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초 이강석의 세상만사 (4)

이강석 전 남양주시 부시장

[280] SNS

 

SNS는 ‘Social Network Service’ 의 약자로, 인터넷을 통해 서로의 생각이나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게 해 주는 서비스를 말한다.

 

다양한 사람들과 새로운 관계를 맺을 수 있고, 시간과 장소에 구애됨이 없이 빠르게 정보를 나눌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여기에 올린 개인 정보가 범죄에 이용될 수 있고, 거짓 정보나 근거 없는 소문이 다른 사람들에게 쉽게 전해질 수 있다는 단점도 있다.

 

 

정치인, 연예인들이 번잡한 기자회견을 열지 않고 SNS에 자신의 생각이나 주장, 반성의 글을 올리면 언론이 이를 받아서 기사자료로 활용한다.

 

소극적, 간접적인 방법으로 시작되었지만 이제는 공식적인 '기자회견 대체수단'으로 자리잡았다. 가끔은 SNS를 통해 치열하게 다툼을 벌이기도 하지만 대부분 자신의 살아가는 이야기를 주변에 자랑하는 소통의 장으로 활용한다.

 

그래서인가 1년 만에 지인을 만나도 낯설지 않다. 그동안 살아온 이야기를 SNS를 통해 공유하고 있으므로 안부 인사를 생략하고 본론으로 들어 갈 수 있다.

 

이처럼 현재는 SNS를 정치인, 연예인은 물론 일반인들도 편리하게 활용하게 되었지만 20년 전에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래서 경기도가 중앙에 중요 정책을 건의하면서 이른바 '언론 플레이'를 할 필요가 있을 때 청와대 홈페이지를 활용했다.

 

건의내용을 청와대 홈피에 올리고 이를 바탕으로 기사문을 작성하여 언론에 돌렸다. 그래서 기사문은 '경기도가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린 자료에 따르면'으로 시작된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수시로 자신의 정치활동 상황이나 정책을 SNS에 올린다. 내용을 강조하기 위해 문장 전체를 대문자로 작성한다고 한다. 아마도 기자들은 한밤중에도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불쑥 대형사건이 될 기사자료를 올리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정치인들의 SNS활용도가 높아지고 있다. 공조직에도 SNS 담당 부서를 두기 시작했다.

 

이처럼 날이 갈수록 활용도가 높아지는 SNS를 활용함에 있어 더욱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 일단 올라간 글은 회수가 불가하다. 전송을 누루기 전에 한 두번 더 살펴야 한다.

 

다만, 불쑥 올리는 페이스북 사과보다는 'A4용지를 든', '국민 앞에 고개 숙이는' 반성의 모습이 아직은 우리에게 익숙하기는 하다.

 

 

 

[281] 나사 NASA

 

베란다를 정리하다가 실수로 손가락에 생채기가 나서 밴드를 붙이니 손이 움직일 때마다 상처 부위가 여기저기에 걸린다. 손톱밑 가시라는 말이 떠올랐다.

 

기업이 열심히 생산성을 높이려 하는데 주변환경과 정부의 규제로 불편을 당하는 것을 비유하는 것으로 안다. 뉴스에서 너트 한 개가 풀리는 바람에 비행기가 회항하였다는 기사를 보았다.

 

거대한 비행기가 부품 한 개로 인해 정상운행을 하지 못하는 것처럼 손가락의 작은 상처가 몸 전체에 긴장감을 준다. 그래서 인터넷에서 부품의 개수에 대해 검색해 보았다.

 

에펠탑은 금속 1만5천개, 나사못 250만개가 들어간 320m의 높이의 탑으로 7,000톤이다. 파리시민들이 날마다 보는 에펠탑에 정이 들어가듯 단지 자주 보는 것만으로도 호감이 증가하는 현상을 '단순노출의 효과' 또는 '에펠탑 효과'라고 한다.

 

객관적인 자료는 아니지만 자동차 부품은 엔진에 6,900개, 전장품에 3,000개, 구동 5,700개 등 대략 3만개라고 한다. 하지만 우리는 동그란 핸들과 2개의 페달로 자동차를 움직이고 세운다.

 

1950년 7월 5일에 오산 죽미령 고개에서 북한군과 UN군으로 참전한 미군 스미스 부대원 540명이 일전을 벌였다. 181명이 전사했다. 낙동강 전선을 재정비하고 UN군의 참전을 유도하는 전기를 마련했다.

 

1955년 7월5일에 미24사단 장병들이 참전용사의 숫자에 맞춘 540개의 돌로 ‘UN군 초전비’를 세웠다. 이외에도 검색한 숫자가 더 있으니 국회도서관 도서량은 4,917,884책이다.

 

화성행궁은 600칸이니 왕이 아닌 자가 누릴 수 있는 99.5칸의 6배가 넘는다.

 

미국 항공우주국 나사(NASA)는 우주 개발에 대한 모든 일을 하는 기관이다. 그 옆에서 아재게그 하나 쓰고자 한다. 생활주변에서 자주 보는 나사는 직각 삼각형 형태의 못에 홈을 판 것으로서 두 개 이상의 부품을 결합할 때 사용한다.

 

작은 나사못 하나가 제 자리를 찾지 못하면 수년간 큰 돈을 투자해 제작한 우주선 발사가 실패할 수도 있다.

자동차, 우주선, 에펠탑의 중심축도 중요하고 이를 연결하는 작은 부품도 귀중한 것처럼 조직의 한사람 한자리가 소중함을 강조한다.

 

 

[282] 지방공무원과 국가공무원

 

1985년 기억으로 경기도청에는 국가직 공무원과 지방직 공무원이 있었다. 대부분 지방공무원이고 과장, 국장은 국가직, 계장, 차석, 주무관은 지방직이었다.

 

양정과, 기획실 등 일부부서의 경우 주무관 중 국가직이 몇 명 있었다. 주무관이 국가직이면 국비로 월급을 받았다. 지방직은 경기도청과 시군청 재원으로 봉급을 주었다. 과장, 국장, 실장, 부지사는 국가직이므로 정부에서 인건비 예산을 받았다.

 

그러니까 국가예산으로 월급을 받는 것은 국가사무를 담당한다는 의미였고 따라서 과장이상은 국가직으로 정부에서 보낸 공무원으로 보는 것이었다.

 

과에는 과장 1명과 계장 4명이 있었다. 지금은 서기관 과장에 사무관 계장, 팀장이 근무한다. 과거에는 사무관 과장, 사무관 계장이 있었다.

 

과장은 국가직이니 '행정사무관'이고 계장은 지방직이니 '지방사무관'이었다. 더러는 정부에서 온 6급 주사가 과장 직무대리를 하니 과장이고 당시 총무처에서 채용한 고시 사무관은 지방직으로 계장에 보임되었다.

 

6급 과장에 5급 계장이 근무했다. 6급 국비 과장은 사무관 승진시험을 통과하면 과장으로 근무하다가 적정한 시기에 내무부(행정안전부)로 돌아갔다.

 

하지만 모든 과장이 내무부에서 오는 것은 아니고 경기도청 안에서 지방사무관이 국가사무관으로 승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지방사무관 계장이 국가사무관 과장으로 승진하면 정부인사 발령사항으로 관보에 이름을 올렸다.

 

총무처가 공무원을 관리하던 시절에는 관보에 이름올린 국가직 과장의 발령장은 그냥 주어지지 않았다. 발령 통지문만을 받았고 도지사의 직인으로 과장 발령장을 주었다.

 

그래서 눈치빠른 과 주무계 차석은 총무처에 사람을 보내서 과장 발령장에 대통령 직인을 받아왔다. 아크릴로 과장 발령장을 새겨서 기념품으로 전했다.

 

지방사무관도 벼슬관(官)이지만 국비사무관이니 가문의 영광이었다. 과장에 승진하면 조상님 蔭德(음덕)이라면서 성묘를 다녀오는 경우가 많았다.

 

과장도 계장도 5급이니 봉급은 연봉제가 아닌 호봉제로 받았고 과장에게는 별도의 관리업무수당을 지급했다. 지금 경기도청 국장은 3급, 과장은 4급, 계장은 5급, 차석은 6급이니 직급에 대한 설명이 과거보다 쉬워졌다.

 

 

[283] 마트 눈치게임

 

어린 시절 시골마을에서 2km를 걸어가야 구멍가게가 있었다. 초콜릿 색상으로 숙성된 나무 선반에는 소주, 맥주, 라면, 미역 등 생필품이 진열되어있다.

 

그리고 1등 상품은 절대 나오지 않는 뽑기판이 동네 아이들의 코 묻은 돈을 기다린다. 그 시절 아이들은 물론 부모들도 구멍가게에 진열된 상품은 늘 上品(상품)으로 여겼다.

 

도시화가 진척되면서 대형매장이 건설되었고 영세상권을 잠식했다. 초기에는 슈퍼마켓이라 해서 단층건물 넓은 공간에 다양한 제품이 전시되었다.

 

입구에는 아이들 과자와 사탕이 있고 중간에는 공산품이 자리한다. 그리고 약간 뒤편으로 가면 플라스틱 그릇, 옹기, 소금, 밀가루 등 대포장 상품을 볼 수 있다. 플라스틱으로 만들 수 있는 제품이 이렇게도 많다.

 

슈퍼마켓에 이어지는 요즘 매장은 마트라는 간판을 단다. 마켓과 마트의 차이는 건물의 넓이와 층수다. 슈퍼마켓은 대부분 1층에 있고 주차장이 좁다. 카트가 작거나 없다.

 

반면에 마트는 이른바 ‘마이카’시대에 맞는 배치와 구조다. 아예 1, 2층은 주차장이고 3, 4층이 매장이다. 부부나 가족이 차를 주차하고 스마트폰으로 주차 위치를 촬영한 후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매장으로 가서 아이를 카트에 태우고 매장을 빙빙 돈다.

 

매장에는 시계가 없다. 차분하고 여유로운 음악이 흐르므로 부부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쇼핑을 한다. 매장은 미로찿기와도 같다. 제품으로 벽을 세웠다.

 

한번 들어가면 빙빙 돌게 된다. 아내들은 다른 이의 카트에 담긴 물건을 탐색한다. 카트 안의 제품이 잘 보인다. 가는 철사를 용접해서 카트를 제작한 과학이 보인다. 다른 이들이 선택한 제품이 더 눈에 들어 온다.

 

카트는 움직이는 광고판이다. 매장 관리인들은 유효기간이 임박한 제품을 앞으로 배치하고 여유있는 제품은 뒤편에 숨긴다. 주부들은 앞부분 물건을 밀치고 뒤편의 상품을 집어들고 날짜를 확인한다. 특히 우유, 두부, 생선류, 식빵 코너에서의 ‘눈치게임’이 치열하다.

 

마트, 마켓에 가면 어린 시절 동네 구멍가게와 이웃집 며느리가 집에서 간판없이 운영하던 가게에서는 관심조차 없었던 ‘유통기한’, '제조연월일'이라는 문명적 숫자를 보게 된다.

 

 

[약력]
-1958년 화성 비봉 출생
-경기도청 홍보팀장, 공보과장
-동두천·오산·남양주시 부시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화성시 시민옴부즈만



기자정보

프로필 사진
이강석 기자

공직 42년, 동두천, 오산, 남양주부시장, 경기도 실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역임// (현) 화성시시민옴부즈만, 행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