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륵사

이강석 전 남양주시 부시장

여주에 소재한 신륵사는 고려 말 우왕 5년(1379) 각신(覺信)·각주(覺珠) 스님에 의해 중창되었고, 세종 22년(1440)에 중수했다고 하는데, 경기도 유형문화재 제128호로 지정된 지금의 극락보전은 정조 21년(1797)부터 3년에 걸쳐 완공한 건물이라고 한다. 2018년 10월 27일 토요일에 이강석 최경화 부부가 두 손을 잡고 이곳 신륵사를 찾았습니다.

 

 

오전 11:55분 집을 출발하여 영동 고속도로에 진입하였는데 강원도로 향하는 차량이 가득하고 용인에서 고속도로를 하차하여 광주, 이천을 거쳐서 우회하여 여주에 이르러 세종대왕께 우선 인사를 드리기 위해 얼핏 보이는 '세종대왕릉역'을 왕릉으로 착각하고 갔다가 다시 네비게이션을 고쳐서 12km를 달려 세종대왕릉 관리소에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박물관급은 아니지만 세종대왕 관련 자료 전시관을 둘러보면서 양령대군, 효령대군, 그리고 세종대왕이신 충령대군에 대한 설명문을 읽어보았습니다.

 

그런데 지금 세종대왕릉은 보수작업을 한다고 합니다. 이곳에서 1시간30분 걸리는 왕복 도보관람을 해야 한다고 합니다. 지난해 병우회 모임에서 다녀온바 있고 해서 그냥 산쪽으로 바라보고 마음속으로 인사만 드린 후에 차를 돌려 여주신륵사로 향합니다. 차 안에서 베지밀, 우유를 먹었습니다. 아침을 10시30분에 먹었으므로 점심은 식당으로 가기 보다는 간식으로 대체하기로 했습니다.

 

신륵사 인근에 다다르니 마침 오곡축제를 합니다. 다양한 농산물을 팔고 있고 여주의 유명 농산물인 고구마 굽기 행사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고구마를 굽는 대형 가마에 자신들이 사온 고구마를 넣고 익기를 기다리는 행렬이 100m가 넘겠습니다. 모두들 자녀, 아이들에게 맛있는, 김이 솔솔 나는 군고구마를 주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나는 아이들과 열심히 놀았다고 생각했는데 여기 와서 보니 많이 부족했습니다.

 

나는 아내와 자주 대화를 한것으로 생각했는데 와서 보니 이런 축제장에 몇번이나 날을 잡아 방문했는가 돌아보게 됩니다. 요즘의 젊은이들은 아마도 아이들에게 무엇이라도 체득하게 해주기 위해 노력을 한다고 하던데 우리 세대 아이들 육아는 먹이고 입히고 재우고 까꿍만 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크게 반성을 합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잘 자라주어서 참으로 고맙습니다. 아내가 많은 노력을 해서 아이들이 착한 심성으로 크고 이 사회에서 참으로 잘 적응하면서 미래를 개척하고 있습니다.

 

신륵사는 가을이 한가득 채색된 동양화 액자속에 들어있습니다. 그 액자속에 아내를 주인공으로 삼아 사진을 찍었습니다. 신륵사는 스스로 얕은 굽이의 들판에 자리하고 그 앞에는 여주 한강이 흐르도록 물길을 마련했습니다.

 

주변의 나무들은 저마다의 컬러를 자랑하는데 고찰 신륵사의 목재들은 단청도 부족한 채 검은 나무 목재로서의 그 모습을 묵묵히 표현하고 있습니다. 세월의 바람처럼 용트림을 한 향나무 앞에서 아내의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극락보전에 올라 부부가 108번 절했습니다. 힘든 일을 해탈하고 도움 주신일에 감사하며 존중하고 사랑하고 양보하며 살아가기를 소원했습니다. 많은 분이 오가시는데 108배를 올리는 분은 흔하지 않습니다. 2018. 10. 25일 대구 팔공산 갓바위에서는 108배 이상의 고수들을 많이 보았습니다만, 신륵사 대웅보전은 관광, 구경이지 불가에 참여함은 아닌 듯 보입니다.

 

여행은 먹자가 우선입니다. 오곡 축제장에 가서 구경을 하고 돌아다니다가 터어키에서 온 청년 2명이 아이스크림과 케밥을 팔고 있기에 5,000원짜리 케밥을 받았습니다. 종이에 둘둘 말아 줍니다.

 

밀전병을 따스하게 데운 후 얇게 자른 고기와 양배추채, 그리고 2가지 소스를 뿌려서 줍니다. 부드럽고 상큼하고 맛이 있습니다. 차로 걸어가면서 스윽 다 먹었습니다. 점심으로 새참으로 맛있습니다.

 

저녁 6시가 가까울 즈음에 부부는 여주 프레미엄 아울렛에 도착했습니다. 전에도 가족이 와본 곳입니다만, 오늘도 젊은이들이 한가득한 쇼핑의 천국입니다.

 

수 백개 매장이 골프장 코스처럼 배치되어 있습니다. East와 West가 있고 1,2,3층처럼 산줄기를 활용하여 매장을 매치하였습니다. 매장안내를 구체적으로 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마도 매장을 크게 홍보하면 손님들이 애초 구매하려는 품목이 있는 매장으로 직행할 것이니 일단 느슨하게 알리면 이리저리 돌고 돌다가 당초에 구매할 생각을 갖지 않았던 품목을 충동 구매할 것이라는 기대를 하는 것 같습니다.

 

백화점이나 매장에는 시계가 없습니다. 화장실은 1층에 설계조차 하지 않습니다. 에스컬레이터는 왼쪽 구석에 내려 매장을 가로질러 오른쪽에서 다음 윗 층으로 올라가고 아래층으로 내려가도록 배치합니다.

 

매장의 음악은 사람들의 마음을 느슨하게 하는 선곡을 합니다. 행사를 마칠 때 나오는 '날이 밝으면 멀리 떠날~'과 같은 음악은 절대로 틀지 않습니다.

 

그냥 평온하게 매장을 5바퀴, 6번 돌면서 수많은 명품, 제품을 보면서 나만의 세계에서 지갑을 열고 카드를 꺼내도록 한다고 합니다.

 

우리는 꼭 필요한 옷을 사고 천서리 막국수집으로 들었습니다. 수육 소자가 1만원, 막국수 비빔 8,000원입니다. 막국수 삶은 물을 따스하게 내줍니다. 그 맛의 깊이가 있습니다. 수육도 부드럽고 막국수의 식감이 좋습니다.

 

반찬조차 남기지 않았습니다. 맛갈스런 저녁을 잘 먹었습니다. 점심을 거른 것도 맛있는 저녁식사를 응원합니다.

 

차를 달려 영동고속도로에 진입하였는데 술술 내달립니다. 대략 80km 200리 길을 편안하게 지나서 용인시에 도착하니 네비게이션이 신갈로 나가라는 것을 무시하고 동수원까지 갔습니다.

 

네비게이션이 맞기는 하였는데 동수원 나가기 직전에서 막힘이 시작되었고 5분 정도 지체 후에 동수원 톨게이트를 나가 광교를 지나 법사 지하차도에서 과속에 유념한 후 집에 도착했습니다.

 

참으로 행복한 9시간의 부부여행을 소개햇습니다. 아내는 거듭 9시간 동안 부부가 참으로 재미있게 여행을 했다고 말합니다. 사온 옷도 마음에 들어합니다. 여행내내 부부 대화를 했습니다.

 

졸리면 쉬어가고 잠을 깨면 차분히 차를 몰아 고속도로를 지나고 동네를 지나 고려시대 보물이 많이 있는 신륵사를 가고 현대의 명품이 가득한 아울렛을 구경했고 맛집에서 미각을 확인했습니다. 여행은 우리에게 행복과 기쁨과 사랑을 줍니다. 여주 신륵사 부부여행을 소개해 보았습니다. 

 

 

[약력]
-1958년 화성 비봉 출생
-경기도청 홍보팀장, 공보과장
-동두천·오산·남양주시 부시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화성시 시민옴부즈만



기자정보

프로필 사진
이강석 기자

공직 42년, 동두천, 오산, 남양주부시장, 경기도 실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역임// (현) 화성시시민옴부즈만, 행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