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방송에서 김홍신 작가님이 만년필로 하루 12시간 이상 글을 쓰면서 팔목이 아프고 어깨가 마비되는 고통을 겪으시면서 저술에 몰두하신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국회의원 8년간은 저술을 중단하셨고 나머지 인생에서 글쓰기에 전념하셨다고 합니다. 그런데 스스로 '기계치'여서 키보드를 쓰지 않으신다고 합니다. 물론 만년필로 원고지나 노트에 글을 쓰는 손맛이 있다고 하십니다. 하지만 머리속에 뭉게구름처럼 피어오르는 시상을 스피드하게 타자로 이어가신다면 더 멋진 글이 나올 수 있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베토벤의 월광곡은 마슴속으로 날아오르는 악상을 아주 짧은 순간에 담아낸 것이라고 합니다. 글도 베토벤의 악상처럼 순간적으로 번개처럼 다가서는 문장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만년필에 잉크 넣어서 손가락으로 눌러쓰면서 아픈 손목에 파스를 뿌리실 것이 아니라 손가락으로 톡톡 건드리기만 하면 글이되고 문장이 되고 만년필처럼 잉크를 찍을 일도 없이 無限軌道(무한궤도)처럼 탱크처럼 달려가는 컴퓨터 워딩의 기능을 활용해 보실 만도 합니다. 시인도 컴퓨터로 작품활동을 하는 시대인데 더구나 장문의 소설을 쓰시는 분이 지금도 손목에 힘을 주어 잉크로 원고지를 채워가신다니 조금 안타까움이 있
15라운드 60분동안 진행되던 과거 WBA, WBC 권투에서 15라운드 종료를 알리는 공이 울리고 심판이 두 선수를 갈라 놓으면 아직도 힘이 남았다고 심판에게 알리고 싶은 듯 끊임없이 허공으로 펀치를 날리고 이른바 이제부터 다음 경기를 준비하는 듯 새도벅싱을 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해설자는 "이 대목에서 저렇게까지 어필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선수가 경기시간에 최선을 다해 혼신의 힘을 다했어야지 아직 힘이 남았다는 것을 과시하는 듯 저러는 것은 심판에게 별로 어필할 것 같지가 않다."고 말합니다. 그렇습니다. 운동경기를 하는 경우 최선을 다하고 스포츠맨십으로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여야 할 것입니다. 3명의 심판이 매긴 점수에 의해 판정승 하기도 하고 판정패로 지기도 하는 것입니다. 심판은 채점한 점수를 계산하느라 바쁜 시각에 링 위에서 나홀로 주먹을 날린다고 점수가 바뀌지는 않을 것이니 말입니다. 수요일 점심에 서둘러 구내식당에 갔습니다. 내일 목요일 부터 임시공휴일이 포함된 4일간의 연휴이니 오늘은 금요일 같은 수요일입니다. 그런데 식당 게시판에는 메뉴판 3장이 붙어 있습니다. 자세히 보니 월요일, 화요일, 수요일 3일치를 지난 월요일에 게시한 듯 한데 오
쉽게 생각하면 시는 쓰기에 편안하고 짧을수록 좋은 시처럼 느껴지니 단시간에 마음속 생각을 글로 적으면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리고 이 세상에 나와 있는 시와 그리고 앞으로 매일 아침저녁으로 탄생할 그 수를 알 수없는 시도 비슷한 형상으로 나올 것이다. 다만 어느 시는 신춘문예 심사위원들이 가려 뽑아 신문에 크게 보도할 것이고 누구의 시는 그냥 자신의 까페에서 혼자 놀다 잠들고 다시 다음날 아침에 깨어서는 늘 그 페이지를 장식하고 있을 것이다. 까페에서 조회수가 수 천번이라고 해서 그 시가 더 무거워지는 것인지, 또는 1자리수 조회수를 기록했다고 그것은 시가 아닌 것 또한 아닐 것이므로 참 편하고 쉽고 누구나 도전할 수 있는 문학분야라는 생각을 한다. 이른바 대하소설은 작가가 산중에 들어가 10년동안 거의 매일 원고지를 잡고 늘어져야 가능한 것이라지만 시는 비오는 날 고속도로를 달리는 버스안에서 스마트폰 자판을 몇자 두드리면 까페로 날아가 한 페이지를 장식하게 되고 다음날 까페를 열면 그 자리에 다소곳이 활자들이 배열해 있으니 참 편한 일이고 더구나 2013년 이 시대에는 더더욱 쉬운 일이다. 다만 시는 어느 상황에 대한 느낌을 평온하게 적어야 한다는 생
우리가 자주 행복하게 만나는 김밥은 분석적 시각에서 보면 "밥김'이라고 하는 것이 우선순위에 맞을 것이다. 밥, 계란전, 맛살, 연근, 시금치 등이 들어있고 들기름, 참깨, 소금등이 함께하고 있으니 말이다. 팥죽도 외형은 초콜릿 색이지만 그 내용물은 밥이 70%를 넘을 것이다. 나머지는 물과 양념이 차지한다. 그런데도 우리는 외관을 보고 팥죽이라 한다. 이런 관점에서 김밥의 재료를 보면 제조자에 따라 비율이 조금 다를 수 있겠으나 대략 밥 60%, 계란 12%, 시금치 5%, 연근우엉 10%, 맛살 9%, 참깨 1%, 김 2%, 기타 양념 1%로 볼 수 있다. 그러니 '밥계란찬김'이라 불러야 할 것이다. 하지만 대기업을 좌지우지하는 오너의 주식 지분이 10%를 넘지 않는것 처럼 밥이 많아도 김이 외관을 담당하고 밥알을 잡아주는 김의 기능성을 강조하여 김밥이라 부른다. 분석적으로 보면 이는 마치 꼬리가 몸통을 흔드는 격이라 할 것이지만 그 제조과정에서 주부가 김밥이라 생각하면 김밥인 것이다. 하지만 개인적 생각으로는 대락 2%에 못가는 김이 밥과 그 재료들을 감싸고 있다는 이유로 김밥이라 부르는 것은 불공평한 일이다. 금괴를 노랑 보자기로 쌓았으니 '금보자기
초등학교 시절 육성회비, 기성회비, 연구회비 못 내서 집으로 돌려보내지는 학생이 80%가 넘었다. 그래서 수업을 중단하고 책가방은 교실에 둔채 학생들이 주르르 집으로 간다. 가방이 학교에 볼모로 있으니 다시 학교에 가야하는데 집으로 가면 부모님들은 그시각에 뙤약볕에 보리타작이 한창이다. 이 보리를 다 긁어 모아도 기성회비 300원을 내지 못한다. 그냥 다시 학교로 돌아갔다가 무거운 발걸음으로 책가방을 메로 집으로 향한다. 초여름이 되면 새로 담임을 맡으신 선생님이 '가정방문'을 하신다. 이마 학교에서 재봉틀 있는 집, TV있는 가정, 전축, 냉장고 등 가전제품 상황을 제출한바 있는데 이번에는 선생님께서 직접 가가호호 방문하여 부모님을 면담하시고 가정형편을 파악한다는 것이다. 가장 싫어하는 것은 학생 본인이다. 국민(초등)학교 3-4학년 사춘기의 아이들은 선생님이 우리집에 와서 집안 살림을 보고 부모님을 만나는 것이 그냥 싫었다. 흰 부라우스에 검정치마를 입으신 단아한 여선생님의 제자로만 기억되고 싶은 것이다. 농사일에 헝클어진 엄마의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았던 것이다. 사실 이 어린 감성 가득한 초등생을 불효자라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13살 사춘기 소년에
비가 온다 해서 여행이 크게 방해받는 것은 아니다. 약속된 날이고 11쌍 부부가 함께하기로 한 여행일정이다. 사실 누구나 한번씩 해야하는 총무인데 오늘 여행의 총무님 부부도 오래전부터 준비했다. 우선 회원들에게 일정을 알렸고 동의를 받았다.관광버스를 예약하였다. 10월27일도 성수기라서 한달전에 버스를 잡아 두었다. 과일을 사고 떡을 주문했다. 여행지를 각각 예약하고 가이드, 해설사 일정에도 1-2시간 씩 우리의 일정을 넣었다. 부부들은 가족에게도 한달전에 오늘의 가평 여행일정을 알려서 각각의 스케줄에 반영해 두었을 것이다. 그러니 비가온다 해서 연기할 수 있는 여행이 아니다. 나로호는 작은 고무부품 때문에 발사를 연기했고 그것이 3-4일이 아니라 3-4개월이 될 수도 있단다. 그랬다. 비가 오는 날 아침일찍 집을 나섯다. 사실 비가 오면 더더욱 일찍 서둘러야 한다. 세상일이라는 것이 다 그러하듯이 조금 서두르면 걱정을 던다. 마음의 걱정도 예방할 수 있는 것이다. 역시나 1착으로 가니 ‘비젼21’관광버스가 기다리고 있다. 기사님의 포스가 문학적이다. 이분의 능력은 나중에 소개한다. 9가족이 모였고 가평 현장에 2가족이 오신단다. 비가오는 팔달산에서 우리는
1980년대 공직사회의 課長(과장)은 중앙부처이든 도청, 시청, 군청 어디에 근무하든 2016년 오늘날보다 심히 誇張(과장)되었습니다. 일단은 머리에 기름을 번지르르하게 발라서 반짝 거립니다. 늘 양복을 입고 8시 이전에 출근하여 국장님실에서 매일매일 회의를 합니다. 국장실에서 회의를 마치면 과장님들을 국장실에 남겨둔 채 시장실에 가서 30분 정도 회의를 하고 9시경 다시 국장실에 돌아와 기다리던 과장들에게 시장님의 지시사항을 전달합니다. 당시의 소통방법은 口頭(구두)로 전하는 것이 대부분이고 더러 자료를 만들어 배포하지만 복사기 사정도 어렵고 컴퓨터 워딩도 없었으므로 말로 지시하고 수첩에 적는 방법을 많이 쓰고 있습니다. 아직도 공무원들이 출장이나 구내식당 행사시에 커다란 수첩을 들고 몸의 중심을 잡는 이유일 것입니다. 20대에 공직에 들어와 30년 동안 수첩을 들고다닌 50대 공무원이라면 누구나 수첩을 들어야 걸음이 편합니다. 예식장이나 칠순잔치에 양복입고 그냥 걷자면 영 불편합니다. 어느 손 하나가 자리를 잡지 못하는 듯 보이는데 거기에 결혼기념품으로 종이 포장된 수건이나 화과자를 들려주면 몸이 편안해 합니다. 수첩과 친밀한 우리의 존경하는 과장님들은
공직을 퇴임하면서 공무원증을 반납하는가 궁금합니다. 영화에서 열정적인 경찰은 자신의 과실을 인정하면서 권총, 탄띠 그리고 경찰 뱃지를 상사에게 반납합니다. 일련번호가 양각되어 있는 경찰 뱃지는 경찰의 상징이고 자존심입니다. 브르스윌리스는 웃통을 벗어도 허리춤에 경찰 뱃지를 걸고 범인과 대치하면서 권총을 쏘며 작전을 펼치고 있습니다. 자신이 쓰던 공무원 책상에서 개인 용품을 꺼내어 포장하면서 어떤 느낌이 들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38년 공직생활중에 30번 정도 발령을 받고 자리를 이동하여 새로운 책상을 배정받았는데 명퇴를 하거나 공로연수를 떠나게 되면 정해지지 않은 후임자에게 책상과 의자를 인계하여야 합니다. 몇 군데 은행에 가서 통장을 정리하였고 이제는 주거래은행 하나면 족할 것입니다. 연금을 받을 통장 하나만 있으면 되겠군요. 별도 비자금도 없고 특별히 관리해야 하는 개인적 기금도 없으니 말입니다. 산중턱에 사는 어르신의 물항아리처럼 물을 길어 붓고 쪽박으로 퍼서 밥 짓고 찌게국물 추가하고 다시 바닥으로 내려가면 바가지 들고가서 낙엽 긁어낸 후 맑아지기를 기다려 술동이에서 전한술 떠내듯 샘물받아 이고 내려오듯이 말입니다. 20날 월급대신 연금이 들어온 통장
생각의 이전에 백지상태에서 또는 줄기세포 상태에서 자신이 1달 후에 인체의 어느 부분을 담당하게 될지조차 모르는 논산훈련소 8중대 2소대 소총수인 것처럼 서있는 훈련병의 눈빛으로 있을 당시부터 이미 그 세포 속 핵에서는 생각이라는 것이 존재할 수도 있었습니다. 이 대목은 아마도 신의 세계, 조물주의 영역으로 보아야 하겠지만 그래도 틈새시장, 역새권으로 인간의 한 부분, 片鱗(편린)이라도 되는 생명의 역할을 한다는 사명감으로 이 작은 세포 속에 생각이라는 것, 의식이라는 어떤 진동이 존재하였을 것이라는 추론을 해보는 것입니다. 그리하면 인간으로 살면서 마음대로 못하는, 운명으로 행복하게 받아들이는 몇 가지에 대해 공감을 할 것입니다. 그 몇 가지 중 압권은 우선 부모와 가족입니다. 나의 아버지와 어머니에게서 태어난 것이 한없이 행복한 일입니다. 도저히 다른 집 다른 부모의 품에서 태어나리라는 생각조차 금기시하는 것입니다. 병아리가 알을 깨고 나와서 어미닭을 알아보는 방법이 눈으로 확인하는 것보다 더 확실한 방법이 있을 것입니다. 냄새, 진동, 육감 등 다양한 방법이 가능하다는 말입니다. 병아리도 어미닭을 알아보는 것이 자연의 攝理(섭리)이니 조금 낫다는 인간의
의정부 부대찌게가 150원이던 시절이 있었답니다. 1970년대 후반일 것으로 생각합니다. 당시 9급 공무원 월급이 5만원 정도였으니 150원으로 나누면 333이 되고 요즘 9급 공무원 월급이 230만원이라면 10,000원으로 계산하면 230그릇이니 어느 정도 맞아 떨어진다는 생각을 합니다. 물론 이 같은 저의 계산법에 이의가 있는 분이 있을 것입니다. 첫 발령을 받은 비봉면사무소 사거리에는 청룡집이라는 정육점이 있어서 김치찌게에 밥을 팔았습니다. 단골인 면사무소 직원들은 아무 때나 가서 스스로 밥을 차려 먹었습니다. 먹을 만큼 밥을 퍼서 곰삭은 신김치 돼지고기 찌게와 함께 점심을 먹고 저녁을 해결했습니다. 누가 얼마를 먹었는지 기록도 없습니다. 윤 사장님은 월급날 밥값 내겠다고 오는 공무원들에게 알아서 내라 했습니다. 이번 달에 20번 정도 먹은 것 같다고 하면 1끼니에 얼마씩 쳐서 받았습니다. 더 먹었다 하지도 않고 공무원들이 먹은 숫자를 몇 끼니로 할까 고민도 하지 않습니다. 사장님이 그냥 조금만 받으려 하시니 말입니다. 하지만 밥만 먹는 것이 아니라 가끔은 돼지고기 두부찌게를 주문해서 소주나 막걸리를 마시는 이른바 '약식회식'이 있고 그날 먹은 식대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