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고문에 대한 소고 현직 공무원으로 근무할 때에는 가끔 기자분들이 기고문을 청탁하기도 하고 스스로 글을 써서 보내면 일주일안에 신문에 멋지게 나와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퇴직 이후에는 글을 쓰는 의욕도 줄었거니와 어쩌다가 파삭하고 떠오른 소재를 가지고 글을 써보아도 어느 신문 누구에게 기고문을 보낼 것인가부터 고민이 됩니다. 그래서 글을 쓰는 의지가 더더욱 약화되고 써놓은 글을 고치면서 이 글을 누가 받아줄까 걱정을 하기도 합니다. 실제로 기고문을 보내면 인사치례로 고맙다고 답을 합니다만 편집회의에서 밀려났는지 신문지면에 오르기가 쉽지 않습니다. 최근에도 두편을 두 언론사에 보냈지만 하나는 2주, 다른 글은 1주일을 넘겨도 신문기사로 나오지 않습니다. 혹시 신문에는 나오지 못해도 인터넷에 올려주었을까 하는 기대로 검색어를 넣어보아도 과거의 다른 글이 떠오를 뿐 최근의 글로 나나타지 못하고 있습니다. 누군가 선배에게 퇴직후 힘이 빠진다고 고백하니 앞으로 내려놓을 것이 더 많을 것이라면서 아직도 어깨의 불필요한 힘이 남았다고 지적을 합니다. 어깨의 힘을 빼야 퇴직 후 편안하게 살아갈 수 있나 봅니다. 힘빼기로 말하면 공직과 골프입니다. 어깨의 힘을 빼야 성공하
▩ 대통령의 의자 ‘빙글빙글 도는 의자 회전 의자에 임자가 따로 있나 앉으면 주인인데 사람 없어 비워 둔 의자는 없더라~’ 가수 김용만 선생의 노래 ‘회전의자’ 머리가사입니다. 1966년에 나온 곡이니 오랜 세월 인구에 회자(膾炙)된 유행가입니다. 미국 사회에서는 승용차가 그 사람의 신분을 나타낸다고 해서 점점 커졌다고 합니다. 우리 사회에서 의자는 과시와 자랑의 상징이었습니다. 회사의 사장이 되면 큰 소파를 사들이고 하루종일 놓여있을뿐 별로 앉지도 않는 검은색의 큰 의자를 세워둡니다. 읍·면·동사무소 회의실에는 좁은 회의실에 비해 과하게 큰 의자가 불편함을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 군청에 가면 초콜릿 색의 둔탁한 나무 의자가 회의실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도청에는 1980년대까지 이른바 VIP용 의자가 창고에 보관되어 있었습니다. 대형 주머니에 머리를 동여맨 초콜릿 형태로 포장된 의자를 본 기억이 있습니다. 과거 권위주의 시대에 대통령이 도청에 초도순시를 오면 2시간 정도 쓰고는 다시 창고에 보관하였습니다. 지방에서 열리는 대통령 행사장에서 경기도의 어공(어쩌다 공무원) 간부들이 도지사 의자 배치를 놓고 청와대 의전팀과 실랑이를 벌이는 모습을 옆에서 안타까운
▩ 언론과 친해지기 <리더십역량 강화 - 미디어> [강의 시나리오] 9급 퇴직 공무원 이강석입니다. 네이버에 이름을 치면 빙상선수 이강석 다음에 제 이름이 나옵니다. 그리고 1937년생으로 1960년4월에 사망한 이강석도 있습니다. 이기붕 부통령의 아들이고 이승만 대통령의 養子(양자)였습니다. 1960년 4.19때 육군사관생도였는데 권총으로 자살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입니다. 그리고 가짜 이강석 사건으로도 유명합니다. 이승만 대통령의 양자로 들어간 이강석을 흉내 낸 인물이 있었습니다. 그는 1957년 8월 30일에 경주경찰서에 가서 아버지(이승만)의 밀명으로 풍수해 피해상황과 공무원의 기강을 알아보려 왔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경주경찰서장, 경주시장이 맨발로 뛰어와서 “귀하신 몸”을 극진히 대접했다고 합니다. 이어서 영천, 안동으로 가서 같은 상황을 연출하고 3일 후에는 대구에 도착하여 경북도지사 관사에 머물게 됩니다. 하지만, 경북도지사(이근직)는 이강석과 안면이 있고 진짜 이강석과 도지사 아들이 서울대학교 동창이어서 가짜임이 확인되어 가짜 이강석 행세를 한 인물은 도지사 관사에서 체포되었습니다. 경찰은 사건을 조용히 덮으려 했지만 매일신문 기자가
▩ 자연을 바라보는 방법 先山(선산) 들녘에 대한 기억은 유년의 추억이 더해져서 무난하고 편안합니다. 이유를 알지 못한 채 접했던 어린 시절의 기억이 새록새록 돋아나는 것도 고향이라는 마을의 평온한 정경입니다. 그 묘역에서 하루종일 풀을 깎으시던 할아버지가 생각납니다. 반백의 반대머리 할아버지는 숯돌에 무쇠 조선낫을 솔솔솔 삭삭삭 갈아 시퍼런 날을 세운 후에 이른 아침 이슬이 마르기 전에 선산에 가셨습니다. 점심까지 짧은 잔디를 조금씩 잡아당겨 깎아낸 풀은 뒤에 내려놓고 잡은 풀 중 한 줌을 다시 가져가서 풀깍기를 이어가십니다. 그 모습은 마치 지하수를 퍼 올리는 펌프를 작동하기 전에 물 한 바가지를 부어 넣는 것과도 같습니다. 철과 고무로 만든 펌프는 스스로 물을 퍼 올리지 못하고 압력을 늘려줄 물을 반쯤 채우고 펌프질을 해야 지하 10m속의 물을 끌어 올려 촤르륵 하고 시원하게 뿌려줍니다. 여기, 물을 퍼 올릴때 미리 부어주는 한 바가지 물을 ‘마중물’이라 합니다. 손님이 오시는 날 미리 동네 어귀에 나가서 모셔오는 것을 ‘마중’이라 합니다. 지하에 고여있는 물을 이끌어 올리는데 쓰이는 물이니 마중을 나가는 것이고 그래서 마중물이라는 멋진 표현을 하게 된
▦ 절하기 좋은 계절 직장생활이나 사회생활에서 동료와 협업을 하는 방법에 대한 견해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흔히 공직 선후배간에 누군가를 거명하면 "내 밑에 있던 직원"이라고 합니다만 같은 부서, 조직에 함께 근무한 것이지 상하관계로 일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직위와 급수가 다르고 업무관계에서는 실무관과 지휘자의 관계는 존재하겠으나 누군가의 위, 아래에 존재했던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그래서 같은 부서에서 일하거나 연관성을 갖게되는 부서와 협력하면서 일을 할 때 상대방을 대하는 마음속의 자세가 참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상대가 나를 위해 도움을 주는 사람이라는 전제를 바탕으로 대해야 합니다. 내 마음대로 지휘할 상대가 아니라 나의 의견을 가미하면서 함께 같은 방향을 향한 목표를 지향하는 동반자임을 알아야 합니다. 협력부서의 경우도 그들과 우리 부서가 힘을 합쳐서 좋은 일을 이룩해내고 성공시키는 과정의 동반자, 조력자임을 공감하고 인식해야 합니다. 상하관계를 설정하는 즉시 그 프로젝트(project)는 성공하기 어려울 것이고 성공한다 해도 다음 사업으로 연결되는 시너지효과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그리고 함께 일하면서 토론을 하는 것은 좋으나 논쟁할
▦ 절하기의 미덕 홍보강의에서 기자와의 식사는 평생의 자동차 보험과 같다는 말을 했습니다. 자동차 보험을 가입하면서 사고가 나기를 바라지 않는 것처럼 기자와의 식사에서 나쁜 보도를 기대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평범하게도 언론인과 식사하고나면 우리 부서가 언론에 불리한 상황에 노출될 때에 작은 도움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를 합니다. 하지만 평생의 직장생활에서 한 두번은 언론의 도움을 받거나 언론의 비판을 받게 되는 상황에서 이를 적정하게 조율하고 비판의 수위를 낮추는 기회가 있을 것이라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즉, 언론을 통해서 좋은 기사를 내보내서 고객들의 칭찬을 들 을 수 있고 매출에 도움을 얻게 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동시에 어떤 잘못된 사건이 기사로 나갈 때 기사의 水位 (수위) 조절이 가능할 것이라 생각해 봅니다. 1989년경 태풍이 심해서 비상상황으로 일찍 출근하는 길에 수원세무서의 현판이 바람에 날아간 것이 보였습니다. 아마도 "내가 낸 세금 나를 위해 쓰인다"라는 내용의 홍보판으로 생각되는데 후반부의 절반이 강한 바람을 이기지 못하고 날아간 것입니다. 그래서 "내가 낸 세금 바람에 날아갔네"라는 사진기사로 쓰임새가 있겠다 생각했습니다. 당시 국
오늘 아침에는 절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생각이 많았습니다. 시간대도 좀 늦은 바이므로 삶의 잘잘한 일들이 겹치면서 절하기에 집중하지 못했습니다. 불가에서는 이른 새벽에 일어나 새벽예불을 올립니다. 아침에 할 일이 없는 새벽 4시에 절을 하고 부처님께 인사를 드립니다. 이른바 잡념이 들어갈 자리가 없습니다. 하지만 아침 6시가 지나면 뉴스가 나옵니다. 오늘은 코로나19 상황이 어떠한가 고민해야 합니다. 출근, 등교 시간도 보아야 합니다. 그냥 아침 6시는 참 바쁜 시각입니다. 그러니 새벽 4시에 기상하여 절을 해야 하겠습니다. 6시가 되도록 2시간동안 주변 상황에 영향받지 않고 오로지 정진할 수 있는 2시간을 즐길 수 있습니다. 오늘 아침 화두는 절하기의 방식입니다. 손을 짚고 절을 하는데 정법으로는 무릎으로 내려가 절하고 다시 두 다리로 온전하게 올라와야 맞습니다. 손을 짚고 손으로 튕겨서 올라오는 절하기는 정법이 아닙니다. 하지만 쉽지 않습니다. 정법으로 절하면 아직도 후들거립니다. 그래서 살짝 가끔 팔의 도움을 받는 것입니다. 그래도 다행스럽게 생각하는 것은 매일아침 절하기의 열정이 살아난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고마운 생각을 합니다. 스스로에게 감사하는 마
인간은 물론 동물에게도 生老病死(생노병사)가 있을 것입니다. 동물은 생노병사를 알지 못한 상황에서 태어나 성장하고 죽게 됩니다. 하지만 인간만이 생은 알지 못하지만 늙고 병들고 죽는다는 것을 모든 개체가 알고 있습니다. 혹시 동물의 세계에서도 자신들의 죽음을 아는 경우가 있을 것이라 예상해 봅니다. 기억력이 뛰어나고 죽은 동료를 애도하는 듯 보이는 코끼리의 경우에는 자신이 영생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 같습니다. 우리는 태어날 때 자신의 의지가 반영되지 않았지만 살아가면서 인생을 소비하고 낭비하게 됩니다. 그냥 세월이 가는 것이야 인력으로 거부할 수 없는 일이니 시간을 소비한다 평할 수 있을 것이고 방탕하게 살고 자신을 돌보지 않는 이들은 인생을 낭비한다고 평할 수 있습니다. 주변에는 인생을 알뜰하게 살고 짜임새있게 하루하루를 운영하는 이가 있는가 하면 그냥 자신에게 주어진 인생의 시간을 헛되게 낭비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인생은 쉽게 낭비하라고 주어진 시간이 아닌데 운명적으로 불합리하다는 주장으로 생의 소중하고 귀중한 시간을 허비하는 것을 보면 안타까움이 앞서게 됩니다. 오늘 하루 최선을 다해서 살고 미래를 향해서 고민하면서 내일을 준비해야 합니다.
▦ 국화옆에서#서정주 한 송이 국화꽃이 피기 위해서 봄부터 서쪽새가 울고 소나기가 내리고 무서리가 솟아나는 과정을 거친다는 시인의 표현에 큰 공감을 합니다. 우리의 삶이 그냥 하루 이틀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긴 세월 이전에 깊은 인연을 맺고 오늘 아침을 있게 하시고 내일을 준비하라 하신다고 생각합니다. 오늘을 그냥 보내는 것이 아니라 미래의 어떤 목표를 하는 바에 기초를 지금 오늘 아침에 세우라 하시는 것 같습니다. 책 14권을 출간하게 하신 것도 훗날에 20권을 채울 기초를 다지라 하시는 뜻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오늘이 지나가야 세월이 가고 70세도 만나보고 80살도 겪어 본다는 생각을 하는 것입니다. 그런 기대를 하면서 젊은 날을 살아왔나 봅니다. 그냥 20살 청년으로 평생을 살아가는 것보다는 매년 해해 세세 나이를 먹어가고 새로움을 느껴보고 몸이 늙음도 겪으면서 인생의 참맛을 알아가라는 뜻으로 봅니다. 평생을 바위처럼 단단하게 살다가 어느 날 강물에 풍덩 빠지는 조약돌이 아니라 연약한 아이, 핏덩이로 태어나보고 20대 청년으로 씽씽 달려 나가보라는 것입니다. 장년의 멋스러움을 알게 하고 노년의 외로움과 함께 실버의 운치를 각자의 시선에서 알아보고 잘
▦ 김기덕 감독의 영화 아침에 김기덕 감독이 직접 출연한 영화를 보면서 절을 하였습니다. 영화 촬영지가 주산지인듯 보입니다. 전에 가족이 다녀온 여행지 중 한곳이어서 더 관심이 갑니다. 注山池(주산지)는 역사가 있는 저수지입니다. 1721년에 완공된 저수지이며 한 번도 물이 마르지 않았다고 합니다. 아마도, 저수지를 축조할 당시 산기슭에 있던 나무들이 지금까지 그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그러니 물 한가운데에 노목이 자리한 것입니다. 봄날의 그 풍경이 아름답습니다. 나무는 물 위로 솟아 있고 물 속에 그 자태를 담그고 있습니다. 수면과 대칭되는 나무 그림자의 모습이 나그네의 발길을 잡습니다. 여러 장 사진을 찍었습니다. 그냥 찍으면 화보가 되는 공항 패션처럼 여기에서는 셔터를 누르면 작품이 됩니다. 주산지 저수지의 물속에 뿌리를 내린 나무들은 그 세월이 300년이 흘렀으므로 어쩌면 수종이 수생식물로 바뀌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라마르크의 用不用說(용불용설)처럼, 뿌리내린 땅이 저수지가 되어 사시사철 물속에 몸을 담그면 그 나무의 DNA가 물속에서 살기에 적정하게 변했을 것이라는 추측을 해보는 것입니다. (라마르크 (Lamarck) : 프랑스의 생물학자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