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덕 감독의 영화

이강석 전 남양주시 부시장

▦ 김기덕 감독의 영화

아침에 김기덕 감독이 직접 출연한 영화를 보면서 절을 하였습니다. 영화 촬영지가 주산지인듯 보입니다. 전에 가족이 다녀온 여행지 중 한곳이어서 더 관심이 갑니다.

注山池(주산지)는 역사가 있는 저수지입니다. 1721년에 완공된 저수지이며 한 번도 물이 마르지 않았다고 합니다. 아마도, 저수지를 축조할 당시 산기슭에 있던 나무들이 지금까지 그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그러니 물 한가운데에 노목이 자리한 것입니다. 봄날의 그 풍경이 아름답습니다.

 

 

나무는 물 위로 솟아 있고 물 속에 그 자태를 담그고 있습니다. 수면과 대칭되는 나무 그림자의 모습이 나그네의 발길을 잡습니다. 여러 장 사진을 찍었습니다. 그냥 찍으면 화보가 되는 공항 패션처럼 여기에서는 셔터를 누르면 작품이 됩니다.

 

주산지 저수지의 물속에 뿌리를 내린 나무들은 그 세월이 300년이 흘렀으므로 어쩌면 수종이 수생식물로 바뀌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라마르크의 用不用說(용불용설)처럼, 뿌리내린 땅이 저수지가 되어 사시사철 물속에 몸을 담그면 그 나무의 DNA가 물속에서 살기에 적정하게 변했을 것이라는 추측을 해보는 것입니다. (라마르크 (Lamarck) : 프랑스의 생물학자ㆍ진화론자(1744~1829). 무척추동물학의 기초를 세우고, 자연 발생설ㆍ용불용설을 주장하여 진화론을 제창하였다.)

 

주산지 한가운데에 물 위를 떠다니는 바지선 사찰이 있고 물가에는 사천왕이 지키는 사찰의 입구가 있는 설정입니다.

 

영화를 위해 바지선을 만들고 사찰을 목조로 지었습니다. 후반부에 김기덕 감독이 노승으로 나와서 산 정상에 동제 마애불을 모시고 올라가는 장면이 나옵니다.

명장면입니다. 감독이 배우가 되어서 허리에 맷돌을 묶고 겨울산 정상에 올라갔습니다. 지상은 겨울인데 정상은 가을인듯 보입니다.

 

그곳에서 수도를 하고 다시 내려와 동자승을 키우는 장면입니다. 결국 윤회인가 생각합니다. 물고기, 개구리, 뱀에게 돌을 매달아서 노승이 산 정상에 불상을 모시는 장면연결을 시도한 것은 조금 연결성이 어렵습니다.

하지만 불자의 심성을 표현하는 노력에는 박수를 보냅니다. 개구리, 뱀, 물고기의 몸통에 실로 돌맹이를 매다는 설정은 조금 안타까움이 있습니다.

 

2003년 한국 시나리오 선집에 등재된 것으로 보아서 조금 세월이 지난 영화이니 당대의 표현방식이 약간은 구식이라는 점을 공감하면서도 당대에 이보다는 조금 높은 수준의 표현방식을 고민했으면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을 동자승이 물고기 입에 돌맹이를 강제로 집어넣는 장면으로 마무리한 것은 아쉬움이 있습니다.

 

다른 추상적인 표현으로 마무리하면서 인생은 돌고 도는 윤회의 길이라는 표현을 할 방법이 더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도 영화 덕분에 편안, 평온하게 108배를 하는 듯 안하는 듯 마치고 정갈하게 아침을 시작하게 되는 운명적인 영화를 만나게 된 것도 부처님의 뜻이고 부처님의 가피 내리심이라 생각합니다.

 

그런 긍정의 마음과 자세로 오늘 하루 일요일을 행복하게 맞이하고 보내려고 합니다. 부처님께서 또 하루 오늘을 내려 주셨습니다.

 

 

[약력]
-1958년 화성 비봉 출생
-경기도청 홍보팀장, 공보과장
-동두천·오산·남양주시 부시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화성시 시민옴부즈만



기자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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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석 기자

공직 42년, 동두천, 오산, 남양주부시장, 경기도 실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역임// (현) 화성시시민옴부즈만, 행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