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길 산책단상

이강석 전 남양주시 부시장

최근에 공원 산책을 나섭니다. 공무원으로 근무하던 현직에서는 새벽에 일어나서 아침먹고 출근하는 것으로 바빴지만 퇴직이후에는 출근할 일이 없으니 시간이 충분합니다.

그래서 어느 날부터 아침식사 후에는 공원산책을 나갑니다. 집에서 공원까지 250m이고 육교를 지나서 공원에 진입하여 걷다보면 공원관리소, 자유총연맹 울타리를 지나갑니다.

 

 

휴전선이나 DMZ를 지나는 느낌으로 자유총연맹 건물 뒷편을 지나고 나면 중국정부에서 경기도에 기증한 공원 '월화원'이 나옵니다. 월요일, 화요일은 물론 수요일에도 문을 열지만 정자에 '월화원'이라 간판을 달았습니다.

필리핀이나 베트남에서 야자수 열매를 수입해와서 그 속에 든 실을 뽑아서 엮은 가마니 같은 바닥 깔개는 시에서 시민에게 베포는 최상의 행정 서비스입니다. 시민은 걷기에 편해서 좋아합니다. 약간의 쿠션이 있기에 걸을 때마다 시청에 세금을 낸 보람을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자연친화적인 소재이므로 닳아버리면 자연스럽게 흙이 된다 하여서 시에서도 선호하는 사업이라 들었습니다.

다시 부실한 갈비탕으로 인해 나쁜 추억의 앙금이 아직도 조금은 남아있는 식당가를 지나서 넓은 도로에 다다릅니다. 두 가지 선택이 가능합니다. 신호등을 기다려서 편하게 건널 수 있습니다. 신호등을 기다리지 않고 걷는 페이스를 유지하면서 자연스럽게 육교를 올라갈 수 있습니다.

 

육교를 오르고 내려오는 운동량이 적지 않습니다. 그런데 운동을 나왔는데도 신호등으로 가고 싶은 마음이 끌리는 것은 인간의 본심입니다.

다음으로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공원을 만나고 둥굴게 돌면서 6.25참전용사의 기념비를 만납니다. 오늘쪽에 자리한 현충탑과 조형물이 나라와 국민을 위해 자신을 바친 분들을 한번 더 마음속 깊이 생각하게 합니다. 일석이조. 건강도 챙기고 나라사랑의 마음도 다독이는 기회가 됩니다.

 

공원길을 걸으면서 생각에 잠겨봅니다. 빼곡하게 아파트를 지어사는 도심에 이처럼 거대한 공원을 만들 수 있는 기관은 수원시청 뿐입니다. 시청은 그래서 시민의 중심입니다. 시민단체는 할 수 없는 업무가 공원조성과 관리입니다. 그래서 고마운 운동의 공간을 마련해 주신 시청에 보답하는 마음을 먹게 됩니다.

 

공원길을 가다가 잡초를 뽑습니다. 한번은 이번 비에 버드나가가 벼락을 맞아서 굵은 가지가 3조각으로 튀어서 공원 산책로 절반을 막고 있습니다. 그동안 시민들이 좁은 길로 비켜서 지나갔을 것입니다. 빗물에 젖은 버드나무 가지를 영차영차! 힘을 내서 길가 풀밭으로 옮겼습니다. 부스러기는 버드나무 가지를 비로 삼아서 쓸었습니다.

 

이정도 작업량이면 공원산책 3번정도는 그냥 다녀와도 되겠습니다. 공원에 애완견을 산책시키는 시민들은 비닐주머니를 준비했다가 배설물을 치웁니다.

 

마찬가지로 공원길을 걷다가 불편한 어떤 것이 발견되면 상식적 판단으로 정리해 주면 다음 사람이 편해 집니다. 서산대사가 지으신 시가 있습니다. 김구선생이 좌우명 삼았다고 합니다.

 

 

이강석 (李岡錫)

출생 : 1958년 화성 비봉

경력 : 경기도청 홍보팀장, 경기도청 공보과장

         동두천·오산시 부시장 / 경기도균형발전기획실장

         남양주시부시장 /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현직 : 화성시 시민옴부즈만 

저서 : '공무원의길 차마고도', '기자#공무원 밀고#당기는 홍보#이야기' 등 수필집 집필중



기자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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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석 기자

공직 42년, 동두천, 오산, 남양주부시장, 경기도 실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역임// (현) 화성시시민옴부즈만, 행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