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과 현실의 거리감(4)

이강석 전 남양주시 부시장

윤봉길 의사가 거사 직전에 수류탄을 들고 찍은 사진에 나오는 가슴의 결의문은 지금 나라의 보물이 되었습니다. 그 내용을 보면 젊은 윤봉길 의사의 결연한 의지가 보입니다. 종이에 쓰인 글이 보물입니다. 종이가 보물이 아니라 글이 寶物(보물)인 것입니다.

 

 

 

이렇게 농민교육원에서의 근무는 혁신과 도전의 연속이었습니다. 그래서인가 세월이 많이 흐른 요즘에도 꿈속의 무대가 되곤 합니다. 오늘 소개하는 꿈은 바로 물품구매입니다. 사무실에서 작물을 재배하면서 인부 여러 명을 동원하여 묶어주는 작업을 하는데 끈이 모자라니 더 사달라는 주문을 받은 것입니다.

며칠전에 딸 현아가 학교 옥상에서 키워낸 배추를 저려서 김장을 했습니다. 아내가 총괄하고 아빠는 무채를 썰었고 마지막 단계인 배추에 소를 채우는 작업을 했습니다.

 

이 배추를 키우면서 가을이 깊어지는 어느 날에 집에서 끈을 준비하여 배추속이 잘 배이도록 묶어주기 작업을 도왔습니다. 학교 특성상 가지 못하고 집에서 두 번에 걸쳐서 배추 묶기용 끈을 마련해 준 것입니다.

이것이 단초가 되어서 김장을 마친 후에 꿈의 소재가 된 것입니다. 그런데 오전 9시에 구매를 위해 출발하였는데 어찌된 일인가, 꿈속이니 가능하겠지만 고향마을 집에 와있고, 다시 영동시장인가 남문시장인가를 가서 묶음용 끈을 구매해야 하는데 비슷한 것은 많은데 안성마춤으로 구매할 끈은 보이지 않습니다.

 

정신없이 시장통을 돌아다니다가 길가에 세워둔 건조 중인 옷감의 빨래걸이를 건드려서 바닥으로 흐트러트리고 말았습니다.

그리하여 주인에게 사과를 하니 그동안 많은 이들이 이를 흐트리고는 말없이 사라졌다면서 오히려 고맙다는 인사를 합니다. 꿈속의 일이지만 신기하기도 하고 대견하여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런데 경기도청 경제실장을 한 박신환 부시장이 나타났습니다. 이분도 남양주시 부시장을 하시고 퇴직하셨는데 꿈속에서는 용인시 부시장으로 나왔습니다.

현재 용인부시장은 전에 균형발전기획실장때 균형발전과정으로 일한 이희준 지방이사관입니다. 그는 그 당시에 발령이 났다고 해서 다시 수원 팔달산 도청으로 가는가 했는데 문화관광국장으로 승진했다는 이야기를 발령 후에 알았다 해서 관심을 가진 바가 있습니다.

 

대부분의 공무원들은 한 두번 국장승진의 문턱에서 돌아서곤 하는데 이희준 과장은 다를 과장으로 가는 발령인 줄 알고 그 내용을 살펴보니 국장, 부이사관으로 승진하는 발령이었다는 것입니다.

행정고시 출신으로 임용된 공무원들은 승진보다는 근무부서에 관심이 높기는 하겠습니다만 참으로 흥미로운 일이기도 했습니다.

결국 1982년 무대위에 2016년 스토리가 입혀지고 다시 2022년의 상황으로 시공을 이동하더니 꿈의 진행은 마무리되고 뻐근한 어깨 근육의 통증을 느끼면서 꿈속에서 현실로 다시 돌아왔던 것입니다. 그렇게 새벽에 만난 잠시의 꿈 이야기는 이렇게 장황한 글을 쓰게 합니다.

 

아마도 운명이든 인생사의 어떤 보이지 않는 손이 있어 이를 움직이고 운용하는 것이라면 역시 우리는 오늘 하루를 멋지게 살아서 훗날의 꿈속에 더더욱 아름답게 백만송이 장미로 피어나기를 바랍니다.

최근에 관람한 '백년의 히트가요 뮤지컬, 백만송이의 사랑'의 마지막 장면에서 본 백만 송이의 장미가 되시기 바랍니다.

꿈은 희망이고 미래에 대한 기대입니다. 아마도 물품 구매라는 작지만 소중한 일에 열정적으로 임했던 자신의 모습을 큰 무대에 올리고 다양한 사람들을 참여시키는 가운데 100만송이의 장미처럼 그 과정을 하나 둘 꽃으로 피워나게 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 새벽에 100만송이 장미의 꿈처럼 새로운 미래에 도전하는 자신을 바라보면서 대견한 부모의 눈빛으로 자아를 격려하는 그런 아침을 맞이하고자 합니다.

꿈은 어려워서 아름답고 꿈은 힘들어서 보람이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노인에게조차 꿈은 아름다운 일상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바입니다.

 

꿈과 현실이 혼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리고 어려움은 꿈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꿈속에서 고생을 하다 잠에서 깨면 꿈이었구나 하고 한숨을 쉬게 되는데, 현실에서도 어려움에 닥치면 꿈으로 돌리고 싶은 생각을 하게 되곤 합니다.

살면서 어렵게 닥치는 것을 최대한 대응하되 끝에서는 꿈으로 말끔히 정리하는 것도 즐거운 삶의 전략이 될 것입니다.

 

 

이강석 (李岡錫)

출생 : 1958년 화성 비봉

경력 : 경기도청 홍보팀장, 경기도청 공보과장

         동두천·오산시 부시장 / 경기도균형발전기획실장

         남양주시부시장 /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현직 : 화성시 시민옴부즈만 

저서 : '공무원의길 차마고도', '기자#공무원 밀고#당기는 홍보#이야기' 등 수필집 53권 발간



기자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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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석 기자

공직 42년, 동두천, 오산, 남양주부시장, 경기도 실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역임// (현) 화성시시민옴부즈만, 행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