방식에 대해 논의하였습니다.
그리고 1년을 근무한 후에 공직을 명퇴하게 됩니다. 참으로 행복하고 보람찬 공직이었고 흥미로운 일에 도전하는 기회였습니다.

이강석 (李岡錫)
출생 : 1958년 화성 비봉
경력 : 경기도청 홍보팀장, 경기도청 공보과장
동두천·오산시 부시장 / 경기도균형발전기획실장
남양주시부시장 /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현직 : 화성시 시민옴부즈만
저서 : '공무원의길 차마고도', '기자#공무원 밀고#당기는 홍보#이야기' 등 수필집 53권 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