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백의 추어탕과 황금 까마귀

이강석 전 남양주시 부시장

오산 김주원 화백이 강원 평창에서 잡고기를 잡아왔다는 전갈이 왔으므로 곧바로 지인을 규합하여 막걸리와 소주를 사들고 갔다. 6시반 인데 이미 가마솥에서 추어탕이 끓고 있고 미나리 등 야채를 투입하는 시각입니다.

 

 

말 그대로 추어탕이고 매운탕이니 강원도 평창에서 어항 넣어 잡아 손질한 산물고기가 담백한 맛을 풀어내는 그 탕속에 푸르름 가득 품은 미나리가 중재를 하면서 그 부드럽고 깊은 맛이 탄생하는 것입니다.

일단은 막걸리 반 잔을 들이키고 매운탕 국물을 안주로 하니 강원도 향기와 오산의 맛이 잘도 어우러집니다. 함께한 지인중에 술잔이 쎈 분이 있어 무슨 이야기만 꺼내면 ‘그런 의미에서 한잔!!!’하면서 권주하니 가져간 막걸리 빈 병되어 쓰러지고 이내 스페어로 준비한 소주병이 나섭니다. 그래도 취하지 않는 이유는 추어탕의 신선함과 국물의 해장기능인가 생각합니다.

본래 이날 2차 ‘까마귀’모임은 금으로 까마귀를 만들어 보자는 토론의 장이었습니다. 지난번 모임에서 대략적인 까마귀상과 그 구성, 기금의 마련방안 등에 대한 기본 골격이 나온 바 있고 이어서 좀 더 상세한 추진체계를 논의하고자 함이었습니다.

그런데 일요일 오후에 급하게 잡다보니 참여 멤버가 바뀌었고 지난번 1차 모임과 겹치는 회원은 달랑 2명인데 이들 양인은 이미 말하지 않아도 까마귀 상 건립에 모든 내용이 의기 투합된 터라 추가 토론이 필요하지 않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기금을 모으는 시기, 방법, 주체 등에 대해서는 아무래도 오산시민의 정서를 잘 파악하는 분들의 의견이 중요하다 생각하고 구체적인 상황은 아직 구름이나 안개처럼 약간은 신비주의로 구체적 결정을 미루고 있는 상황인 것입니다.

그러면 까마귀상이란 무엇일까요. 바로 오산을 상징할 수 있는 까마귀상을 사람들의 몸에 이로운 기를 보내주는 광물석에 은과 금을 입혀 5마리의 까마귀, 또는 삼족어를 만들어 시청 광장에 전시하는 것입니다.

까마귀는 反哺之孝(반포지효)의 익조입니다. 어미가 먹이를 반쯤 소화시켜 새끼를 키우고 그 새끼가 늙은 어미를 봉양한다는 아름다운 스토리가 있습니다.

5마리의 금으로 만든 까마귀는 머리 다리 날개 몸통 꼬리를 특징 형상화할 것입니다. 머리를 강조한 까마귀를 만지면 공부를 잘하고 다리를 매만지면 운동을 잘하고 날개를 쓰담쓰담하면 출세를 하며 몸통을 어우르면 부자가 되고 꼬리를 터치하면 효자가 난다는 스토리도 만들 것입니다.

그동안 주변 사람들에게 까마귀 금상에 대해 개략적인 의견을 던져보니 낚시에 걸리는 이가 별로 없습니다. 입질이 거의 없습니다.

하지만 차분히 추진하고 싶습니다. 시민들의 참여를 통해 첫해에는 1억을 모아 머리를 강조한 까마귀를 만들되 5가지 스토리가 동시에 진행되도록 하고 싶습니다. 아마도 전국에서 할머니와 아주머니들이 오셔서 두루두루 만지고 쓰다듬으시면서 건강 행복 부자 자녀 결혼 등을 기원하실 것입니다.

사실 이 스토리는 함평군 이석형 군수님이 추진하신 황금박쥐상에서 나온 것입니다. 저 혼자 어찌 이처럼 어려운 스토리를 생각하였겠습니까. 하지만 모방도 잘하면 작은 창조가 된다고 하니 일단 열심히 토론하고 차분히 준비하고자 합니다. 2014.7.1. 江

 

 

이강석 (李岡錫)

출생 : 1958년 화성 비봉

경력 : 경기도청 홍보팀장, 경기도청 공보과장

         동두천·오산시 부시장 / 경기도균형발전기획실장

         남양주시부시장 /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현직 : 화성시 시민옴부즈만 

저서 : '공무원의길 차마고도', '기자#공무원 밀고#당기는 홍보#이야기' 등 수필집 집필중



기자정보

프로필 사진
이강석 기자

공직 42년, 동두천, 오산, 남양주부시장, 경기도 실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역임// (현) 화성시시민옴부즈만, 행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