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로버섯

이강석 전 남양주시 부시장

서류를 찾아내야 하는데 어디에 두었는지 알 수가 없을때는 일단 시간을 가지고 기다려보아야 합니다. 우리가 평생동안 생산한 서류를 다 합하면 汗牛充棟(한우충동)일 것입니다만 대부분 사라지고 지금 바인더북 100여권이 남아있습니다.

 

 

그 중에도 평생동안 다시 쓰지 않을 자료가 집안에 자리하고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꼭 필요한 서류가 있을 것인데 지금 보이지 않으면 잠시 그 일을 잊고 기다리면 될 것입니다.

 

더구나 그 서류는 지금 꼭 필요한 것이 아니고 혹시 있으면 좋을 것이라는 전제를 달고 있는 중급정도의 자료이니 그냥 없으면 다시 만들 수도 있으니 이 깊은 밤에 나 홀로 걱정할 일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사람의 마음이라는 것이 당장이라도 사무실에 가서 그 서류를 찾아야 직성이 풀릴 것 같은 상황이므로 잠이 올 것 같지도 않습니다. 이런 이야기는 일기장에 들어갔다가 사그러질 스토리인데 책에 올라갈 수도 있다 생각하면 이 건은 오히려 영광스러운 일이라 하겠습니다.

 

그런 고마운 생각으로 사라진 서류가 나타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아마도 서류에 영혼이 있다면 내일아침 마음속으로 달려와서 서류가 잠자고 있는 곳을 가르쳐 줄 것입니다.

 

방송에서 보니 송로버섯을 찾아낸 애완견이 버섯을 먹기전에 주인이 파내야 하더군요. 강아지가 주인에게 송로버섯을 주기위해 냄새로 버섯을 찾아내고 땅을 파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먹고자 일하는 것이더군요.

 

그것을 빼앗는 모습을 보니 마치 가마구지의 목에 끈을 매서 물고기를 넘기지 못하게 하고 입안에서 빼내는 어부의 행위와도 같습니다.

 

 

이강석 (李岡錫)

출생 : 1958년 화성 비봉

경력 : 경기도청 홍보팀장, 경기도청 공보과장

         동두천·오산시 부시장 / 경기도균형발전기획실장

         남양주시부시장 /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현직 : 화성시 시민옴부즈만 

저서 : '공무원의길 차마고도', '기자#공무원 밀고#당기는 홍보#이야기' 등 수필집 집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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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석 기자

공직 42년, 동두천, 오산, 남양주부시장, 경기도 실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역임// (현) 화성시시민옴부즈만, 행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