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서기#농협서기

이강석 전 남양주시 부시장

면서기는 툇마루에서 찬밥을 주고 농협서기는 안방에서 씨암탉 대접한다. 70년대 시골동네의 풍경중 하나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면서기는 늘 規制(규제)와 지시를 하는 공무원이고 농협서기는 貸出(대출)과 비료, 농약을 공급하는 좋은 기관이다.

 

 

사실 지금도 그러하겠지만 하나의 面 동네에는 아주 많은 기관이 있다. 면사무소를 비롯해 순경들이 근무하는 파출소, 우체국, 농협 등이 그것이다. 여기에다 예비군 중대장도 높은 기관의 하나다.

이들 기관 중 가장 주민들과 밀접한 기관은 면사무소와 농협이었고 결국 농협 직원들은 좋은 공무원으로 (농협은 공무원이 아니지만 서기라는 직함이 있음) 평가되고 공무원인 면서기는 귀찮은 존재가 되었던 것이다.

한번은 22세 공무원이 추곡수매 담당을 하면서 수매현장에 혼자 출장을 나갔고 농협에서는 영농부장, 수매담당, 출납담당등 5명 정도가 일하고 있었다. 주민이 50대 나이의 농협 영농부장에게 물었다.

 

다음번 수매에는 현금을 주나? 영농부장은 저 사람, 면직원에게 물어보라 했다. 주민은 “저 어린 직원이 뭘 알겠어!” 하면서 영농부장의 답변을 요구하였다.

결국 면직원은 영농부장에게 다음번 수매일정과 방법 등을 설명하였고 이를 바탕으로 영농부장이 전달하자 주민은 잘 알았다며 영농부장에게 인사를 건넸다.

 

농민들은 행정의 임무와 농협의 역할을 구분하지 못한다. 사실 농협과 행정은 부락과 마을에서 혼합된다. 면사무소 행정을 통해 농협의 수매와 농약판매가 현장에 실현된다.

하지만 행정의 역할이 있고 농협의 기능이 다르다. 그러니 면서기가 어려도 행정을 집행하는 주체이고 농협 영농부장이 연세가 높아도 행정의 일정을 발표할 수는 없는 일이다.

 

 

[약력]
-1958년 화성 비봉 출생
-경기도청 홍보팀장, 공보과장
-동두천·오산·남양주시 부시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화성시 시민옴부즈만



기자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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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석 기자

공직 42년, 동두천, 오산, 남양주부시장, 경기도 실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역임// (현) 화성시시민옴부즈만, 행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