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지#가판

이강석 전 남양주시 부시장(전 경기도청 언론담당)

 

 

2003년을 전후해서 중앙지는 가판을 냈습니다. 가판이란 街頭(가두)판매가 아니라 조간으로 나갈 신문을 전날 저녁에 미리 일부층에 판매하는 신문을 말합니다.

 

형태는 신문으로 나오고 서울 동아일보사 인근의 길에서 중요 고객에게 팔려 나갑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신문이 최종으로 인쇄되어 나갈때에는 가판기사가 일부 부드럽게 조정되어 가정에 배달됩니다.

 

부드럽다는 말은 기사편집 내용과 아침 보도기사의 제목 일부나 내용의 수정이 있다는 말입니다. 예를 들어 가판에서 "경기도 행정 - 식물인간"이라는 제목이 다음날 아침 "경기도 행정 일부 차질"정도로 완화된다는 말입니다.

 

이를 위해 밤늦게까지 전화가 오가고 그 시각에 윗선에 보고되기도 합니다.

 

2글자 수정을 놓고 공보관과 중앙지 데스크가 2시간 이상을 전화를 걸고 받으며 싸우는(?) 장면을 목격하였고 다음 날 아침 조금 부드러워진 기사제목을 들고가서 '장'에게 보고하기에 참으로 대단한 밤을 보냈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중앙지 가판제도가 주는 긍정적인 면은 혹시 취재와 보도 과정에서 아주 중요한 부분에 오해가 있다면 반드시 고쳐야 한다는 점에서는 필요해 보입니다. 아무리 전문기자라 해도 공무원의 이야기를 잘못 이해하거나 자료에 대한 해석에 착오가 있을 수 있으니 말입니다. 중앙 언론사의 입장에서는 자신들의 기사를 고객인 취재처의 검토를 받는 기회가 되기도 할 것입니다.

 

한번은 큰 비판기사가 났다고 해서 중앙지를 열독하였지만 기사를 찾아내지 못하였고 곰곰히 생각해 보니 그 기사가 서울판에 날 수 있구나 해서 서울사무소의 신문 스크랩을 팩스로 받아 확인한 경우도 있습니다.

 

현재에도 중앙지는 서울판, 경기판, 수도권판, 경기제주판 등 1-2면을 할애하여 지방의 중요 기사를 싣고 있습니다. 그런데 누군가가 서울판에 난 경기도 기사를 보고 정보를 알려준 것으로 경기판에서는 확인할 수 없는 것이 당연지사 입니다.

 

이후 인터넷이 활성화되면서 가판은 스스르 떠나갔고 이제는 종이신문과 인터넷을 동시에 보는 공보실 직원들은 하루종일 바쁘게 되었습니다. 낮에는 통신사 기사를 보아야 하고 저녁에는 석간신문, 아침일찍 출근하여 조간신문을 스크랩하여 보고하여야 합니다.

 

그래서 요즘에는 중앙, 지방지 신문을 스크랩하는 프로그램이 보급되어 마우스로 기사를 크릭하면 따운되어 편집된 후 이를 게시하는 방법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중앙이나 지방지가 홍보성 기사는 내일아침 종이신문에 올리기 전에도 인터넷에 올려주는 성의가 있으니 조금 비판적이거나 엄청난 바람을 몰고 올 기사는 절대 인터넷에 올리지 않고 종이신문에 먼저 보도한 후 수 시간이 지나서야 인터넷에 올리는 전략을 쓰고 있는 듯 보입니다.

 

아직도 종이신문의 위상을 살려두려는 전략으로 보입니다. 더구나 인터넷 기사가 늘어나고 다양해 지면서 과거보다 종이신문의 기사가 무게감과 신뢰성을 강하게 던져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신문사 기획실 간부들은 종이신문이 살아남을 전략을 짜기 위한 깊은 고민에 빠졌있는 듯 보입니다.

 

 

[저자 약력]

-1958년 화성 비봉 출생
-경기도청 홍보팀장, 공보과장
-동두천·오산·남양주시 부시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경기도민회장학회 감사



기자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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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석 기자

공직 42년, 동두천, 오산, 남양주부시장, 경기도 실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역임// (현) 화성시시민옴부즈만, 행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