附椽(부연)

이강석 전 남양주시 부시장

사찰 대웅전이나 부잣집 기와집을 보면 추녀끝에 나무를 덧댄 부분이 있습니다. 이를 며느리 부를 써서 婦椽(부연)이라고도 합니다. 편지 말미에 한마디 더 보내는 것을 追伸(추신), 附椽(부연)이라 하고 어떤 사안을 설명할 때에도 '부연한다'고 말합니다.

 

3대에 걸친 왕조의 큰 공사가 시작되었습니다. 3대이면 60년 넘는 세월인데 이 기간동안 왕들은 전국에서 좋은 목재를 모아서 저장했고 드디어 충분한 준비를 하였다고 생각하여 목수들을 불러 모아서 궁궐 역사를 시작했습니다.

 

 

목수 중 대장이 작업을 시작하였는데 일주일만에 공사를 중단하고 집으로 돌아와서 병으로 누워버렸습니다. 이를 본 며느리가 시아버지 목수에게 물었습니다.

 

“아버님, 어찌하여 궁궐을 짓지 아니하고 이렇게 누워 계신가요?”

 

“내가 작업을 시작했는데 실수로 석가래를 짧게 재단하여 자르는 작업을 마친 후에서야 그 사실을 알게 되었단다. 그러니 우리 문중은 3대가 滅門(멸문)지화를 당할 처지에 있구나.”

 

이 말을 들은 며느리가 말했습니다.

 

“아버님은 나무를 다루는 기술이 출중하시니 짧은 목재를 연결해서 길게 만드시면 될 것입니다. 그래, 내가 너무 기가 막혀서 집으로 도망치듯 왔는데 네 말을 들어보니 이을 수 있겠구나.”

 

대목수는 다시 궁궐터에 나가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작업 지시를 했습니다.

 

“잘라낸 나무를 네모로 깎아서 둥근 석가래에 끼워서 연결하라.”

 

이렇게 해서 탄생한 것이 부연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사실 여부를 확인할 길은 없으나 이전의 한옥 추녀보다 부연을 설치하니 곡선이 아름답고 화려해서 보기에 좋았습니다.

 

궁궐이 완성되자 왕이 와서 살펴보았고 아름답게 지어진 궁궐을 보고 크게 기뻐하며 큰 상을 내렸다고 합니다.

 

우리의 삶이나 직장에서나 모임에서 발생하는 사건사고를 그대로만 받아들이지 말고 그 위에서 다른 대책, 대안, 실수를 바탕으로 한 아이디어를 발휘해 보자는 의견입니다.

 

작은 실수가 오히려 큰 성과의 길로 우리를 안내할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자신의 실수나 닥쳐온 상황에 차분히 대처하시기 바랍니다.

 

 

이강석 (李岡錫)

출생 : 1958년 화성 비봉

경력 : 경기도청 홍보팀장, 경기도청 공보과장

         동두천·오산시 부시장 / 경기도균형발전기획실장

         남양주시부시장 /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현직 : 화성시 시민옴부즈만 

저서 : '공무원의길 차마고도', '기자#공무원 밀고#당기는 홍보#이야기' 등 수필집 53권 발간



기자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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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석 기자

공직 42년, 동두천, 오산, 남양주부시장, 경기도 실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역임// (현) 화성시시민옴부즈만, 행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