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공무원 1977

이강석 전 남양주시 부시장

1977년 면사무소 공무원은 23명 정도인 것으로 기억하며 그 중에 본면 출생이 아닌 공무원은 1명 또는 2명이었고 이분들은 다음해 초에 결국 본인의 고향 면으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17개 읍면의 공무원 대부분은 그 면에서 自給自足(자급자족)을 하였다는 것입니다. 다음해 봄에 우리 면사무소의 P면 출신 H선배가 돌아가고 M면에 근무하시던 J선배가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이분들은 봉우회(비봉면 근무자 모임)라는 자생단체를 만들고 정기 모임을 하고 있으며 그 만남이 퇴임 이후가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초보시절 잘잘한 일들을 일러주시던 선배들이니 만날 때마다 새롭고 반가운 분들입니다. 더구나 젊은 시절의 일들이니 평생토록 기억으로 간직하는 따스한 추억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요즘 신규 공무원은 고향을 따지지 않는 것 같습니다. D시청에서 14명의 신규 공무원을 만났는데 당해 시에서 살고 있는 공무원은 4명이었고 나머지는 다른 지역에서 시험에 응시하여 합격한 공무원입니다. 더구나 최근 대한민국 인구구성이 '여초'현상을 보이는 것처럼 여성 공무원이 더 많았습니다.

 

읍면동 공무원을 그 지역 인적 자원에서 충당하던 1970년대를 넘어 이제는 공무원 전국구 시대가 되었습니다. 서울 영등포, 청량리 공무원 학원에서 밤을 낮삼아 공부하고 재수는 기본이요 三修(삼수)만에 합격한 초임 공무원들은 그 나이가 30에 근접합니다. 이들로 구성된 공무원들은 전국에서 모여든 인재 풀로서 다양한 생각과 아이템으로 시정을 발전시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수도권 주변의 일부 시청은 근무시작 2년을 지내 어느정도 일할 수준에 이르면 대도시나 연고지를 찾아 회귀하려는 '연어 공무원' 때문에 여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리저리 가고 싶은 시청으로 '割愛(할애)요청'을 하는 것입니다. 연고지 근무, 가족합류 등 이유가 있습니다.

 

오늘 저녁에 21명 신규 공무원과의 대화를 합니다. 이미 근무중인 공무원이 19명이고 발령예정자가 2명입니다. 구미시에 가 있다는 신규 공무원 한명은 참석을 못합니다. 개인 일정으로 멀리 가 있거나 구미시가 고향이거나 현재 거주지인가 봅니다.

이제 발령이 나면 남양주시에 원룸을 얻어야 할 것입니다. 아직 지방자치단체에서 외지 거주 공무원에 대한 숙소를 마련하지 못고 있음이 안타깝습니다.

 

하지만 일단 평생의 직업공무원이 되었으니 이사를 하고 결혼을 하고 이곳 오산시의 시민이 될 것입니다. 오산시와 함께 호흡하고 일하고 생각하고 느낄 것입니다. 오산시의 고인돌 역사를 알고 독산성 세마대의 전설을 이해하고 한국전쟁 UN군 초전의 현장 죽미령고개의 역사적 스토리텔링에 동참할 것입니다. 공무원은 무한의 봉사와 함께 평생의 직업으로 삼아 일하기 때문입니다.

 

 

이강석 (李岡錫)

출생 : 1958년 화성 비봉

경력 : 경기도청 홍보팀장, 경기도청 공보과장

         동두천·오산시 부시장 / 경기도균형발전기획실장

         남양주시부시장 /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현직 : 화성시 시민옴부즈만 

저서 : '공무원의길 차마고도', '기자#공무원 밀고#당기는 홍보#이야기' 등 수필집 집필중



기자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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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석 기자

공직 42년, 동두천, 오산, 남양주부시장, 경기도 실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역임// (현) 화성시시민옴부즈만, 행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