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의 조각

이강석 전 남양주시 부시장

이미 한번 언급한 이야기이지만 이쯤에서 한번 더 말씀드립니다. 그만큼 인생의 과정에서 우리의 좌우명을 세우는데 도움이 된다는 나름의 생각이 있기에 활자를 쓰고 종이를 할애하여 드리는 말씀입니다.

흑인 청년들이 강을 건너는데 자세히 살펴보니 검은 색 돌덩이를 하나씩 가슴에 안았습니다. 강을 건너서면서 이 돌을 한곳에 모아 두고는 자신들의 직장을 향해 걸어갑니다. 저녁에 다시 강가에 온 청년들은 또다시 검은 돌을 하나씩 가슴에 안고 강을 건너편 집으로 돌아갑니다. 강을 건너면 가슴에 품었던 돌은 또다시 그 자리에 두고 말입니다.

 

 

종교활동일까요? 헬스클럽 대용일까요? 이 돌의 용도는 생명을 지키는데 쓰인답니다. 흑인 청년들이 강을 건널때 가슴에 안고가는 돌은 무게가 조금씩 다르다고 합니다. 볼링선수들이 자신의 체중이나 체력에 맞는 공을 사용하듯이 흑인청년들의 돌은 자신의 체중에 맞는 것을 고른다고 합니다.

설명이 조금 필요합니다. 이미 눈치를 채신 분도 게실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이 돌은 흑인 청년의 생명돌입니다. 이들이 직장으로 가기 위해 반드시 건너야 할 강은 깊고 물살이 쎄기 때문에 맨몸으로 건너는 경우 물살에 밀려 떠내려갈 수 있답니다. 물살에 버티기 위해서 돌을 안고 건너는 것입니다. 흑인 청년들에게 있어 이 검은 돌이란 곧 생명인 것입니다.

 

우리가 살다보면 참으로 힘들고 어려운 일을 만나게 됩니다. 이 세상에서 자신만이 가장 큰 고통을 당하고 있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 고통과 갈등과 어려움이 혹시 흑인청년들이 가슴에 안고 있는 그 검은 돌이 아닐런지요.

물살이 가장 센 강 중심부에서 흑인청년이 돌을 내려놓는다면 어찌될까요. 당신을 힘들게 하는 그 고통이 사라지는 것이 흑인청년의 가슴에서 검은 돌을 강물에 버리는 일과 같은 경우라면요.

 

진주조개의 진주는 사람에게 보석이지만 조개에게 있어서는 고통의 산물이라고 합니다. 암일 수도 있다는데요. 연약한 몸속에 돌덩이가 응결되고 다시 쌓이고 겹쳐지면서 연약한 조개살이 그 고통을 피하느라 이리저리 돌리다보니 동그랗고 영롱한 진주가 만들어 진다네요.

그런데 사람들은 그 고통의 열매를 목에 걸고 손목에 귓볼에 매달고 다닙니다. 그러면서 진주조개의 고통을 생각하기 보다는 자신을 위해 영롱한 빛을 발하는 진주에만 집중하는 것 같습니다.

 

나무가 땅위에 서있기 위해서는 그 만큼의 뿌리가 땅속에서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불이 나지 않은 것은 그만큼 소방관들의 노고가 있었고 시민들의 불조심이 함께한 것입니다. 왱왱~~거리면서 불을 끄러 다니는 소방관보다는 소리없이 화재를 미리 예방하는 방호활동을 잘하는 소방관이 더 중요한 것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가끔 생각하고 말합니다. 불도 나지 않는데 소방서 건물이 저렇게 클 필요가 있는지. 불도 끄지 않는 소방관에서 매달 월급을 주어야 하는지.

 

명품 바이올린, 첼로가 연주하지 않아도 명품은 명품입니다. 물론 연주할 때는 더더욱 명품이겠으나 보관된 상태로 바라보는 것도 멋진 일입니다. 오늘 내일 주변의 사람들이 조용히 지내는 것 같지만 늘 준비된 자세로 무슨 일이 생기면 나타나는 슈퍼맨과도 같은 분들이 많이 있다는 사실을 한 번 더 생각해 보는 아침입니다.

 

 

이강석 (李岡錫)

출생 : 1958년 화성 비봉

경력 : 경기도청 홍보팀장, 경기도청 공보과장

         동두천·오산시 부시장 / 경기도균형발전기획실장

         남양주시부시장 /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현직 : 화성시 시민옴부즈만 

저서 : '공무원의길 차마고도', '기자#공무원 밀고#당기는 홍보#이야기' 등 수필집 집필중



기자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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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석 기자

공직 42년, 동두천, 오산, 남양주부시장, 경기도 실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역임// (현) 화성시시민옴부즈만, 행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