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지도자대회 지각사건 (1985)

이강석 전 남양주시 부시장

1985년 새마을지도자 대회는 부산에서 열렸습니다.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1985년에 열리고 다시 32년만인 2018년 10월19일에 부산에서 전국 새마을지도자대회가 열렸습니다.

 

 

 

1985년이면 공무원 8년차이고 32년을 더하면 39년으로 딱딱 들어맞습니다. 사무실에서 2개월정도 행사참석 준비를 합니다. 시군별 새마을지도자 참석자를 정하고 승차계획, 숙박계획, 식사계획 등을 수립합니다.

모든 과정을 상세하게 정하고 방과 버스좌석과 기념품 배분까지 담당자를 정하고 정확하게 진행되도록 관리합니다. 두달동안 저녁식사 주문해서 먹으며 추진하는 새마을 부서의 꽃이 피는 행사입니다.

대통령이 참석해서 1년간의 국정성과를 크게 알리고 홍보하는 중요한 행사이기도 합니다. 내무부에서도 큰 관심을 갖기에 도지사도 참석하고 내무국장이 인솔책임관이 됩니다.

 

착실하게 착오없이 준비한 행사라서 30명 새마을과 직원 대부분이 각각의 버스를 담당하고 시군에서 참여하는 공무원들도 함께하는 큰 행사입니다. 해서 경기 북부지역 시군의 새마을지도자와 공무원들은 출발 전날 오후에 수원에 도착하여 숙소를 정하여 1박하게 되고 남부지역 지도자들은 버스를 타고 입장휴게소에서 집결하게 됩니다.

그리하여 수원 장안문 인근 숙박업소에 지도자와 공무원들이 집결하였고 시군방을 돌면서 전달사항을 전하고 평온하게 저녁을 맞이하였습니다. 하지만 시군에서 올라온 공무원들과 업무협의를 하고 마지막으로 맥주 한병을 마신 것이 사건의 시작입니다.

 

일단은 아침에 늦잠을 자고 깨어보니 빈방에 제가 혼자 누워있습니다. 소스라치게 놀라서 밖으로 나와보니 아무도 없습니다. 아마도 새벽에 출발하여 입장휴게소에서 김밥으로 아침을 드시면서 부산으로 출발하신 것입니다.

깜짝놀랐습니다. 일행을 놓쳤으니 머리속이 하얗게 변하고 아무런 생각이 들어오지 않습니다. 그것도 새마을계 말석 서무가 차를 놓치다니요. 이것은 도저히 발행할 수 없는 대 사건이었습니다. 나중에 들어보니 입장휴게소에 도착하면서 직원 하나가 빠진 것을 아셨다고 합니다.

당시에는 삐삐 없었고 시티폰 개발 전이고 모토로라는 도지사님, 부지사님 비서관이 하나 들고 다녔고 핸드폰은 아직 미국에서 볼 수 있을 것 같은 시대입니다. 1985년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연락할 방법은 전혀 없는 것이고 빨리 부산으로 가는 방법을 생각해 보았습니다.

 

처음에는 비행기를 타고 갈까 생각했습니다만 김포까지 가서 비행기 타고 부산 인근 공항에 내리면 일행보다 먼저 가겠지만 그렇게까지 제 자신이 이번 행사에서 VIP는 아니라는 생각에 도달합니다.

그래서 수원역에 가서 부산행 기차를 탓습니다. 새마을호 열차를 처음 탔습니다. 그리고 기차안에서 모처럼의 여유를 부리며 맥주도 한잔하고 과자도 먹으면서 부산역에 도착했습니다. 택시를 타고 경기도 숙소에 도착하니 부산시 어느 구청에서 지원나온 공무원 두분이 맞아 줍니다.

자신들이 보아도 예상시각 2시간 전에 직원 한명이 선발대로 온 것입니다. 늦잠을 자고 기차로 달려왔다고 하기에는 조금 거시기해서 선발로 왔다고 말했고 이분들도 그렇게 받아들였습니다. 그리하여 방도 들여다고보 다른 여관도 오가며 정말로 선발대가 되어서 현장을 익혔습니다.

 

그리고 정말로 본대가 도착하자 기다렸다는 듯이 뛰어나가 인사를 드리니 계장님, 선임들이 깜짝 놀라십니다. 그래서 늦잠을 자고 놀라서 기차를 타고 왔다고 말씀 드리니 잘했다 하십니다.

새마을지도자 일행은 고속도로에서조차 경찰의 안내를 받으며 안전속도를 지켰고 휴게소를 들러서 필요한 여유시간을 가졌기에 일반 고속버스보다 더 시간을 충분히 활용하며 부산에 도착한 것입니다.

행사는 오후에 열린 것으로 기억합니다. 공무원들은 행사장 밖에 주차한 버스에서 라디오를 통해 행사에 동참했습니다. 대통령 행사이니 이동에도 제한이 많았기에 그냥 버스에서 3시간 정도 앉아있었습니다. 혹시 자리가 비면 채워넣을 예비 인원이었던 것입니다.

 

새마을지도자 대회를 마친 일행은 숙소에서 1박하고 다음날 아침에 출발하여 귀향했습니다. 시군별로 승차한 버스는 천안을 지나서 각자의 길로 돌아갔습니다.

우리 새마을계 직원들은 서류와 타자기등 장비를 들고 사무실에 복귀했습니다. 훗날에도 새마을지도자대회 지각사건을 무용담으로 이야기 했습니다.

그러면 선배들은 당시 김밥에 문제가 있어서 크게 당황하였는데 김기형 내무국장님이 통크게 사과하셔서 지도자들이 감동하고 문제없이 해결되었다고 합니다.

 

행정에서 사고가 나면 윗선의 분들이 뒤로 숨게 마련인데 김기형 국장님은 책임자로서 당신의 책임이라고 하시면서 사과를 했다고 합니다.

혹시 김기형 국장님의 그런 모습을 보고 배웠나 봅니다. 2008년 8월 도의원을 모시고 일본 교과서 규탄을 위해 독도에 갔을때 여행 진행상에 큰 잘못이 있었는데 모든 것은 인솔책임인 저에게 있다고 사과하고 사태를 수습하였습니다.

제가 잘못했다고 솔직히 인정하고 사과를 구하는 힘을 새마을 DNA처럼 마음속에 축적했나 봅니다.

 

[결혼이야기]

1985년11월9일에 결혼했습니다. 아내의 말로는 1984년 11월10일에 처음 수원 팔달문 인근 다방에서 처음 만나서 365일만에 결혼했습니다.

요즘 젊은이들은 만난지 100일 기념, 1년기념, 1,000일 기념식을 합니다만 우리 부부는 만난 지 356일 기념으로 결혼식을 한 것입니다.

지금도 경기도청 후문에 목화예식장 건물이 있습니다. 이제는 요양병원으로 용도를 바꿔 쓰고 있습니다만 당시에는 아주 멋진 예식장이었습니다.

토요일 오후에 이발소에서 멋지게 기름을 바르고 예식장에 도착하여 하객들의 인사를 받고 축하를 받으며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아름다운 아내를 맞아서 행복한 신혼을 시작한 1985년을 오늘도 기억합니다.

 

 

[약력]
-1958년 화성 비봉 출생
-경기도청 홍보팀장, 공보과장
-동두천·오산·남양주시 부시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화성시 시민옴부즈만



기자정보

프로필 사진
이강석 기자

공직 42년, 동두천, 오산, 남양주부시장, 경기도 실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역임// (현) 화성시시민옴부즈만, 행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