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에서 사무실과 자리
[기고] 공직에서 사무실과 자리 (2015-04-21) 직장동료와 회식을 가면 서로 마주 보며 머뭇거린다. 자리를 잡는데 1분 이상이 걸린다. 내 자리가 어디쯤이면 적정할까 빠른 속도로 CD를 돌려 선곡을 하듯이 자리를 스캔하고 참석자를 분석한 후 자신의 서열을 4∼5번쯤으로 정한 후 그 자리를 잡는다. 이어서 오늘의 좌장이 들어오면 모두 일어나서 서로서로 상석을 권하며 한 자리씩 물러났다가 다시 빈자리가 생기면 우두머리의 측근 자리로 한 발짝씩 다가선다. 그리하여 과장이 자리하고 앞에는 주무계장, 좌우에 2, 3번 계장이 착석하고 그 언저리는 차석의 차지이니 말석은 문 앞이나 방구석 끝자리다. 하지만, 이 경우는 대단히 불합리한 좌석배치다. 더구나 삼겹살을 먹는 경우 2번 계장은 연신 고기를 굽고 가위로 잘라가며 후배들의 소주잔을 받고 다시 권하다 보면 1시간이 금방 지나가고 오늘 모임의 취지가 무엇인지 조차 모른 채 술에 취하고 만다. 그렇다고 과장과 주무계장 자리에 서무담당을 배치하기도 어렵다. 이른바 급별로 배치되는 경우 대화의 내용은 4그룹 4색이다. 각기 서로 다른 주제를 가지고 열변을 토하고 있다. 그래서 자리배치 추첨표를 만들었다. 오늘 참석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