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30세에 가까운 쌍둥이 남매를 키운 일을 생각하면 남녀의 디자인을 구분한 제품의 소중함을 느낀다. 하지만 딸아이는 남자아이의 옷을 보고 자라다보니 지금도 핑크색 계통보다는 단색의 정장을 선호하는 것 같다. 스커트나 원피스를 예쁘게 입은 모습을 볼 수 없어 아쉽다.
그래서 지금도 거리에서 백화점에서 2인용 보행기를 보면 반갑고 특히 쌍둥이 남매인 듯 보이는 아이들에게 같은 디자인의 옷을 입힌 것을 보면 젊은 부모에게 차이의 필요성을 말하고 싶어진다.
과거에는 초등학교 남녀 화장실의 숫자부터 불공정하게 평등했다. 최근에서야 여성을 위한 추가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그것도 고속도로 휴게소 등 증설이 가능한 경우이고 고정된 건축물에서는 쉽지 않은 일이다. 이참에 화장실을 설치하고 장애인용을 만들면서 화장실 출입문 턱을 만드는 설계를 한 분이나 검토한 공무원, 감리한 전문가, 건축주의 반성을 촉구한다.
건물이든 제품이든 디자인의 의미가 부여되어야 한다. 아이들 용품은 그 또래의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관심도가 높은 제품을 출시한다고 한다. 어른의 시각과 생각으로는 알 수 없는 디자인의 철학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공무원끼리 좋은 생각이라고 내놓아도 국민과 소비자들의 생각은 다르다는 경험을 여러 번, 스물 몇 번은 겪은 바이다. 그리니 정책은 물론 사업계획의 발표나 전달에 있어서도 나름의 기준과 철학이 있어야 한다.
시장님이 토요일에 긴급 기자회견을 할 일은 사퇴회견이다. 연예인도 마찬가지다. 그러니 행정, 국민, 언론인, 독자들이 공감하는 정책 발표의 철학이 있어야 한다.
쌍둥이 육아를 위해서는 2종류의 젖병이 필요하고 서로 다른 색상의 장난감이 준비되어야 한다. 같은 크기 같은 무늬의 옷을 피하고 다른 모습, 차별화된 디자인의 옷으로 어려서부터 다름과 차이의 철학을 이해하게 해 주어야 한다.
그리고 한의원의 탕약 포장지도 남과 여, 어른과 아이를 구분하여야 한다. 인삼을 수출하는 포장지에 산신령을 그려 보내니 “이 약을 먹으면 할아버지가 되는가?” 외국바이어의 질문을 받고 크게 당혹스러웠다고 한다.

[약력]
-1958년 화성 비봉 출생
-경기도청 홍보팀장, 공보과장
-동두천·오산·남양주시 부시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화성시 시민옴부즈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