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인 신분으로 시청에 근무하니 11:30분에 점심을 먹을 수 있습니다. 구내식당 배식시간은 2가지 시간이 있는데 한조는 11:30분에 급식을 시작하고 다른 조는 12가 되어야 식사를 할 수 있습니다. 11:25분에 사무실을 나서서 구내식당에 도착하니 이미 50명이 두줄로 서서 배식을 기다립니다. 이미 음식은 차려졌지만 11:30분 정각이 되어야 식기를 집어들 수 있는 오랜 관행과 전통을 잘 지키고 있습니다. 역시 줄을 서서 3분정도 기다리니 뒷편에 또다른 무리의 직원들이 장사진을 치고 있습니다. 잠시후 배식이 시작되었습니다. 수저를 먼저 들도록 배치한 것은 처음으로 구내식당 식판과 장비를 만든 분의 생각이었을 것입니다. 수저를 먼저 들어야 배식이 시작되는 시스템에는 재고를 요청합니다. 마지막에 수저를 배치해 주시기 바랍니다. 수저를 들고 트랙을 나가보니 현미밥과 도정미 밥이 있고 닭찜과 파랑나물, 콩나물, 그리고 김치가 셋팅되어 있습니다. 발그레한 김치가 잘 숙성되어 맛있습니다. 파랑나물도 살짝 간을 해서 짜지않고 좋습니다. 콩나물은 어느 반찬, 어느식사에서나 어울리는 대한민국 국민 모두의 반찬입니다. 우선 식판 사진을 찍어서 아내에게 전송했습니다. 아내는
1988년경 중앙 언론이나 지방언론의 기자들은 기사보다 가십에 관심이 높았습니다. 기사는 일상적으로 발생하는 각종 행사와 시책을 알리는 것으로서 보통의 업무라 할 것이고 가십은 도정 전반이나 도지사와 간부들의 동향보고라 할 것이기에 관선 도지사 시절인 당시로서는 큰 관심을 받는 일이었습니다. 1988년 상반기까지는 이른바 1도1사로서 경인일보가 경기도·인천광역시 지방기사를 독점하였고, 그해 8월부터 10월까지 3개 지방지가 창간되었습니다. 경인일보(1961. 9. 1), 경기일보(1988. 8. 8), 기호일보(1988. 7. 20), 인천일보(1988. 7. 15)가 4파전으로 경쟁을 하였던 것입니다. 하지만 창간초부터 가십을 활용하기는 어려운 일이고 기호일보와 인천일보는 인천에 본사를 두고 경기권에는 작은 지국수준의 사무실에 3-4명이 근무하였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그래서 경인일보 가십이 늘 관심의 대상이 되었고 매주 간부회의가 09:00에 열리면 발빠르게 30분 안에 원고지 1매 200자 이내의 핵심을 정리하여 전화로 부르면 오후 2시경 도지사 사진과 함께 짧은 글이 게재되는 것에 큰 보람을 삼았던 것입니다. 독자들이나 공무원들은 그 기사가 기자의 취재
2003년을 전후해서 중앙지는 가판을 냈습니다. 가판이란 街頭(가두)판매가 아니라 조간으로 나갈 신문을 전날 저녁에 미리 일부층에 판매하는 신문을 말합니다. 형태는 신문으로 나오고 서울 동아일보사 인근의 길에서 중요 고객에게 팔려 나갑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신문이 최종으로 인쇄되어 나갈때에는 가판기사가 일부 부드럽게 조정되어 가정에 배달됩니다. 부드럽다는 말은 기사편집 내용과 아침 보도기사의 제목 일부나 내용의 수정이 있다는 말입니다. 예를 들어 가판에서 "경기도 행정 - 식물인간"이라는 제목이 다음날 아침 "경기도 행정 일부 차질"정도로 완화된다는 말입니다. 이를 위해 밤늦게까지 전화가 오가고 그 시각에 윗선에 보고되기도 합니다. 2글자 수정을 놓고 공보관과 중앙지 데스크가 2시간 이상을 전화를 걸고 받으며 싸우는(?) 장면을 목격하였고 다음 날 아침 조금 부드러워진 기사제목을 들고가서 '장'에게 보고하기에 참으로 대단한 밤을 보냈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중앙지 가판제도가 주는 긍정적인 면은 혹시 취재와 보도 과정에서 아주 중요한 부분에 오해가 있다면 반드시 고쳐야 한다는 점에서는 필요해 보입니다. 아무리 전문기자라 해도 공무원의 이야기를 잘못 이해하거
공무원과 언론인의 끝없는 말 싸움은 자료를 달라하고 못준다 하는 것입니다. 자료를 주라는 법이 없으니 심한 경우 '정보공개청구'를 하라 합니다. 대외비가 아닌 문서라면 달라하고 내가 처리한 문서를 기자에게 줄 수 없다고 버티는 것입니다. 닭과 계란의 선후의 문제이고 부산까지 달려도 늘 평행선인 좌측 철길과 우측 레일입니다. 숫자 2는 곱해도 4, 더해도 4이듯이 언론인과 공무원의 대화는 늘 평행선입니다. 그래서 나온 방법이 모든 보도자료는 공보실을 통해서 주고받자입니다. 각 부서는 공보관실이 요구한 자료를 공보관실 직원에게 전달하고 공보관실은 그 자료를 기자에게 전하니 각각의 책임부담을 조금씩 분담하는 것입니다. 공보관실 직원도 공무원이니 자료의 내용을 파악하고 나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를 판단하라는 것입니다. 사업부서에서도 자료를 제공하면서 기자에게 나갈 수 없는 이유를 설명하면 마음속 위안이 될 것입니다. 그런데 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 기자들도 무턱대로 행정기관의 자료를 보도하기에는 나름 규율이 있을 것입니다. 언론이 폭로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고 언론보도의 수위가 있으니 말입니다. 그리고 기사를 보도한 언론인에게 어필을 하면 '행간의 의미를 읽었
환하다 다닥다닥 붙어있는 꽃들 조잘조잘 기억이 피어나온다 시간이 흘러도 앵두는 앵두다 한 분단 두 분단 나란히 줄지어 앉아 덧셈 뺄셈을 배우던 작은 꽃들이다 기억이 기억을 물고 나온다 제 각기 각인된 계절과 그날의 날씨 기억과 기억이 교차하고 냉탕과 온탕을 부드럽게 오가는 오늘의 기후 뒷자리 앉아 머리카락을 한 번씩 잡아당겼다는 친구는 친구를 향해 눈을 흘기고 명절이면 부잣집으로 몰려가 한 상 차려주는 음식으로 그동안 주린 배를 채웠다는 아이들 누구나 한 번씩은 사먹었다는 독사탕 반복에 반복을 거듭해도 해마다 피어나는 서로가 서로의 안부를 묻고 서로가 한 뿌리 한 나무가 되어 꽃을 피우는 우리의 초등학교 동창회 해가 갈수록 그 시간의 켜가 두텁게 쌓이는 올해도 한바탕 꽃을 피워내고 있는 앵두나무가 환하다 서정임 시인 전북 남원 출생 2006년 『문학선』 등단 시집 『도너츠가 구워지는 오후』 『아몬드를 먹는 고양이』 안산굿모닝신문문학상 2012년 2020년 경기문화재단 창작지원금 수혜 -시작메모- 한참을 걸어 왔다. 정신없이 앞만 보고 달렸다. 살아오는 동안 앵두꽃은 몇 번을 피었다 졌을까. 앵두꽃은 벚꽃과 같은 시기에 피기 때문에 벚꽃 그늘에 가려 베이부머
1988년에는 토요일자 지방신문이 나왔으므로 기자들은 금요일 오후까지 취재를 하느라 힘이 들었습니다. 이후 행정부와 기업들이 토요일을 쉬게 되었지만 신문 토요일 발행은 계속되었습니다. 그러다가 4개 신문이 금요일 조간만 발행하였고 1개사는 수개월 넘게 토요일 발행을 고수하다가 결국 현재처럼 월화수목금 발행으로 바뀌었습니다. 언론사주는 광고수입을 위해 토요일 발행을 강행하였고 취재기자들은 타사와의 형평성을 주장했을 것입니다. 토요일과 일요일 2일간 지방지 신문이 발행되지 않는 시간적 공간을 중앙지 토요일자와 인터넷신문에 메웠습니다. 그리고 젊은이들이 모바일을 통한 신문검색이 늘어나면서 종이신문의 설 자리가 줄어드는 듯했습니다만 독자 중에는 종이신문에 대한 애정이 살아있기에 매일아침 종이신문은 깔끔하게 독자들의 대문앞에서 그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사실 종이신문은 끝까지 읽게 되고 활자속에 숨어있는 이른바 '행간의 의미'를 읽기 위해 독자들은 더더욱 집중하게 됩니다. 하지만 인터넷기사는 제목 위주, 중간에 끼어드는 광고 배너 등으로 인해 기사 전체에 집중하기가 어렵습니다. 수시로 업데이트 된다는 생각에 종이신문만큼의 집중력을 기대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이른바
우리는 일을 하면서 이런 내용이 기사가 될까 스스로 고민하다 포기하게 됩니다만 좀더 적극적인 홍보전략을 만들고 밀어 붙이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흔히 지방자치단체장 취임 100일 기사를 보게 됩니다. 취임 3개월 10일이 지난 것입니다. 사실 100일 잔치를 하는 이유는 이 아이가 태어나 (죽지 않고) 이 세상에 적응하였음을 기뻐하는 어렵던 시절의 아픈 추억에서 시작된 것이라 합니다. 마찬가지로 기관장 취임 100일은 새로운 토양에 옮겨져서 물을 머금고 활착, 뿌리를 내렸다는 의미로 해석하는 것입니다. 다음으로 계기성 홍보전략의 개발이 필요합니다. 그 무슨 이유를 달아서 보도자료를 내자는 것입니다. 행정기관의 기사는 1개과에서 큰 활자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한 두 명이 방송카메라를 불러들일 수 없습니다. 협업이 필요합니다. 언론인을 끌어들이는 다양한 전략을 생각해야 합니다. 큰 고기를 잡기 위해 엉뚱한 곳에 밑밥을 던지고 전혀 다른 90도 다른 방향으로 낚시를 던지는 것을 봅니다. 밑밥은 잔고기를 유인하는 것이고 큰 고기를 잡기 위해 그 자리를 포인트로 해서 큰 미끼를 매단 낚시를 던지는 것입니다. 바둑에 나오는 聲東擊西(성동격서)까지는 아니지만 늘 방학숙제로
장마비가 밤새 내렸다면 새벽 5시에 공보실 직원은 사무실에 나가야 합니다. 재난 현장에는 재난부서가 출동하였으므로 공보실 직원은 사무실에 가서 재난상황 자료를 받아 기자실에 배포해야 합니다. 우리나라 재난상황에 대처하는 메뉴얼은 중앙 통제형에 중앙 집중적이어서 지방자치단체가 재난상황을 언론에 전파하는 시각의 오차가 아주 큽니다. 장마속에 사망자가 나와도 시도 시군구 재난상황실 상황판에 1명 사망했다는 기록이 올라가려면 한나절이 필요할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방송기자들은 이미 현장에서 사망사건을 취재하고 도청 상황실에서 한 번 더 확인하고자 재난상황실에 방문하였지만 상황판에는 강우량만 적혀있고 사망자에 대한 상황은 올라가지 않았습니다. 방송기자는 공보실 기자실에 옷과 짐을 두고 상황실에 가서 확인합니다. "3명 사망이지요?" "사망자 없습니다." "왜 없어요. 현장에서 확인하고 오는 길인데요." 처음 이런 말을 들었을 때는 언론인을 위해 사건사고가 발생하여야 하는 것인가 자문자답해 보았습니다. 이제는 그 기자들의 멘트를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상황실에서 사망 관련 취재를 보충하지 못한 방송기자는 공보실에 와서 사망 3명을 확인받으려 합니다. 이때 공보실 공무원은
경기북부청에 근무할 당시에 경남MBC에서 인터뷰 요청이 왔습니다. 경상남도에 서부청이 신설되어 '서부부지사'가 직무를 하게 되었습니다. 1999년 경기도가 북부청으로 확장하여 제2부지사를 설치한 사례를 벤치마킹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흔쾌히 인터뷰를 승락하였습니다. 인구, 면적, 행정조직 등 다양한 자료를 준비하고 사전에 읽어보았습니다만 사실 TV인터뷰는 30분동안 찍어도 10초 이내의 짧은 멘트만 남는 것이니 큰 걱정이 아닌것입니다. 그리고 방송기자가 쓰고 싶은 부분에 자신들의 논리를 보충해 주는 인터뷰 내용을 편집하여 인서트하는 것입니다. 그냥 편안하게 이런 말 저런 이야기를 하면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전 리허설로 테이블에 앉아서 차 한잔 마시면서 할 이야기를 한 후 카메라 앞에서 그 말을 다시 반복하였습니다. 카메라를 보는 것이 아니라 취재기자 얼굴을 보고 이야기하듯이 말하면 되는 것입니다. 천천히 말하면 빠르게 당길 수 있지만 빠른 말을 늘리기는 어렵다고 하니 일단 여유롭고 천천히 답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질문지를 보거나 답변자료를 참고할 필요는 없습니다. 사실 중요한 이야기는 이미 머릿속에 자리한 것이고 구체적인 내용은 취재기자의 리포터에
하루 두시간 자고 피곤하니 다음날은 잠이 쏫아집니다. 잠잠잠입니다. 서울의 잠실은 누에를 많이 키워서 잠실이라 합니다만 누에는 평생 4번 잠을 자고는 고치를 만들어 비단을 선물합니다. 누에는 잠자는 시간을 빼고는 계속해서 뽕잎을 갉아서 먹습니다. 다른 것은 먹지 않고 오로지 뽕잎만을 먹고는 비단을 만들어 냅니다. 편식하는 누에는 비단을 만들어 인간을 이롭게 하는데 다양한 음식을 회자하는 인간은 다른 이에게 도움을 주기 보다는 그 먹은 음식의 힘과 에너지로 더 많은 재물을 모으기에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4잠을 자고 성장한 누에는 뼈도 없는 몸을 비틀어서 타원형의 고치를 만들어 냅니다. 그 길이가 800m라고 하던데 확인이 필요합니다. 확인되었습니다. 검색을 해보니 1,500m라고 합니다. 다시 생각을 돌아보니 800m는 모나미볼펜의 글씨쓰기 길이인가 봅니다. 살면서 기억해야 할 숫자가 참으로 많습니다. 어려서 초등생시절에는 삼세번, 3요소를 많이 외운 기억이 납니다. 연극의 삼요소는 희곡, 배우, 관객이라 했습니다. 삼원색은 빨강, 노랑, 파랑인데 이를 다 섞으면 검정이 된다는 오묘한 진리를 배웠습니다. 가정의 삼요소는 아내, 남편, 아이들일까 생각해 봅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