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철스님 주례사

이강석 전 남양주시 부시장

성철스님의 짧지만 무게감 있는 주례사를 읽었습니다. 결혼하지 않는 스님께서 주례사 말씀을 하신 것도 특이하지만 그 내용은 더더욱 멋드러집니다. 스님의 말씀의 요지는 결혼해서 이익을 보려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신랑이나 신부나 결혼해서 30%만 주고 70%는 얻으려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늘 불만이고 손해보는 마음이 들어서 속이 상한다는 것입니다. 내가 보듬어야 할 사라이라 생각하고 남편을 위해 아내를 위해 열심히 살아가라는 말씀을 이 아침에 새겨 둡니다.

 

 

[성철 스님의 그 짧은 명 주례사]

오늘 두 분이 좋은 마음으로 이렇게 결혼을 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결혼하기를 원해 놓고 살면서는 아이고 결혼 괜히 했다, 그러면서 후회하는 마음을 냅니다.

 

이 결혼할 때 마음이 어떠냐? 선도 많이 보고 사귀귀도 하면서, 저 사람은 돈이 얼마나 있나, 학벌은 어떠냐, 성질은 어떻냐, 건강은 어떻냐.. 이렇게 따지고들 이리저리 고릅니다.

 

손해 볼 마음은 눈꼽만큽도 없습니다. 이렇게 골랐다는 것은 덕을 보겠다는 마음이 있습니다. 이 덕 보겠다는 마음이 서로 살다보면, 다툼의 원인이 됩니다. 아내는 한 30% 주고 70% 덕 보자고 하고, 남편도 한 30% 주고 70% 덕 보려고 합니다.

 

둘이 살면서 서로 70% 받아야 하는데 실제로는 30% 밖에 못 받으니깐 살다보면 십중 팔구 결혼을 괜히 했다, 속았다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 덕 보려는 마음이 없다면 어떨까요?

 

아니고 내가 저 분을 좀 도와줘야지 저분 건강이 안 좋으니깐, 내가 평생 돌봐주어야겠다. 저분 경제가 어려우나 내가 뒷바라지를 해야겠다. 아이고 저분 성격이 저렇게 괄괄하니...

 

내가 껴안아 주어야겠다. 이렇게 베풀어주어야 겠다는 마음으로 결혼을 하면 길 가는 사람 아무하고도 결혼해도 별 문제가 없습니다.

 

그런데 덕 보겠다는 생각으로 고르면 백명중에 고르고 또 고르고 해도 막상 고르고 보면 제일 엉뚱한 것을 고릅니다. 제일 중요한 것은 오늘 이 순간부터는 덕 보겠다는 생각을 버려야 합니다.

 

내가 아내에게, 내가 남편에게 덕 봤다는 생각이 들도록 해 줘야겠다고만 다짐하면 사는데 아무 지장이 없습니다. 제가 말로 부조를 하니깐 두분 꼭 명심하길 바랍니다. 

 

 

[약력]
-1958년 화성 비봉 출생
-경기도청 홍보팀장, 공보과장
-동두천·오산·남양주시 부시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화성시 시민옴부즈만



기자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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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석 기자

공직 42년, 동두천, 오산, 남양주부시장, 경기도 실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역임// (현) 화성시시민옴부즈만, 행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