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의전생활

이강석 전 남양주시 부시장

▧ 슬기로운 의전생활 ▧

현직에 근무하면서 손님을 맞으면서 몇 가지 시행착오를 겪었고 다시는 이 같은 안타까운 일을 격지 않기위해 나름의 기준을 세웠습니다. 손님이 사무실에 오셔서 대화를 하고 가시는 3단계를 잘 진행하기 위한 메뉴얼이라 하겠습니다.

 

 

우선은 오시는 손님을 맞이하고 대화를 하는데 있어서 처음부터 본론을 꺼내기보다는 오시는 길 교통편이라든가 날씨, 우리 기관에 대한 생각 등을 질문하는 이른바 '아이스 브레이크'시간을 갖습니다. 그리고 본론을 이야기하게 됩니다.

 

개인민원이든 단체의 집단민원인 경우에도 5가지 주문이 있다면 이중에 가능한 건부터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집단민원의 경우 첫번 민원은 안된다는 말을 먼저 꺼내면 대화가 중단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1:1 민원의 경우에도 기분좋게 되는 일부터 설명드리고 점차 무거운 이야기를 진행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행정이 쉬운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아시도록 차분하게 설명을 하되 자신은 가능하다 생각하는데 실무선이나 담당부서의 입장이 어렵다는 점을 알려드리는 것도 전략중 하나입니다.

 

대화가 끝나면 사무실을 나가시는데 절대로 먼저 일어서지 마시기 바랍니다. 오신 손님이 대화 내용상 이야기를 끝내는 듯 해도 몸이 반응하지 말고 느긋하게 기다렸다가 완전히 일어서시면 그때 천천히 일어나 출입문 쪽으로 안내하시기 바랍니다. 이때 다음 손님이 기다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가볍게 인사만 하고 가시는 손님을 잘 배웅해야 합니다.

 

오신 손님 신경쓰다가 가시는 분을 소홀하게 하면 안 됩니다. 그래서 한 두번 그런 결례를 한 것 같아서 아예 기준을 정했습니다. 후배는 2층에서 1층 내려가는 계단까지 가서 인사하고 조금 나이가 위인 분은 현관 1층에서 인사를 합니다.

 

그리고 공직 상사, 사회적으로 대우 받아야 할 분이라면 공무원 나이 50세 기준으로 65세 이상이신 분의 경우에는 승용차까지 안내하기로 정했습니다.

 

물론 현관에서 주차장으로 가는 길쯤에서 손님은 '이만 들어가라' 하시면서 다시 인사를 하십니다. 이 정도 의전을 해야 퇴근 시각에 마음이 개운합니다.

 

부족한 마음이 드는 손님 응대가 있으면 일주일 정도 마음이 불편한 'A'형 혈액형이기 때문입니다. 다시는 안타까운 일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그렇게 하니 개운합니다. 손님 배웅하느라 쓴 시간은 접견 시간을 줄여서 충당하면 됩니다.

 

 

이강석 (李岡錫)

출생 : 1958년 화성 비봉

경력 : 경기도청 홍보팀장, 경기도청 공보과장

         동두천·오산시 부시장 / 경기도균형발전기획실장

         남양주시부시장 /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현직 : 화성시 시민옴부즈만 

저서 : '공무원의길 차마고도', '기자#공무원 밀고#당기는 홍보#이야기' 등 수필집 집필중



기자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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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석 기자

공직 42년, 동두천, 오산, 남양주부시장, 경기도 실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역임// (현) 화성시시민옴부즈만, 행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