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화옆에서

이강석 전 남양주시 부시장

▦ 국화옆에서#서정주

한 송이 국화꽃이 피기 위해서 봄부터 서쪽새가 울고 소나기가 내리고 무서리가 솟아나는 과정을 거친다는 시인의 표현에 큰 공감을 합니다.

 

 

우리의 삶이 그냥 하루 이틀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긴 세월 이전에 깊은 인연을 맺고 오늘 아침을 있게 하시고 내일을 준비하라 하신다고 생각합니다.

오늘을 그냥 보내는 것이 아니라 미래의 어떤 목표를 하는 바에 기초를 지금 오늘 아침에 세우라 하시는 것 같습니다. 책 14권을 출간하게 하신 것도 훗날에 20권을 채울 기초를 다지라 하시는 뜻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오늘이 지나가야 세월이 가고 70세도 만나보고 80살도 겪어 본다는 생각을 하는 것입니다. 그런 기대를 하면서 젊은 날을 살아왔나 봅니다.

 

그냥 20살 청년으로 평생을 살아가는 것보다는 매년 해해 세세 나이를 먹어가고 새로움을 느껴보고 몸이 늙음도 겪으면서 인생의 참맛을 알아가라는 뜻으로 봅니다.

평생을 바위처럼 단단하게 살다가 어느 날 강물에 풍덩 빠지는 조약돌이 아니라 연약한 아이, 핏덩이로 태어나보고 20대 청년으로 씽씽 달려 나가보라는 것입니다.

 

장년의 멋스러움을 알게 하고 노년의 외로움과 함께 실버의 운치를 각자의 시선에서 알아보고 잘 적응하도록 프로그램된 것이 우리의 生老病死(생노병사)의 과정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오늘이 이렇게 힘들고 벅차게 108배를 올리고 3배를 해도 다리에 힘이 주어지는 뻐근함을 행복한 마음으로 느끼라는 뜻일 것이다 생각합니다.

 

제아무리 將士(장사) 칭호를 받는 이도 태어났을 때는 아기였고 유년기를 지나서 청장년이 된 것입니다. 그리고 호랑이를 잡았다는 장사도 세월을 이겨내지 못하여 결국 나이 들어 노인이 되고 그 속에서 젊은 시절을 추억하면서 살고 지고입니다.

 

그러니 젊음을 자랑할 것도 아니지만 늙음을 탓할 것도 아닌 줄 생각합니다.

모든 일들이 시간과 세월이 꾸미는 장식품이니 검은 머리 자랑하고 흰머리 원망말며 주름진 얼굴도 나의 것이니 즐겨 보면서 기뻐할 뿐입니다.

젊음이 있었으므로 늙음이 멋스러운 것이라 생각하여야 합니다. 쉽게 화내지 말고 편하게 만족하지도 말며 세상의 모든 것을 순리로 받아들이기 바랍니다.

 

 

[약력]
-1958년 화성 비봉 출생
-경기도청 홍보팀장, 공보과장
-동두천·오산·남양주시 부시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화성시 시민옴부즈만



기자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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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석 기자

공직 42년, 동두천, 오산, 남양주부시장, 경기도 실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역임// (현) 화성시시민옴부즈만, 행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