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 궁궐을 짓다

이강석 전 남양주시 부시장

천년 궁궐을 짓다

신응수 대목장, 건축가

 

경기도 수원의 장안문, 창용문, 포루 복원공사를 1975-79년까지 참여했다. 장안문은 6.25때 무너졌는데 차량통행을 위해 나머지 부분을 크레인으로 당겨서 허물었다고 하는 안타까운 말을 들었다. 1975년 도편수로 장안문 공사에 참여했다.

 

대림산업이 화성 복원공사를 했는데 울진에서 목재를 가져왔다. 현장에 가보니 공비가 나타난 여운이 생생했다. 지역에서는 그 지역의 나무를 쓰는데 참나무를 사찰이나 향교에 쓰기도 했다. 지역의 건물을 뜯어보면 그 지역의 수종을 알 수가 있다.

 

 

하지만 궁궐에는 소나무만 사용했다. 소나무 관도 많다. 건축을 해보면 소나무만한 재목이 없다. 각 지역의 사찰을 크게 지어서 나무가 부족하여 캐나다에서 수입해 오는데 소나무와는 목질이 다르다. 강한 나무는 결이 짝 갈라져 쓰기가 어렵다. 가끔 미루나무를 쓰기도 하는데 새마을사업 때 뜯어보면 좀이 먹어 있다.

이제는 소나무에도 파고드는 외래종 좀 벌레가 나타나 신경을 쓰고 있다.

 

궁궐은 어떻게 지어졌나? 전국에 영을 내려 장인을 차출하고 자재도 영을 내려 전국에서 가져왔다. 5대궁이 있다. 경복궁, 창덕궁, 덕수궁, 경희궁 등이다. 정국은 경복궁으로 태조의 도읍이다. 대원군 시절 330동을 2-3년 만에 지었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다.

 

현대에는 전기톱 등 장비가 있지만 1965년 월정사 건축에 참여했는데 당시에는 나무를 손으로 베었다. 점심도시락, 도끼, 톱을 들고 산으로 갔다.

 

그런데 170여년 전에 2-3년의 기간 동안 경복궁을 완성했다는 것은 대단한 국가의 권력을 행사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근정전 등이 10%정도 남아있다. 경회루, 대조전 등이 남아있는 것이다. 현재 20년 계획으로 복원중이다.

 

 

광화문 권역만 해도 11톤차 5,000대를 써야 할 것인데 경복궁을 다 지을라 치면 50만재가 필요했을 것이고 동시에 돌, 기와, 흙 등도 많이 소요되었을 것이다.

 

경복궁의 목재는 소나무를 쓰는데 근정전에서 전나무 목재를 쓴 것이 발견되었다. 당시에는 물가 쪽 산의 나무를 베어 마차에 실어 날랐다. 참나무와 느티나무는 나무 운송에 필요했다. 목재를 보면 글씨가 나오는데 이는 지역이나 일을 한 사람들의 표식이 아닐까 한다.

 

1962년 숭례문을 해체하여 재건하였는데 삼척에서 가져온 목재를 썼다. 경기도 수원시 장안문은 울진 목재를, 1982년 청와대 상춘재는 양양군 목재를, 1989년 청와대 건물은 헬기로 나무를 실어왔다. 적송을 썻는데 색채가 참 좋다.

 

1991년에는 삼척, 양양의 소나무를 골라서 쓸 수 있었다. 소나무가 좋은데 특히 해풍을 받으며 척박한 바위산이라는 어려운 여건속에서 자란 소나무라 목질이 참 좋다.

 

여담으로 송이를 채취하는 이에게 좋은 소나무의 소재지를 탐문하기도 하는데 이들은 알려주지 않으려 한다. 송이를 보호하기 위해서 그리하는 것이다.

 

소나무는 3-400년이면 위에서부터 죽는다. 굽은 소나무도 쓰임새가 있는데 찾기가 힘들다. 나무를 베기 전에 고사를 지내기도 한다. 정2품송 소나무가 650년을 살고 있다는 것은 의문점이 있다.

 

적송은 매황과 애살이 있다. 껍질부위 안쪽이 애살인데 여문 적송에는 애살이 없다. 소나무는 겨울에 베는 것이 목재로서 좋다.

 

상량을 올릴때 상량문을 쓰는데 과거에는 붉은 비단에 상세히 적었는데 대원군때는 간단히 적었고 최근에는 창호지에 쓰기 때문에 오래갈지 걱정이다.

 

과거에는 용그림에서 발톱이 4개정도 였는데 이는 중국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이고 대원군은 7개의 용발톱 그림을 그림으로써 권위를 높힌 것 같다.

 

앞으로는 궁궐의 보수과정을 공개해서 교육과정이 되도록 하였으면 한다. 최근에는 단청보다 자연목 무늬가 보는 이에게 친근감을 준다.

 

관 공사는 급하게 진행한다. 겨울에도 사업을 집행한다. 문화재는 실측이 중요하다. 문화재 보수지 덧집은 이병철 회장 집지을 때 처음 유해하여 지금은 일반화 되었다. 현재 경복궁은 80% 진행 중이다.

 

중국 궁궐은 부지가 넓고 올려지어 웅장해 보이기는 하지만 우리나라 궁궐이 앞선다. 중국 궁궐은 기와를 화려하게 한다. 일본 궁궐은 내부시설이 없고 철재로 보강을 하였고 석가래도 각재다. 각재를 길게 했다가 재활용한다. 하지만 일본 궁궐은 그냥 묶어놓은 것이다.

 

궁궐을 복원할 때 궁궐지가 있으면 거기에 맞추고 주변의 유사한 시설을 실측해서 참고한다. 일본은 匠人을 우대한다.

 

설계할 때부터 匠人이 참여해야 한다는 말이 나왔는데 장인들은 참여하고 싶은데 참석시키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제 그간의 자료를 모아서 박물관을 만들기 위해 준비 중인데 그 행정절차라는 것이 공사를 시작하기에 최소한 1년이 걸린다고 한다. 행정적인 지원이 많이 필요하다.

 

 

이강석 (李岡錫)

출생 : 1958년 화성 비봉

경력 : 경기도청 홍보팀장, 경기도청 공보과장

         동두천·오산시 부시장 / 경기도균형발전기획실장

         남양주시부시장 /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현직 : 화성시 시민옴부즈만 

저서 : '공무원의길 차마고도', '기자#공무원 밀고#당기는 홍보#이야기' 등 수필집 53권 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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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석 기자

공직 42년, 동두천#오산#남양주 부시장, 경기도 실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역임// (현) 화성시시민옴부즈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