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봉선사/비둘기낭/출렁다리/고석정 ▤
2020년6월6일/ 깔끔하게 세차를 하고 방석을 깔고 물을 비치하는 등 나름 의전의 준비를 하였습니다. 그리고 동탄으로 출발했습니다. 이제 한여름 날씨입니다. 아침에 태극기를 달았습니다. 6월6일 현충일 아침입니다. 오늘은 봉선사를 방문합니다.
봉선사는 남양주시, 포천시, 의정부시 행정구역이 만나는 삼각점에 위치한 광릉줄기 중 아주 완만한 산기슭에 자리했습니다. 한글로 “큰법당”이라 쓴 서민의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사찰입니다.
광릉은 세조의 릉이고 봉선사는 광릉과 연결성이 있습니다. 화성의 융건릉과 용주사, 여주 영릉과 신륵사처럼 왕릉에는 명찰이 함께하는 법이지요. 그래서 오늘 우리는 경기도 북부지역을 총괄하는 봉선사를 방문하였습니다.
코로나19가 소강상태랄까 토요일이어서일까 나들이객이 많습니다. 불교신자도 있을 것이고 시간을 내서 산과 자연, 사찰을 거닐면서 마음의 여유, 이른바 힐링의 시간을 갖고자 찾은 것으로 보입니다.
차분하게 사찰을 돌고 큰법당의 행사를 보고 옆의 방에서도 많은 분들이 스님의 지도로 불가의 행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봉선사입구를 장식한 호수에는 아름다운 연꽃잎이 수면위를 베개삼아 누워서 하늘의 뜨거운 태양에너지를 받고 있습니다.
건너편 작은 호수에는 조생종이 있는지 이미 꽃을 피웠고 지금 지나가는 나무데크 다리아래 연꽃은 그 크기가 남다른 것으로 보아 조금 더 시간을 기다려 꽃을 피울 듯 보입니다.
세상에는 다양한 생명체가 있고 수많은 식물이 있으며 연꽃도 그 안에서 다양한 시간을 따라잡는 종류가 분류되는 것 같습니다.
점심먹을 식당을 찍고 달려가니 그집이 아닙니다. 다시 식당 전화번호를 입력하니 새로운 목적지를 정해줍니다.
남양주 진접을 가로지르는 하천위 다리를 건너 오래된 옛날 읍내같은 동네에 도착하였고 하천변에 주차를 하고 들어간 식당은 손님이 서서히 차오르더니 12시를 버티지 못하고 만석의 벨을 울렸습니다.
그리고 식탁을 채운 웰빙 음식이 멋집니다. 우선 타원형의 담백한 메일전위에 연기불에 구운 고기와 채소를 올리고 마지막으로 매실장아찌를 올려 먹습니다.
부드러운 메밀점병속의 고기맛을 느끼는 순간 잘 숙성된 매실의 향기와 적장한 간맛이 입안에 퍼집니다. 음식의 풍미란 이런 것입니다. 그러니까 입안에서 불꽃놀이를 하기도 하고 입속에 뭉게구름을 물고 맛있게 먹기도 합니다. 매실의 향기와 메밀의 담백이 만나서 연주하는 바이올린과 첼로의 4중주입니다. 이영자님의 맛 표현을 더 배워야 하겠습니다만 말한 것 이상의 맛이 있습니다.
이어서 메밀국수 비빔이 나왔습니다. 이 또한 강하지 않은 소스의 맛과 메밀 가락의 도톰함이 미각을 깨어나게 합니다. 음식이란 오로지 자신만의 맛이 아니라 여러 가지 식재료의 조합이어야 한다는 점을 이제야 강조하게 합니다.
그렇게 즐겁고 보람찬 점심시간을 보내면서도 지금 밖에 줄을 서서 기다리는 또 다른 미각인들을 위해 자리를 내주었습니다.
다시 우리는 포천시의 야심작 출렁다리를 향했습니다. 2018년 5월3일 중공한 ‘한탄강 주상절리 협곡 조망’을 위한 교량입니다. 현수교입니다. 높이 50m, 건나가는 길이 200m인데 그 다리아래 펼쳐지는 한탄강의 풍광이 아름답습니다.
공사비는 38억원이라 안내판에 설명했습니다. 건너간 야산위를 올라 다시 내려가면 이번에는 작은 현수교가 나옵니다. 관광을 위해 건설된 다리입니다.
건너가지 않아도 되는 다리이지만 건너가면 다시 돌아오는 다리입니다. 그동안에는 다리보다 조금 상류쪽에 자연발생된 비둘기낭이 있습니다. 주상절리와 폭포, 그리고 그 아래 동드랗게 자리잡은 호소의 푸른 빛이 아름다운 관광지와 매칭을 하니 시너지효과를 듬뿍 올리는 중입니다.
두가지 관광지가 더 많은 관광객을 모으고 있습니다. 단순한 비둘기낭 관광지에서 더 큰 여행지가 되고 있습니다.
딸기주스, 딸기+바나나주스를 한잔 하였습니다. 올해들어 가장 더운 날이라 합니다. 이곳에도 코로나19로 힘들고 지친 사람들이 몰려왔습니다. 그리고 파라솔 아래에 앉아서 힘든 심신를 위로하고 있습니다.
뜨거운 태양을 막아주는 천막 아래 플라스틱의자에 앉아서 마시는 생과일 주스 한잔이 힐링이 됩니다. 우리가 성격이 급하여 주스한잔을 마시는데 10분을 쓰지 못합니다만 그 짧은 시간으로도 마음의 평온을 맞이하기도 합니다.
이제 강원도 철원군의 한탕강변 고석정으로 달려갔습니다. 비둘기낭에서 15km 멀지 않은 곳입니다. 북부청에 근무할 때 행사가 있어서 참석한 인연으로 병우회 모임때도 추천하여 회원들의 격찬을 받은 명소입니다.
임꺽정 어르신 동상도 코로나 예방 캠페인을 위해 마스크쓰고 광장에서 힘자랑을 하고 있습니다. 한탄강을 향해 내려가면 강 가운데에 외롭게 자리한 고석정이 나옵니다. 1억년의 세월이라고 홍보합니다.
정말로 이 강은 1억년을 흘렀을 것이고 이 바위도 1억년 풍상을 겪어 오늘에 이르고 있습니다. 참으로 외롭지만 웅장한 바위절경입니다.
이번에는 배를 타고 잠시 수면위로 바위와 절벽을 보기로 했습니다. 강 아래로 내려가니 젊은이들이 래프팅을 합니다. 10명정도가 배를 타고 찬찬히 노를 저어서 평평한 수면을 흘러 내려가더니 가파른 물살을 만나 크게 요동치면서 함성과 함께 물보라를 일으킵니다.
그리고 붉은 배는 흰 포말속으로 사라졌습니다. 이후 둥둥 떠내려가서 2시간의 여정을 보낼 것입니다. 40대에 이곳 강에서 병우회 부부모임 래프팅의 추억을 소환해 보았습니다.
이제 귀가의 시간입니다. 철원 고석정에서 잠시 텅빈 길을 달리자 곧바로 포천으로 돌아옵니다. 강원도에서 경기도로 이동하면서 고향같은 느낌이 듭니다.
포천이 참 넓기도 하다는 것이 일행의 마음속 느낌인가 봅니다. 여러번 포천의 드넓은 땅넓이에 감탄하면서 텅빈 길을 달리고 달리자 포천~의정부 고속도로가 나옵니다.
휴식 없이 달리고 달려서 수도권제1순환도로를 거쳐 의왕의 산기슭 맨윗땅에 자리한 식당에 도착했습니다. 닭요리 전문가가 운영하는 식당으로서 장작불에 구운 그 바삭함이 좋습니다.
무한리필 음료수 4잔을 마시고 다시 바스러지는 닭고기 껍질을 맛보고 푸짐한데 퍽퍽하지 않은 닭가슴살을 맛지게 먹었습니다. 닭가슴살이 맛있으니 닭다리맛은 더 이상 표현하지 못합니다.
돌아오는 길에 아마도 봉담고속도로를 타야 했는데 패스하고 무작정 영동고속도로에 진입한 후 경부타고 동탄으로 갔습니다. 시원하게 내달린 것으로 보아 봉담고속도는 막혔을 것입니다.
가지 않은 길은 불편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지나온 길은 여하튼 평온했다고 하는 것이 운명론인가 생각합니다. 나에게 주어졌던 지난날의 일들이 모두다 자신을 위해 기여한 것이었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 길을 가지 않았다면 다른 어려움을 겪었을 것으로 추정해 두는 것입니다.
공직생활중 힘들었던 시간, 행복하고 보람 가득했던 일들을 주거니 받거니 하면서 좀 더 일찍 이 같은 여행의 시간, 힐링의 시간을 함께하면 좋았을 것이라 말씀을 나누시지만 당시에는 각자의 길이 있었고 이제 그 상황이 잘 맞아서 여행의 동반자가 된 것이니 빠른 것도 늦은 것도 아니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오늘을 즐기고 다음달의 여행을 기약하는 참 좋은 시대를 함께하는 행복함으로 오늘 12시간 여행을 마무리합니다.
홍승표 전 경기관광공사 사장의 글을 옮겨왔습니다.
비둘기낭과 고석정을 돌아보았습니다.^^
포천의 한탄강 자락에 '비둘기낭'이라는 작은 폭포가 있습니다. 현무암으로 이루어진 주상절리가 절경인 곳이지요. 한탄강으로 이어지는 비둘기낭 폭포는 에메랄드 빛깔 영롱한 못(沼)을 이루는데 뒷편 동굴과 어우러져 아름다운 자태를 뽐냅니다.
원형동굴을 뒤덮고 있는 천장과 주변바위는 현무암 지형에서만 볼 수 있는 이색적이고 매력적인 풍경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낭'은 둥지를 뜻하는 순우리말이지요. 비둘기낭은 현무암 협곡과 함께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는 보석같은 천연자원입니다.
철원팔경의 하나인 고석정(孤石亭)은 철원 제일의 명승지입니다. 한탄강 한복판에 솟아있는 10여미터 높이의 바위인데 그 위에 신라 진평왕 때 10평 정도의 2층 누각을 건립하여 고석정이라 명명했지요. 주변의 계곡을 돌아볼 수 있는 작은 배도 있습니다.
이곳엔 한 때 임꺽정이 은신하였다는 자연 석실이 있고 건너편에는 석성이 남아 있지요. 이곳은 풍치가 수려하여 철원8경의 하나로서 연중 관광객이 끊이지 않는 명소입니다. 사계절 안보관광과 겨울철에는 철새관광도 함께 할 수 있는 보물같은 곳이지요.
포천의 비둘기낭과 하늘다리, 철원의 고석정을 돌아보았습니다. 신록이 검푸른 빛을 더해가는 싱그러움이 온누리에 넘쳐나고 있었지요. 조금 더웠지만 모처럼 나선 나들이라 즐거웠습니다. 힐링했으니 활기차고 보람넘치는 일만 생겨나기를 기대해봅니다.^^

이강석 (李岡錫)
출생 : 1958년 화성 비봉
경력 : 경기도청 홍보팀장, 경기도청 공보과장
동두천·오산시 부시장 / 경기도균형발전기획실장
남양주시부시장 /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현직 : 화성시 시민옴부즈만
저서 : '공무원의길 차마고도', '기자#공무원 밀고#당기는 홍보#이야기' 등 수필집 53권 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