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두천시청에 근무할때

이강석 전 남양주시 부시장

눈이 내려서 몇몇 부서는 새벽부터 바쁘게 일하였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공직의 임무는 무한대인가 봅니다. 비가 많이 와도 걱정이요 수해가 나면 현장에서 살아야 하고 가뭄이 와도 일이 생기고 더우면 폭염 대책을 세워야 합니다.

 

 

아프면 그 병이 낫도록 해야 하고 배고픈 시민이 있으면 허기를 면하고 힘을 내서 자립 자활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사무실로 찾아오시는 시민을 맞이하는 당연한 일에서 각각의 집에서 어렵게 사시는 주민들을 만나서 보다 나은 방법이 무엇인지 함께 고민해야 합니다. 기업이 성장하고 좋은 제품을 많이 만들어 내도록 하는 일도 공무원의 임무입니다.

도로를 건설하는 일, 하천을 잘 관리하는 업무, 건축물의 관리, 도시의 큰 그림, 작은 골목길의 환경정비 등 우리가 할 일, 해야 할 일은 참으로 많습니다. 농업을 지원하고 산림자원을 보존하며 축산을 권장하는 임무도 있습니다.

 

교통 소통을 돕는 일, 시민단체의 발전을 도모하는 일, 학업을 지원하는 업무, 시민들의 취미활동을 돕는 것도 중요한 일이지요. 가끔은 '애정남'의 판단이 필요한 경우가 있습니다만, 결국 교통사고가 크게 나면 시장님이 나서야 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습니다. 재난으로 판단되는 경우가 더러 있기에 말입니다.

우리 공직자로서는 가끔 시민들로부터 도대체 공무원은 뭐하고 있느냐 하는 비판의 소리를 듣습니다만, 그럴 때마다 자신을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정말로 우리가 최선을 다한 것인지 반성이 필요합니다. 예방할 수 있었던 사고가 있으니 말입니다.

 

흔해 소방관의 업무에 대해 말합니다. 재빠르게 달려와서 불을 끄는 소방관과 그 소방서장이 일을 잘 한 것인지, 화재의 원인을 사전에 점검해서 불이 나지 않도록 한 소방공무원이 훌륭한 것인지 말입니다.

이론적으로 냉정히 말하자면 防護(방호)활동, 즉 사전 화재취약 점검과 순찰을 잘 해서 불이 나지 않도록 한 것이 잘한 일입니다만, 이 사회는 가끔 불이 나지 않는데 소방서가 필요한지, 교통사고 안 났는데 보험료는 꼬박꼬박 내야 하는 것인지에 대해 논쟁을 벌입니다.

 

공무원으로서 자만심을 가져서는 안될 일입니다만, 혹자는 60, 70년대를 개발행정 시대라고 말하면서 당시의 공무원들의 힘으로 경제를 이끌었다고도 하고 이를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공무원으로 어느 부서에 근무하면서 작든 크든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만은 사실입니다. 공직조직이 기업에 따르지는 못하겠지만 늘 혁신하고 반성하면서 필요한 조직을 만들고 인력과 재정을 보충하고 불필요한 조직은 개편하고 있습니다.

최근 원자력 관련 기구를 통합하자는 논의가 있다고 하던데요, 사실 그 어려운 시절, 잘 몰았던 원전분야에 큰 돈을 투자한 결과 오늘날 우리나라 원전기술이 수출을 할 정도로 성장한 것이고 중화학을 육성한 결과 철강, 자동차 등이 국제사회에서 경쟁을 하고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우리나라 대기업에 대하여 외국에서 덤핑을 조사하느니 지적재산권 침해관련 소송을 진행중이라는 뉴스를 1960년대에 예상이나 하였겠습니까?

공무원은 현실을 중시해야 합니다만, 때로는 미래도 보아야 합니다. 공직사회 분위기가 비록 합법, 객관, 합리, 공평을 강조하겠지만 때로는 미래를 향한 혁신, 개선, 공격적인 판단도 필요합니다.

 

흔히 골프와 공직을 비교하면서 둘다 어깨 힘을 빼야 잘 된다고 합니다만 과감한 퍼팅을 요구하면서 홀컵을 지나가는 퍼팅을 강조합니다. 근처에도 못사는 퍼팅은 "공무원 퍼팅"이라해서 안전제일을 최고로 친다면서 공무원들의 소심함을 지적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업무는 현실적으로 처리하고 결정하고 집행하되 공무원으로서의 기본적인 정신자세는 좀더 미래지향적이기를 바랍니다. 미래를 향한 10년전의 생각이 오늘의 발전을 잉태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말입니다, 우리는 주한미군이 떠난 이후 동두천시의 모습을 지금 빨리 머리속에 그려야 합니다. 부대를 거쳐 걸산동을 관통하여 포천으로 강원도로 내달리는 6차선 도로를 그려 보아야 합니다. 동막골 산 정상에 세계 최대의 평화의 탑이 서는 모습도 상상해 두어야 합니다. 소요동 산속에 30층 건물이 올라가는 그 날이 멀지 않았습니다.

우리가 근무하는 동안 어떤 그림을 그렸느냐에 따라서 보산역 인근에 매설된 타임캡슐을 꺼내는 행사에 참석한 공무원수가 지금처럼 520명이 될것인지 5,200명인지 5만명인지가 달라질 것입니다. 동두천에 6개의 구청이 건설되고 연천시에 5개의 구청과 2개의 출장소가 행정을 지원하는 그런 모습을 그려 보아야 할 것입니다.

 

오늘은 눈이 조금 왔습니다. 그래서 상상의 규모도 약간 작았습니다만, 한반도가 통일되면 그때는 우리의 상상이 또 달라집니다. 전혀 달라질 것입니다. 음력 새해 즐겁게 맞이하시고 여러분 모두의 공직발전과 가정과 집안내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이강석 (李岡錫)

출생 : 1958년 화성 비봉

경력 : 경기도청 홍보팀장, 경기도청 공보과장

         동두천·오산시 부시장 / 경기도균형발전기획실장

         남양주시부시장 /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현직 : 화성시 시민옴부즈만 

저서 : '공무원의길 차마고도', '기자#공무원 밀고#당기는 홍보#이야기' 등 수필집 집필중



기자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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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석 기자

공직 42년, 동두천, 오산, 남양주부시장, 경기도 실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역임// (현) 화성시시민옴부즈만, 행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