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生七十古來稀 (인생칠십고래희)

이강석 전 남양주시 부시장

人生七十古來稀 (인생칠십고래희)

지나온 세월을 반성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아쉬워할 일은 아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현재의 상황은 지난 과거로부터 이어온 나의 운명중 최적의 상황이라 생각하면 좋을 것이다.

 

 

40년전에 창업하신 어느 회장님은 수조원의 자산을 이룩하셨는데 40년동안 공직생활을 한 후 나와보니 매월 받는 퇴직금뿐이라는 생각을 한다면 바른 행동이 아니다.

 

자신이 살아온 과정속에서 이룩한 것이 무궁무진한데 그것은 의미없는 것이고 재산을 축적한 사업가의 성공담에만 집중하는 것은 가치판단의 기준점이 흔들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마슬로우는 인간욕구 5단계를 제시했다. 1943년을 전후한 시대에 인간욕구는 생리적 욕구, 안전의 욕구, 애정과 소속의 욕구, 존경의 욕구, 자아실현의 욕구로 보았다. 재산이나 금전적인 욕구라는 직접적인 표현은 없지만 이 시대에 견주어 보아도 모두 돈이 있으면 어느 정도 해결될 수 있는 욕구로 보인다.

 

하지만 돈이 있다고 모두 해결되거나 성취되는 욕구는 아닐 것이다. 존경을 돈으로 살 수 있을까. 더구나 자아실현은 돈으로만 되는 일이 아니다. 반대로 돈이 없거나 돈을 벌지 못하니 자신만의 것에 집중하고 그것을 자칭 자아실현이라면서 자화자찬하는지도 모를 일이다.

 

하지만 한 인간이 태어나서 죽으면 돈이 남겠지만 존경의 대상이 되지는 못한다. 그 사람의 인생을 살펴보고 자아실현, 존경을 받을 만한 행정이 있을 때 존경하고 사랑을 받게 된다.

 

하지만 인류의 문화로 남아있는 역사적인 이야기를 보면 크게 돈으로 이룩된 역사와 인간적인 삶의 과정을 통해서 다른 사람의 존경과 존중을 받는 인문학적인 역사를 보게 된다.

 

노벨평화상을 제정한 노벨은 다이나마이트를 발명하여 큰 돈을 벌었지만 사람을 죽게하거나 문화재와 건물을 파괴하는 아픔을 보고 큰 돈을 쾌척하여 '노벨상'을 만들어 인류의 행복에 기여한 사람에게 상을 주고 있다고 이해하고 있다. 그 상금이 아주 많다고 한다.

 

반면에 상금은 적거나 없어도 모든 인문학을 하는 사람들이 받고 싶은 상이 있고 트로피와 함께 값나가는 스폰서 회사의 기념품 가득한 가방을 받는다는 영화제에서 수상자는 감격하고 눈물을 흘리고 그동안 자신의 배우 활동을 도와준 7~8명의 이름을 대느라 방송 시간을 쓰고 있다.

 

차라리 배우가 상을 받기까지 도움을 준 사람의 명단을 적어서 방송자막으로 올리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 같다.

 

그래도 우리 사회는 돈과 재물로 평가를 받는다. 돈을 많이 벌어들인 사람은 성공한 인생이고 연구에 몰두하여 박사가 되고 석좌교수가 되어도 다수의 국민은 존경하지 않는다.

 

돈 많은 회장님을 만나야 박수를 치고 칭송을 한다. 이런 문화를 바꾸는 인문학적인 사회환경이 필요한 시대가 오기를 소망한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종교에서 이 같은 분위기를 조성해 주어야 하는데 이 분야에서도 어느 정도 돈 이야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무소유의 고수들이 계시지만 역시 어느 종교나 재산, 자산, 금전에 관심을 갖는다. 종교의 제시하는 바가 공감되어서 함께 참여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종교지도자의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사람들이 자신의 가치를 인정하고 이해하여야 한다. 다른 이와 비교하는 순간 지는 게임이다. 게임에 이긴다고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지구상의 토지를 소유하고 등기를 하고 살았던 모든분도 역시 화장되거나 매장되어 영원히 잠들었다.

 

조선시대 조상들이 잠들었기에 이 시대가 존재하고 오늘의 인류가 살아간다. 그리고 1년단위 차이를 두고 꾸준히 공부하고 사업하고 노력한 후 어느정도 이룬 후에 가족을 떠난다.

 

會者定離(회자정리) 去者必返(거자필반).

 

만나면 떠나고 떠난 이는 반드시 돌아온다. 하지만 인간의 삶은 떠난 후에 다시 돌아온 이가 없다. 떠나면 돌아오지 못한다. 본인은 다시 오고 싶겠지만 시간과 공간이 그에게 지난날의 청춘같은 삶의 기회를 다시 주지 않는다. 그래서 각자의 삶이 아름답고 나름의 성취고 신성한 것이다.

 

인생은 내 의지로 이곳에 온 것이 아니듯이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어느 날 불쑥 떠나가게 된다. 생노병사의 마지막 단계는 죽음인데 이는 기준점이 없다. 100세를 건강하게 사는 분이 있고 60세에 떠나는 이도 많다.

 

사실 과거에는 평균수명이 40년 내외였다고 들었다. 그래서 어린시절에 회갑잔치를 많이 보았고 가서 음식을 먹었다. 하지만 세월이 흘러 칠순잔치에 "고희"라는 봉투를 들고 갔었지만 이제는 사라진 나이이고 그렇다고 80세 8순잔치를 열기도 어려우니 부조금에 대한 부담은 조금 줄었다.

 

사실 어머니 회갑잔치에 와주신 분들에게 감사인사를 다 드렸는가는 의문이다. 이후 장인어르신 돌아가시고 어머니 별세하시니 많은 분들의 부의금을 받았고 앞으로 평생동안 갚아야 할 의무로 남아있다.

 

고희란 사람이 장수하기 어렵다는 시에서 유래한다. 당(唐)나라의 시성(詩聖) 두보(杜甫)의 〈곡강시(曲江詩)〉 일절을 인용한다.

 

조정에서 돌아와 하루하루 춘의를 잡혀[朝回日日典春衣],

매일 강두에서 취하여 돌아오네[每日江頭盡醉歸].

술빚이야 가는 곳마다 흔히 있지만[酒債尋常行處有],

인생 칠십은 고래로 드물도다[人生七十古來稀].

 

살면서 갚아도 다 갚을 수 없는 태어난 은혜, 함께해 주신 분들의 고마움을 늘 생각하는 것도 인생을 찰지게 사는 좌우명의 하나가 되겠다는 생각이다.

 

나 잘난 박사는 그만하시고 태어난 것, 살아온 것, 지금까지 버티게 도와주신 주변의 모든 이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가져도 좋을 것이다.

 

 

이강석 (李岡錫)

출생 : 1958년 화성 비봉

경력 : 경기도청 홍보팀장, 경기도청 공보과장

         동두천·오산시 부시장 / 경기도균형발전기획실장

         남양주시부시장 /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현직 : 화성시 시민옴부즈만 

저서 : '공무원의길 차마고도', '기자#공무원 밀고#당기는 홍보#이야기' 등 수필집 집필중



기자정보

프로필 사진
이강석 기자

공직 42년, 동두천, 오산, 남양주부시장, 경기도 실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역임// (현) 화성시시민옴부즈만, 행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