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회로 가는 길은 3가지 방법이 있다. 지역구 출마, 비례대표의원, 그리고 의회사무처 공무원으로 발령을 받으면 의회로 갈 수 있다.

하지만 또 다른 방법도 있다. 수원역에서 내려 도청사거리에서 좌회전하여 언덕을 300m터 오르면 도의회와 도청 건물이 보인다. 그것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분은 유네스코세계문화유산인 화성의 화서문을 지나 화서파출소를 우축으로 놓고 좌측길을 통해 병무청을 지나면서 좌회전하면 의회와 도청의 후문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전철 성대역에서 수원역 방면으로 오다가 수원역사가 보일즈음 좌회전 하여 1㎞정도 달리면 마치 프랑스 몽마르트언덕만큼의 위치에 서있는 회색으로 빛나는 의회건물을 만나게 된다.

과거 방위협의회가 자주 열리던 시절에는 육군의 별들이 헬기를 타고 곧장 도청운동장에 내려 회의장으로 가는 모습을 본 기억도 있다.

승용차나 버스를 타고 도의회와 도청으로 들어오는 3개의 문을 지날 때 누구나 2개의 간판을 보게 된다. 경기도청이라고 굵직한 체의 간판과 경기도의회라고 도청간판보다 가는체의 간판을 보게 된다.

경기도청 간판은‘새마을 정신의 생활화’라는 글씨체와 같아 박정희 대통령의 글씨임을 짐작할 수 있다.

경기도청은 1967년 6월23일 서울 정부청사 건너편에서 현재의 이곳 수원 팔달산으로 이사를 했다. 인천으로 가는 것을 잡아온 경기도 청사가 이곳으로 이사 온지 41년 세월이 흘렀다. 그리고 수년 후 경기도청은 이의동 시대를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경기도의회 건물은 서울청사 시절에도 있었다. 서울 종로구 세종로 76번지에 경기도 의회 건물이 있었다. 지금은 의회청사 1층에서 모형을 통해 당시의 모습을 어림잡을 수 밖에 없는 실정이 안타깝다.

이후 지방의회가 다시 구성되면서 1991년 7월8일 수원시 권선구 인계동 1117번지 문화예술회관 내에서 문을 열었다. 당시 집행부 간부들이 버스를 타고 단체로 오가면서 상임위에 참석하여 답변하고 본회의장 의결을 기다렸다.

현재의 의회청사에 입주한 것은 1993년 2월11일이다. 제3대 의회 임기 중간을 지날 즈음에 이사를 한 것이다. 도청과 의회의 간판을 전직 대통령이 써주었다는 것을 아는 이가 많지 않은 것 같다.

더구나 40여년전 박정희 대통령의 글씨 원본은 그 존재여부를 알 수 없다. 다행스럽게도 김영삼 대통령의 친필 ‘경기도의회’원본은 도의회 1층 사료관에 보존 관리되고 있다.

1991-1995년 제3대 경기도의회 간행물편찬위원장인 이달승(71,남양주) 의원이 1992년 연말 엄동설한에 청와대로 김영삼 대통령을 찾아가 현판 글씨를 받아왔다.

다만 옥에 티는 김영삼 대통령의 도장(낙관)을 받지 못했다는 것. 하지만 도의회 사료실 좋은 자리에 자리잡은 흘림체의 ‘경기도의회’글씨는 마치 김 대통령을 직접 만나는 듯 우리의 눈길을 끌고 있다. 그리고 딱히 낙관을 찍을 일도 아니었던 것 같다.

여하튼 IT와 전자문서가 발전하고 행정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 손으로, 붓으로 쓴 글씨의 원본 자료를 갖는 다는 것은 작은 행복의 실을 하나 잡는 기분이랄까?

그리고 김문수 도지사님께서 열린 도정을 위해 정문을 철거할 당시 경기도청과 경기도의회 동판이 박힌 기둥을 통으로 화단에 옮겼다가 나중에 신청사 입구에 세우자는 의견을 문화재부서에 냈지만 아직 보호대상 기간이 되지 않았다 했다.

하지만 이제 또한 세월이 흘러서 경기도청 정문 기둥을 세운지 50년이 되었습니다. 2017년에 광교청사 기공식이 열리는 날에 더 힘있게 그 기둥을 보존하자 주장하지 못한 자신이 많이 부끄럽게 되고 말았다.

이강석 (李岡錫)

출생 : 1958년 화성 비봉

경력 : 경기도청 홍보팀장, 경기도청 공보과장

         동두천·오산시 부시장 / 경기도균형발전기획실장

         남양주시부시장 /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현직 : 화성시 시민옴부즈만 

저서 : '공무원의길 차마고도', '기자#공무원 밀고#당기는 홍보#이야기' 등 수필집 집필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