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올해 첫눈이 내렸습니다. 첫눈하면 드라마 도깨비의 OST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첫눈처럼 너에게 가겠다’를 떠올리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노래는‘…너를 지켜보고 설레고/우습게 질투도 했던/니가 준 모든 순간들을/언젠가 만날/우리 가장 행복할 그날/첫눈처럼 내가 가겠다/너에게 내가 가겠다’고 말합니다. 화자는 우리 가장 행복할 그날 첫눈처럼 내가 가겠다고 말하며 첫눈에서 행복을 보고 있습니다. 80년대를 보낸 사람들 중에는 이정석의 ‘첫눈이 온다구요’를 떠올리는 분들도 있을겁니다, ‘…슬퍼하지 말아요/하얀 첫눈이 온다구요/그리운 사람 올 것 같아/문을열고 내다보네’ 이 노래 화자 역시 첫눈에 그리운 사람이 올거라는 희망을 품고 있습니다. 이처럼 많은 사람들은 첫눈에서 설레임과 행복의 감정을 떠올립니다. 또 하얀 눈으로 덮힌 세상을 보고 있노라면 왠지 따뜻해 보입니다. 장맛비가 세상의 모든 것을 쓸어버릴 것 같은 느낌이라면, 눈은 세상의 모든 번뇌와 고통을 덮어주는 그런 느낌입니다. 그리고 아무도 걷지 않은 길에 자신의 첫 발자국을 남기고 나면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달에 첫발을 내딛은 닐 암스트롱이 된 듯한 기분도 느껴지기도 합니다. 용혜원 시인의 ‘첫
얼마 전 한 영상으로 보고 빵 터졌습니다. 어른들은 다 아는 속담 퀴즈에 대한 아이들의 답변을 소개하는 내용이었습니다. 그 중 하나가 ‘사촌이 땅을 사면 ( )’의 빈칸에 한 아이가 쓴 답은 ‘가본다’였습니다. 해석이야 사람들마다 다르겠지만, 보통은 답이 틀렸다고만 하지 아이가 그렇게 쓴 이유를 깊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아이들의 엉뚱한(?) 답변들을 듣다 보니 아이들의 답이 꼭 틀린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게 퀴즈에는 사람들이 원하는 답이 있습니다. 이 글을 읽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위 퀴즈의 답이 ‘배가 아프다’라는 것을 모르지 않을겁니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퀴즈 중 하나인 ‘아침에는 네발로 걷고, 점심에는 두발로 걷고, 저녁에는 세발로 걷는 것은’ 바로 ‘사람’입니다. 이 퀴즈의 출제자가 누군지 모르겠지만, 정답에 접근하기 위해서는 아이들의 발상으로 접근하면 어렵지 않은 퀴즈라고 생각됩니다. 소설가 베르나르 베르베르도 소설 ‘개미’에서 상당히 재미있는 퀴즈를 냈습니다. 성냥개피 6개로 한 변의 길이가 성냥개피와 같은 정삼각형 4개를 만드시오. 힌트는 ‘다르게 생각하라’였습니다. 아직 책을 읽지 않은 분을 위해 답은 쓰지 않겠지만
시나브로 ‘춥다!’ ‘춥다!’ 했더니 어느새 겨울입니다. 겨울하면, 따뜻한 전기장판 위에서 이불을 덮고 귤을 까먹으면 천국이 따로 없지요. 그랬던 적이 언제였는지 가물가물합니다. 겨울이 되면 저마다 따뜻한 음식을 절로 떠올릴겁니다. 대표적으로 군고구마, 어묵 국물 등 사람마다 식성에 따라 다르겠지만 뭐니뭐니해도 붕어빵은 최고의 대표 음식 중 하나입니다. 예전 붕어빵에는 팥이 가득 들어있었습니다. 겉바속촉의 원조급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런 붕어빵이 몇 해 전부터 찾아보기 어려워졌습니다. 겨울내내 붕어빵을 못 본적도 있었습니다. 아쉬운 마음 달래려고 붕어빵에 대한 이야기로 대신하곤 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붕세권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붕어빵에 대한 인기가 다시 높아지고 있습니다. 빵 속에 들어가는 재료도 다양해졌습니다. 지난해에는 MZ의 성지로 불리는 성수동에 붕어빵 팝업이 열렸습니다. 팝업에서는 팥붕어빵은 물론 슈크림, 초코, 달고나, 타코야키, 어묵, 소시지, 어묵치즈붕어빵까지 예전에는 상상만 했던 재료들이 들어갔습니다. 심지어 팥이 안들어가는 소금빵 붕어빵도 등장했습니다. 많아진 붕어빵 종류를 보면서 ‘문득 원조가 사라지지는 않겠지?’라는 기우가 들기
문득 밤 산책이 하고 싶어졌다. 요 며칠 쌀쌀해진 날씨 탓에 고개를 떨군 채 산책로를 걷다 하늘이 궁금해졌다. 밤하늘을 본 적이 언제였더라? 막상 고개를 들어본 밤하늘은 쓸쓸하고 적막했다. 어린 시절 그 많던 별은 찾아볼 수 없고, 간혹 어딘가로 향하는 비행기 불빛만 보였다. 그 많던 별은 어디로 사라진걸까? 아마도 도심 곳곳에서 밝히고 있는 네온사인 등의 불빛이 우리 눈에는 희미하게 여겨지는 별빛을 가로막고 있으리라. 어린 시절 밤하늘을 수놓았던 별들은 저마다 사연이 있었다. 별을 묶어 별자리로 부르기도 했다. 옛날 사람들은 별자리의 관측 시기와 위치 등에 따라 날씨의 변화를 예견했다고도 한다. 일상과 떼려야 뗄 수 없었는데, 지금은 찾아보기 힘들다니 안타깝다. 특히나 북극성은 과거 항해사, 탐험가들에게 밤하늘에서 길을 잃지 않게 도와줬다. 그만큼 별은 사람들에게 소중한 존재다. 그런 별을 볼 수 없음에 어린 시절 밤하늘에 적어뒀던 무수한 사연과 기억들이 마치 블랙홀에 빠져들어가 버린 것 같았다. 사람들도 별에 대한 기억을 잊어버리고 살아갈까? 하지만 요즘 사람들은 밤하늘의 별보다 일상에서 더 많은 별(star)을 만나고 산다. 대중의 인기를 먹고 사는 별
‘교복을 벗고 처음으로 만났던 너’로 시작하는 노래가 있다. 이 노래를 아는 혹은 한번쯤 들어본 사람들은 노래 제목을 ‘교복을 벗고’로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다. 노래 제목을 다시 한번 알려주려는 건 아니다. 그만큼 노래 인트로의 임팩트가 강했기 때문일 것이다. 노래를 소개하려는 것도 아니다. 이 노래말처럼 90년대 학창 시절을 겪었던 많은 사람들은 교복을 벗으면 지금과는 다른 세상이 열릴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이 있었다. 대학을 가고, 회사에 취업하면 쳇바퀴처럼 돌던 학창 시절은 없을 거라고. 대학을 가면 연애도 하고 다양하고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고, 또 졸업을 해서 취업을 하면 결혼도 하고 돈도 많이 벌어 토끼같은 아이와 함께 내 집에서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그건 당연한 것이라고. 그 시절 학창시절을 보냈던 많은 사람들은 그게 당연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지금 되돌아보면 그 당연한 꿈은 ‘허무맹랑’이었다는 걸 깨닫고 자신에게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해내가며 살아가고 있지만. 그때는 지금보다도 시간이 천천히 흘렀다. 물리적 시간이야 똑같겠지만, 그 시대를 살았던 많은 사람들은 기다림을 즐길 줄 알았다. 아니 기다려야 했다. 지금이야 스마트폰
안녕? 안녕! 사람들은 단어 하나로 여러 가지 감정을 표현할 수 있다. 말할 때는 어투와 표정으로 어렵지 않게 의도를 알 수 있지만, 문자의 경우는 문장기호로 대신한다. ?(물음표)의 경우 안부 등을 묻는 경우 주로 사용하고, !(느낌표)는 단호함 등의 의미를 담는다. 필자가 지금 말하고 싶은 안녕의 감정은 계절 변화에 대한 이야기다. 반짝 추위 탓인지 길거리에 패팅을 입을 사람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올 여름 무더위는 모든 것을 집어 삼켜 마치 가을이나 겨울이 오지 않을 것처럼 계절을 잊게 했다. 그렇지만 시나브로 시간이 흘러 아침 저녁 뉴스에서는 완연한 가을 날씨를 만긱할 수 있다는 멘트가 흘러나온다. 학창 시절 필자는 우리나라는 4계절(봄, 여름, 가을, 겨울)이 뚜렷하다고 배웠다. 하지만 수년전부터 4계절이 흐릿해지는 듯하다. 야외 활동하기 가장 좋은 계절이던 봄과 가을이 짧아졌고, 농담처럼 조만간 없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대화를 나누던 날도 부쩍 많아진 것 같다. 봄과 가을은 무더운 여름과 추운 겨울 사이에 완충지대다. 봄은 추위가 끝나고 무더운 여름이 올테니 준비하라는 시간이고, 가을은 그 반대다. 그런 봄과 가을이 짧아지니 계절을 준비하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