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능한듯 가능한 일들

이강석 전 남양주시 부시장

지렁이 갈비, 당나귀 알, 잠자리 눈꼽. 찾아내기 어렵거나 불가능해 보이는 것들 입니다. 스포츠 뉴스를 보니 11명이 뛰는 축구에는 골키퍼가 있는데 5명이 경기하는 농구에는 골키퍼가 보이지 않습니다. 그럼 농구에는 골키퍼가 없는 것인가요.

축구경기에서 골키퍼, 링커, 스트라이커 등 지정된 포지션이 있지만 농구 경기에서는 정해진 위치나 담당구역이 없는 듯 보입니다. 상황에 따라 상대편의 공격 패턴을 흔들면서 득점을 올려야 승리하는 경기인 것입니다.

 

 

직장에도 축구처럼 포지션이 있는 조직이 있고 자기 분야의 일에 집중합니다. 그러다가 담당 부서가 模糊(모호)해지면 몇 사람을 모아서 팀을 만들게 됩니다.

이른바 T/F를 만드는데 영어로는 Taskforce입니다. 전담팀이라 해석합니다. 사실 모든 부서가 전담분야가 있는데 전담팀을 또 만들어야 하는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업무 중에는 양쪽에 걸치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충남도청 건물이 홍성군과 예산군 경계를 살포시 덥고 자리하고 있습니다.

 

쓰레기를 비로 쓸면 새마을계, 삽으로 옮기면 개발계, 집게로 봉지에 담으면 자연보호계 업무인 것처럼 관점과 촛점, 무게중심을 두는 곳에 따라 담당부서에 대한 의견이 다양하게 나오는 것입니다.

더구나 기업 임원 회의에서 일감을 받아온 간부는 칭찬을 받는데 반해 공직사회 부서장이 간부회의에서 논란 끝에 논리 부족으로 업무를 맡아 오면 부서원들의 눈총을 받게 되니 공직 경쟁력이 낮을 수 밖에 없다는 현실이 안타까운 것입니다.

 

업무에 열중할 수 있는 것 또한 보수 이상의 행복을 주는 일이라고 보는데 마음음 한구석에서는 일을 피하고자 하는 DNA가 작동을 시작하는가 봅니다.

緣木求魚(연목구어)라는 말에 대하여 불가능한 일을 도모한다는 풀이를 할 수 있겠으나 크리스마스 트리에 붕어빵을 매달아 판매 실적을 올리겠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지금 이 방식이 최선인가에 대하여 늘 자신을 채찍질해야 하는 것입니다. 오늘 하루 단 한 가지라도 창의적인 일을 해보겠다는 노력이 필요한 것입니다.

 

꼴 넣는 꼴키퍼가 가끔은 나타나야 스포츠기자들이 신나는 것이고 공무원 간부회의에서 노래 한 곡 부르지 말라는 조례나 법규가 없는 것이니 규제가 그리 심한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을 합니다.

국기에 대한 경례 이후에 “이하 의식은 시간 관계상 생략 한다.”는 그 말을 하는 동안 시간이 지나갑니다. 국기에 대한 의전을 생략한다는 말을 들으면서 대단히 송구한 마음이 생기는 것은 또 어찌하여야 하나요.

결국 축구에서 선수 11명이 전원 공격수이고 전원 꼴키퍼입니다. 꼴대로 날아오는 공을 온몸으로 막아내면 되는 것입니다. 다만 꼴키퍼는 손을 쓸 수 있다는 차이가 있을 뿐입니다.

 

공격에서도 꼴키퍼의 발이나 손에서 출발한 공이 상대편 꼴대 안으로 들어가면 득점을 하는 것입니다. 방법과 과정보다는 결과가 더 중요한 경우가 많은 이 세상 살아가는 방식들인 것입니다.

 

 

이강석 (李岡錫)

출생 : 1958년 화성 비봉

경력 : 경기도청 홍보팀장, 경기도청 공보과장

         동두천·오산시 부시장 / 경기도균형발전기획실장

         남양주시부시장 /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현직 : 화성시 시민옴부즈만 

저서 : '공무원의길 차마고도', '기자#공무원 밀고#당기는 홍보#이야기' 등 수필집 집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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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석 기자

공직 42년, 동두천, 오산, 남양주부시장, 경기도 실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역임// (현) 화성시시민옴부즈만, 행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