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에서의 계란 삶기는 게릴라 전략입니다. 연휴 중 어느 날 아침에 필이 오면 동남마트 할인점에 가서 계란 한판을 사옵니다. GS아파트에서 일단 삶아서 들고 출근하면 되는 일이니까요. 오늘 아침 계란 값은 5,400원입니다. 30개 1판이니 1개당 180원입니다. 160원인 날도 있었는데 명절 지났다고 금방 가격이 올랐습니다. 물론 수요와 공급의 곡선이 만나는 가격일 것입니다. 계란은 찬물에서 시작하여 물이 뜨거울 타임에 한쪽 방향으로 5번 정도 계란 더미를 저어 줍니다. 계란의 노른자가 정중앙에 위치하도록 하는 것이라 합니다. 물론 소금과 식초는 가스 불 켜고 곧바로 뿌리고 넣었습니다. 이제 20분 정도 기다리면 계란이 반숙이거나 거의 90% 완숙이 될 것입니다. 팔팔 끓을 때 불을 끄고 냄비를 싱크대로 이동한 후 찬물을 뿌려줍니다. 잠시 후 조심스럽게 물을 따르고 계속해서 찬물에 식힙니다. 계란이 찬물에 수축되면 껍질이 잘 벗겨집니다. 그리고 계란판에 다시 담은 후 시장 가방에 계란 한판을 세워서 넣은 후 공간에 신문을 접어서 끼워줍니다. 장바구니를 들어도 계란이 미끌어 지지 않도록 쇄기를 박아주는 것입니다. 이제 홍유릉 뒷길을 따라 산책하면 됩니다.
1999년 6월 30일에 화성 C랜드 화재사고가 났습니다. 서울집에서 TV를 본 경기도청 J공보관은 즉시 현장으로 달려가 소방관이 촬영한 필름을 입수하였습니다. 다음날 화재 현장 사진이 언론에 제공되었습니다. 대형 사건 현장에는 늘 비디오카메라를 든 소방관이 사건사고 현장을 촬영하는데 방송기자간에 이 필름을 둘러싼 진실공방이 있었고 며칠 후에는 촬영 소방관을 불러 방송된 화면이 본인이 촬영한 것인가를 확인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소방관은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고개를 갸우뚱하고 돌아갔습니다. 사실 화재현장에서 활활 불이 타오르고 교사, 어린이 등이 들것에 실려나오고 한편에서는 불을 끄는 상황에서 제대로 안정된 자세로 촬영하기는 어려울 것이며 장면을 일일이 기억하는 것도 불가능할 것입니다. 그래서 어느 방송국은 화재장면을 다른 화재발생 자료 화면으로 쓰고 다른 방송국은 컴퓨터그래픽으로 화재뉴스를 보도하였습니다. 훗날 우연히 만난 당시 상황을 들었다는 카메라 감독의 말로는 사고당시 방송에 보도된 화면은 소방관 촬영장면이 아니었고 학부모가 홈비디오로 촬영한 것을 어느 기자가 입수했다고 들었습니다. 언론의 경쟁은 사건사고, 정책의 취재에서 시작하여 현장사진, 촬영필름
하나는 목에 걸고 다니고 하나는 출입문 옆 화분 아래 또 하나는 누이동생 전화 안 받으면 우리 집 문 열어봐라 오래돼 썩은 둥치 하나 있으면 내다가 불태워 버려라 이성수 시인 1964년 서울에서 태어나 경희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했다. 1991년 <시와시학>으로 등단, 시집 『그대에게 가는 길을 잃다, 추억처럼』, 『눈 한 번 깜빡』이 있으며 문학동인 빈터회원이다. 「출판저널」기자생활을 시작으로 여러 잡지사에서 일했으며 ‘푸른시민연대’ 문해자 시 교실 자원봉사를 계기로 어르신들 시 강의와 갈매책방 상주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시작메모- 짧지만 옹골찬 시다. 이 시를 시집 『눈 한 번 깜빡』에서 처음 만났을 때에는 가슴이 먹먹해지고 현기증이 났다. 7줄의 행간 속에 생을 마감하는 소멸 과정이 담겨 있으니 이 시는 누가 뭐라도 절창이다. 고독사에 대비한 ‘노인의 열쇠 세 개’ 이 어르신은 죽음 앞에서도 당당하고 가족에게 짐으로 남길 희망하지 않고 있다. 죽음은 어느 누구에게나 예고 없이 찾아오며 우리는 늘 많은 죽음과 맞닥뜨리면서 살아간다. 부모형제, 이웃, 동료, 상관의 죽음 등. 죽음의 형태는 자연사, 병사, 사고사 등 다양하지만 아무도 죽음
중요 정책을 발표하기 위한 기자회견은 딱히 정해진 공간이나 장소가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지만 방송과 신문, 인터넷 등 다양한 매체를 대상으로 설명을 하기 위해서는 브리핑룸이 필요합니다. 평소 언론을 통해 기관장이나 유명인사가 기자회견을 하는 화면을 보면 발표자 뒷편의 이른바 '백드롭'에 신경을 쓰게 됩니다. 발표자는 자신의 주장을 열심히 설명하겠지만 대변인실 직원, 공무원들은 신문 사진이나 방송 화면에 나가는 백드롭의 시각적인 효과에도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화면으로 전하는 홍보효과가 아주 크기 때문에 브리핑룸의 화면 디자인이 대단히 중요합니다. 우선 백드롭에 기관명이나 구호 등을 작은 글씨로 어려번 중복해서 배치해야 합니다. 동영상이든 정사진이든 어느 각도에서나 화명안에 우리 기관명이 나오도록 해야 합니다. 큰 글씨로 새기는 경우 전체화면을 잡을 때는 효과적일 수 있지만 발표자의 얼굴이 클로스업되는 경우에는 큰글씨의 기관명은 잘려나가게 됩니다. 예를 들어 '경기도청' 이라고 크게 쓴 경우 근경에서는 도지사님의 얼굴 뒤에 [경]기도[청]만 보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작은 글씨로 여러개의 '경기도청'과 로고 등을 여러번 중복해서 배치하여야 한다는 주장을 하는
바람 따라 날 던 새 바람 속에서 잠을 잔다 바람은 끝없는 우주를 향해 아무르표범의 포효처럼 하늘 향해 소리 낸다 하늘에서는 뭉게구름이 꾸역꾸역 자라나고 새들은 구름 사이를 자유롭게 유영하고 있다 언젠가는 저 빌딩 숲의 나무들이 구름마을을 뚫고 올라올 것이다 평화롭던 새들의 마을이 하나둘씩 사라진다 구름이 모여들고 거대한 파도를 만들고 출렁거리던 검정 구름이 비를 토해내고 있다 가여워라. 우산 없이 걷는 허리 굽은 사내 순간 급히 무지갯빛 날개 펼치며 우산이 되어 주는 저 새 아름답다. 김재자 시인 경기화성 출생, 일간지에 ‘노랑부리 백로’ 등을 발표 작품 활동 시집 『말 못 하는 새』가 있으며 글샘동인, 현재 용인병원유지재단 행정부원장 -시작메모- 요즘 세상을 보면 그야말로 바람 잘 날 없이 시끄럽다. 더러는 러시아 연해주와 아무르강 강가의 표범이 포효하는 것과 같은 폭풍도 있지만, 사람들은 누구나 크건 작건 바람 속에서 살고 있는 것은 틀림없다. 바람의 상징성은 일종의 풍파다. 아무리 온실 속이라도 바람은 언제나 우리 주위에서 불고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바람에 순응하며 살려고 노력한다. 그러나 세상은 녹록지 않다. 먹고 사는 것이 그러하듯 사람들은 바람
살아가면서 긍정적인 생각과 부정적인 생각이 극명하게 갈라지는 경우는 흔하지 않습니다. 대화 중에 나오는 어휘들을 보면 50대는 긍정적인 표현을 많이 하는 것 같은데 젊은 층으로 내려갈수록 부정적인 표현을 쓰고 중고생의 경우에는 바람직하지 않은 용어구사가 많은 듯 보입니다. 더구나 대화의 반 이상을 욕으로 느껴지는 단어를 생각없이 쓰는 경우도 접하게 됩니다. 청소년의 상황을 보면 '반갑다 친구야!' 라고 전하는 말인듯 보이는데 대화내용은 비속어가 많이 첨가된 아주 거친 문장으로 구사됩니다. 그리고 ‘안돼요’를 남발하는 것도 안타깝습니다. 식당에서 "아줌마 여기 물 좀 더 주면 안돼요?" 물을 더 달라는 말인데 참 어렵게 표현합니다. 젊은 엄마들이 아기에게 "안돼 안돼!!!"만을 반복하고 "참 잘했어요! 옳치!!!"라는 말을 쓰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10대 전후 아이들은 엄마 목욕하면 안돼? 우유 마시면 안돼? 잠깐 자면 안돼? 등 모두 안돼는 것으로 자신의 의사표시를 하고 있습니다. 우리 집 아이들은 치킨과 피자만 좋아한다고 말하는 엄마가 많습니다만 그 엄마가 아이들에게 삼계탕과 김치전을 먹이지 않고 그렇게 말한다면 잘못일 것입니다. 집 주변에
흔히 철부지란 계절의 변화를 모르는자를 지칭합니다. 한여름에 두터운 옷을 입고있다면 계절을 모르는 ‘철부지’인 것입니다. 9급 신규공무원을 지나서 이제 막 공무원으로 세상에 발을 내딛던 시절의 이야기입니다. 면사무소 직원이 도청 직원으로 가는 것이 얼마나 큰일인가 조차도 잘 몰랐던 이야기입니다. 그날 팔탄면사무소에서 경기도청 소속의 사업소인 농민교육원으로 발령을 받는 상황을 회고해 봅니다. 동동주에 살짝취했다. 면사무소 회의실 장의자에서 널부러져 단잠을 자고 있는 나를 깨우는 이가 있다. 발로 뻥 차는 느낌이 들었다. 발령이 났단다. 아 1년여 만에 나도 고향인 비봉면으로 가는구나 했다. 도청발령은 생각하지 않는 터였다. 그런데 도청소속의 농민교육원으로 발령이 났다. 도청으로 가기전에 군청에 들러 전출 발령장을 받았다. 요즘에도 가끔 연락하는 이00선배가 내무과에서 대기중인 나에게 다가와서는 큰 소리로 ‘이서기 축하해여!’한다. 이분이 팔탄면 출신인데 주변 사람들이 무엇을 축하하는가 묻자 “몰랐나?, 팔탄 출신 이서기가 도청으로 간다네!”했다. 일어서서 수줍게 인사를 하였다. 비봉출신이고 팔탄면에서 1년6개월 근무했다. 경기도청은 팔달산에만 있는 것이 아니었
공무원들이 힘들어 하는 일중 하나가 보도(報道)자료 작성입니다. 행사를 위한 연설문은 더더욱 어려운 일입니다. 정답이 없어서 힘든 일입니다. 하지만 조금 쉽게 생각하면 이처럼 쉬운 일도 없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보도자료는 정말로 자료일 뿐 직접 기사를 쓰는 것이 아니요, 연설문(演說文)도 이야기할 소재를 나열하는 것이지 직접 청중 앞에서 스피치하는 것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주부가 전통시장에서 장을 보듯이 보도자료는 충분한 자료를 음식 재료처럼 준비하면 될 일이요, 연설자료 역시 그 행사에 쓰임직한 어휘와 단어 그리고 키워드를 제공하면 되는 것입니다. 연설하시는 분의 평소 취향이나 스피치 스타일을 사전에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음식을 준비할 때 그분의 식성을 알아두면 편리한 것과 같이 연설하시는 분을 파악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연설이나 요리나 기사나 모두에게 임펙트가 한 두개 있어야 합니다. 오늘 연설에서 강조할 단어, 오늘의 요리 차림에서의 대표메뉴, 오늘 신문기사의 핵심 제목을 정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청중들은 일상의 어제와 똑 같은 반복을 거부합니다. 식객(食客)은 늘 새로운 맛을 갈구하는 것처럼 자들은 어제와는 조금 다른 기사를 기대하면서 신문
조물주가 천하에 으뜸가는 경승을 하나 만들고 싶어 온 산의 봉우리들을 금강산으로 불러들여 심사했다고 합니다. 둘레가 4km쯤 되는 울산바위는 울산을 출발하여 금강산을 향해 달려갔습니다. 하지만 덩치가 커서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금강산의 일원이 되지 못하였습니다. 울산바위는 고향으로 되돌아가는 것도 쉽지 않다 생각하고 지금의 자리에 눌러 앉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조선시대에 설악산을 방문한 울산부사가 이 울산바위의 전설을 듣고 신흥사를 찾아가 주지스님에게 “울산바위가 너희가 관장하는 사찰림에 와 있는데 땅세를 물지 않으니 괘씸하기 그지없다. 땅세를 내 놓아라”말했습니다. 그래서 신흥사 스님들은 매년 ‘울산바위세’를 물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해에 신흥사의 동자승이 나섰습니다. “이제 세금을 내지 못하겠으니 이 바위를 도로 울산 땅으로 가져가시오.” 이에 울산부사가 답했습니다. “이 바위를 재로 꼰 새끼로 묶어주면 가져가겠다.” 재로 새끼를 꼴 수 없으니 계속해서 산세를 받겠다는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생각깊은 동자승이 사람들을 모아서 청초호와 영랑호 사이 지금의 속초 시가지가 자리한 땅에 많이 자라던 풀로 새끼를 꼬아 울산바위를 동여맨 뒤에 그 새끼를 불로
행정기관이나 기업에서 언론에 내놓는 보도자료는 언론 보도문이 아니라 말 그대로 '보도자료'입니다. 혹시 보도자료를 잘 쓰기 위해 시간과 정열을 소비, 허비, 낭비하고 있지는 않은가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실전에서 보면 제목부터 소제목, 본문 내용이 기사문을 전제로 작성되어 배포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 방식이 정도, 지름길인가 하는 점에는 의문이 있습니다. 보도자료는 한정식 집에서 접시에 담아 소스로 그림을 그려 멋을 낸 후 식탁위에 따끈하게 올려진 요리가 아니라, 농산물시장에서 구매하여 주방에 방금 도착한 아주 신선한 식재료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무우와 배추와 파, 마늘, 붉은 고추 등이 도착하면 아마도 보통의 주방장은 열무김치, 배추김치, 겆절이 등을 상상할 것입니다. 그런데 상상력이 앞서고 창의력이 좋은 주방장이라면 이 재료 중에서 어느것을 택하고 무엇을 버릴까를 생각할 것입니다. 즉, 주어진 재료에서 일반적인 음식을 상상하는 주방장이 있고 어떤 재료를 특화해서 새로운 요리를 창조하겠다는 조리장도 있을 것입니다. 언론인도, 기자도 하나의 사건이나 행사, 모임을 보면 시대상과 언론사의 사시 등 다양한 각도에서 분석을 하고 자신이 취할 기사의 방향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