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배 투기한 수입증지

이강석 전 남양주시 부시장

1986년에 세정과 세외수입계에서 수입증지를 담당하였습니다. 수입증지란 지방자치단체의 수수료를 받아 들이는 우표처럼 생긴 증표인데 당시 50원, 150원, 300원, 500원 등 몇가지 유형의 수수료에 맞춰 액면가를 정해 조달청 인쇄창에서 받아온 것이었습니다. 매일 아침 8시반경에 새마을금고 직원이 1일 대력 150만원어치를 받아갔습니다.

 

 

그런데 수입증지 수불부상에 5원짜리 증지 30,000원어치, 대략 6,000장이 이월되고 있습니다. 아마도 수년간 이월된 것으로 추측되었습니다. 이미 50원이상으로 수수료가 인상된 1986년에 5원짜리가 남아있으니까요.

전임, 전전임 담당자들이 지속적으로 이월시켜온 결과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일은행 금고에 확인한바 철제금고 바닥에 5원짜리 증지가 남아있다는 확인을 해 주었습니다.

 

요즘에는 엑셀이나 전자프로그램으로 장부를 정리한다고 하지만 당시만해도 수작업이므로 매일아침 5원짜리 증지 6,000장 30,000원어치를 정리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으므로 이를 정리하기로 하였습니다. 그 방법은 다 사버리면 될 것입니다.

그리하여 다음날 3만원어치를 수불하고 새마을금고를 통해 개인 돈으로 구매했습니다. 그리고 바인더북에 잘 보관해 두었습니다.

 

15년이 지난 2000년경에 문서담당 부서에서 귀하디 귀한 행정자료를 모은다는 공문이 왔습니다. 1999년에 2기수로 금강산을 방문할 때 목에 걸었던 카드를 제출했습니다.

그리고 수입증지 전지 500원어치(5원*100장 = 500원)도 함께 냈습니다. 심사를 거쳐 나온 최경 결정내용은 행정자료로서의 가치가 상품권 12만원에 해당한다는 것이었습니다.

 

500원을 내고 120,000원을 받았으니 240배 늘어난 것입니다. 경마장이나 경륜장에서 200배 배당을 받는다면 10,000원에 200만원이니 엄청난 사건이라 할 것입니다. 평생에 투기한번 한 것과 같습니다.

 

가치를 인정해주신 심사위원님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지금도 2만원이 넘는 가액의 수입증지를 잘 보관하고 있으며 자자손손 물려갈 생각입니다. 이런 사연을 더하면 이른바 스토리텔링이 되어서 조금 더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강석 (李岡錫)

출생 : 1958년 화성 비봉

경력 : 경기도청 홍보팀장, 경기도청 공보과장

         동두천·오산시 부시장 / 경기도균형발전기획실장

         남양주시부시장 /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현직 : 화성시 시민옴부즈만 

저서 : '공무원의길 차마고도', '기자#공무원 밀고#당기는 홍보#이야기' 등 수필집 집필중



기자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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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석 기자

공직 42년, 동두천, 오산, 남양주부시장, 경기도 실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역임// (현) 화성시시민옴부즈만, 행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