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말

  • 등록 2026.02.13 15:28:24

스토리칼럼 '거울에 비친 세상' 열다섯번째 이야기

 


 

우리는 살면서 누군가와 비교되는 상황을 종종 마주하게 됩니다. 엄친딸! 엄친아! 이들은 과연 존재할까요? 학창 시절 엄마 친구 자식들은 항상 공부도 잘하고 품행도 바른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습니다(모든 사람이 꼭 그렇다는 건 아닙니다). 어딘가 있을 엄마 친구 자식들은 내가 되고 싶은 존재 같았습니다. 학창 시절 뿐 아니라 사회에 나와서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엄친딸은 존재할 겁니다. 만찢남들을 TV나 영상에서 볼 수 있듯이 말입니다. 그런데 그들은 우리가 쉽게 만날 수 있는 이웃은 아닐 겁니다. 그저 다른 세상에 사는 사람들 이야기처럼 들립니다.

 

얼마 전 박정민, 권해효 주연의 영화 ‘얼굴’을 봤습니다. 태어나서 아무것도 볼 수 없었던 시각장애인임에도 불구하고 가장 아름다운 도장을 만드는 장인이 된 ‘임영규’와 그의 아들 ‘임동환’의 이야기입니다. 어느날 경찰서에서 40년 전 실종된 아내이자 어머니 ‘정영희’의 백골 사체가 발견됐다는 전화를 받습니다. 얼굴조차 몰랐던 어머니가 살해됐을 가능성도 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 아들 임동환은 임영규의 다큐멘터리를 촬영하던 PD와 함께 어머니의 죽음을 추적하는 합니다. 그리고 그 곳에서 숨겨졌던 진실을 마주하게 됩니다. 어머니의 죽음을 쫓는 과정에서 어머니와 함께 일했던 사람들 모두 별명은 ‘똥걸레’이며, ‘괴물처럼 못생겼다’는 말만 듣습니다.

 

아들인 영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얼마나 못생겼길래 다들 그렇게 이야기하는지.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 더 이상 영화 이야기는 하지 않겠습니다.

 

그런데 이 상황 어디선가 보거나 경험해 본 적 있지 않습니까? 주로 우리들의 일상에서 아무렇지 않게 가십으로 이야기하는 연예인들 이야기나 친구들과 만나 한 번도 본 적 없는 회사 동료나 거래처 사람들의 뒷담화. 그러나 뒷담화의 당사자는 자신이 이렇게 평가받는지 알고 있을까요? ‘없는 자리에서는 나랏님도 욕한다’는 속담도 있지만, 확인도 없이 남의 말을 그대로 믿었던 적 없습니까?

 

지나가는 말이려니 하고 확인도 하지 않으면 그 사람은 그냥 그런 사람입니다. 안 볼 사람이니까 상관없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 주인공이 ‘나’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친구니까 가족이니까 하는 말 그대로 믿어주면 세상에는 좋은 사람도 많겠지만, 나쁜 사람들도 그만큼 많을 겁니다.

 

누구는 좋고 누구는 싫고, 아침에는 싫었다가 저녁에는 좋아지는게 인간관계입니다. 첫 만남은 최악이었지만, 결국에는 둘도 없는 사이가 될 수도 있고, 반대일수도 있습니다. 앞을 알 수 없는게 인간관계입니다. 그런데 남의 말 한마디만 믿고 언젠가는 볼 수도 있는 사람을 그렇게 규정해 버리면 그 사람의 진심 그리고 제대로된 모습을 볼 수 없을 겁니다.

 

다른 사람들의 말을 무조건 믿지 말라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참고 사항이라는 걸 명심해 두십시오. 남의 말만 듣다 당신은 제대로 된 판단을 할 수 없게 될 수도 있습니다.

 

곧 명절입니다. 온 가족이 모이면 또 이런 일들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남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도 있겠지만, 가끔은 흘려들을 필요도 있습니다. 부디 평안한 명절 보내시길 기원합니다.

 

 

당신의 미소가 보고 싶은 '거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