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만 년 전 슈퍼컴퓨터

이강석 전 남양주시 부시장

인생은 이미 수만 년 전에 짜여진 슈퍼컴퓨터에 사전 프로그래밍 된대로 운영되는 CD속 저장된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시대에 슈퍼 컴퓨터가 없다고 하시겠지만 느티나무 씨앗이 참으로 작은데도 거대한 나무의 프로그램이 간직되었다가 100년 200년동안 그 나무를 자라게 하고 계절마다 잎새를 피우고 다시 낙엽으로 갔다가 새봄을 맞으면 새싹을 틔우게 되는 것입니다.

 

 

아기가 태어나는데는 22개의 염색체 2쌍이면 충분합니다. 아주 작다고 하는 염색체속에 생명체를 탄생시키는 여러가지 기억인자를 담기에도 부족할 것인데 성격이나 병력도 담기게 됩니다. 혈압이니 눈 쌍까플이니 목소리까지 닮는 것은 그 속에 슈퍼컴퓨터가 담겨있다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어린시절에 시골에서 태어난 것도 예정된 것이고 중학교를 들어가 B반에 편성된 것, 중학교 2학년 소풍에서 보물찾기 1개로 기념품을 받는 것도 정해진 운명입니다. 이후 고등학교를 가고 대학에 가고 직장을 들어가는 것도 수많은 가능성, 경우의 수 중에 그렇게 가도록 이미 정해졌던 것입니다.

 

그리고 직장에서 만나는 상사, 사무실에서 같은 책상을 쓰는 동료들도 이미 슈퍼컴퓨터에 정해진 프로그램이 작동되어 만나는 것입니다. 아내를 만나고 남편을 만나는 운명은 이미 정해진 것이라는 점을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태어나고 커서 여러가지 삶의 여정을 이어가는 것도 미리 정해졌다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은 그래서 점집을 갑니다. 부적을 사기도 합니다. 자신의 운명을 바꿔보려는 것입니다만 차라리 열심히 일하고 노력하는 것이 나을 것입니다.

인간에게는 열심히, 열성적으로 살아가도록 프로그램이 짜여져 있습니다. 그리고 모든 이에게 그 결과를 주지는 않지만 그래도 기대이상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노력한 만큼의 성과를 가져다 줍니다.

 

운명이라고 합니다. 세상사를 마음대로 할 수 있을 듯이 보이지만, 때로는 자신이 스스로 예정을 바꾸기도 하지만 이 또한 이미 정해져 있는 것임을 깨달아야 합니다.

내일 내맘대로 살겠다고 선언하지만 이 또한 그렇게 인생을 변화롭게 살라고 정해져 있는 프로그램을 구동 가동시키고 있는 것임을 아시기 바랍니다. 마음대로 하려해도 마음대로 안되는 꿈속의 팔다리처럼 우리의 삶은 정해진 나날을 살아가는 것입니다.

 

혹시 고속도로 진출로를 나가려는데 뒷차가 밀고 들어와 갈 길을 가지 못하고 몇km 돌아 우회하는 경우가 있을 것입니다. 이 또한 그 길로 나갔으면 큰 교통사고를 당해 삶을 마감하였을 수도 있음이니 조금전 나를 옆길로 나가지 못하게 밀어낸 그 차를 운전하는 분이야 말로 내 생의 깊은 인연을 함께한 스승님이 아닐까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그러니 대자연속에서 인간이 만든 슈퍼컴퓨터가 작동되고 있지만 이것 이전에 자연은 이미 이보다 더 큰 용량의 자연법칙을 가지고 자연을 움직이고 동물의 먹이사슬을 관리하며 바닷속 물고기를 성장하게 하고 산속 동물의 왕국이 나름의 운영체제를 유지하면서 사계절의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는 상상을 하게 하는 것입니다.

 

이런 생각을 인간이 떠올리고 그런 이야기로 영화를 만들고 소설을 쓰는 것 또한 자연의 원리에 입각한 자연스러운 두뇌작용이라는 생각을 합니다. 인간은 자연의 일부인데 요즘들어 자꾸만 자연을 훼손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이강석 (李岡錫)

출생 : 1958년 화성 비봉

경력 : 경기도청 홍보팀장, 경기도청 공보과장

         동두천·오산시 부시장 / 경기도균형발전기획실장

         남양주시부시장 /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현직 : 화성시 시민옴부즈만 

저서 : '공무원의길 차마고도', '기자#공무원 밀고#당기는 홍보#이야기' 등 수필집 집필중



기자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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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석 기자

공직 42년, 동두천, 오산, 남양주부시장, 경기도 실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역임// (현) 화성시시민옴부즈만, 행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