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할 수 있는 미래시간

우리는 대략 2주일 후의 약속을 합니다. 그리고 실제 활동은 일주일 단위입니다. 달력은 12개월치를 한꺼번에 인쇄하여 매달아 줍니다만 실제로 다음달 달력에 약속을 잡는 사람은 전체의 1% 이내일 것입니다.

대략 3년치 약속을 하는 분으로 교황님, 정명훈 연주자, 성악가 조수미, 박근혜 대통령일 것입니다. 남경필 도지사님도 내년 약속을 잡지는 않는듯 느껴지고 곽상욱 시장님 일정은 3달후쯤은 잡혀가는 듯 보입니다. 1%이내 인사들의 스케줄에 대한 개인적 생각입니다.

우리들 대부분은 이번주 토요일까지 약속이 있습니다. 다음주 월요일에는 간부회의나 위원회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하다면 인간의 평균수명이 80년이라 하고 100년후의 약속을 잡는 것은 불가능한 것일까요.

예를 들어서 자녀들에게 2080년 1월20일에 모여서 우리 조상님중 응록이라는 어르신의 일대기에 대해 평가하고 돼지 한마리 잡아서 잔치를 벌이라는 약속을 할 수는 없는 것일까요.

2015년에 근무중인 오산시장님이나 경기도지사님은 임기인 4년치 일만을 하여야 하는 것일까요. 8년 후에 오시는 단체장이 하시도록 지금 장기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이를 추진하여 다음 대 기관장도, 그 다음 기관장도 이어서 추진하도록 하는 제도를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그래서 2018년에 오산시 승격 30주년을 기념하는 타임캡슐을 준비하자는 제안을 한 것입니다. 지금부터 3년간 준비하면 2018년 12월31일 저녁에 2048년 1월1일에 개봉할 30년짜라 타임캡슐을 매설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하나의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최소한 20년 프로젝트, 15년 플랜이 길게 겹쳐 진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후세대에게 전해지는 인프라는 지방채를 발행하여 건설할 필요가 있습니다.

나중에 이사오시는 시민들이 낸 세금으로 원리금을 갚도록 하고 미리 그나마 토지가격이 저렴할때 도심 한가운데 요지로 길을 낼 필요가 있습니다. 파주지역 자유로는 중앙선에 4차선 이상의 토지를 미리 확보한 것으로 유명한데 당시 이런 제안을 하신 개발시대 정책결정자를 존경합니다.

양평군의 20분의 1 면적인 오산시에도 개발과 관련한 아이템이 가능할 것입니다. 계획대로 되지는 않았지만 서울대부지를 미리 매입한바 이제 가격도 올랐고 새로운 일거리, 시민 전체를 위한 일자리 창출에 이 요지를 활용할 수 있으므로 늘상 활용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 것입니다.

미국우주항공국 나사도 최소 20년 30년 프로젝트가 있을 것입니다. 화성은 물론 해왕성까지 우주선이 날아가고 아마도 이 은하계를 벗어나 다른 우주까지 가는 프로젝트가 현재 진행중일 것입니다. 국가기밀로 발표하지 않아서 그러하지 실제로는 50년, 100년 프로젝트가 있을 것입니다.

과거 냉동인간으로 미래의 의술로 병을 고치고자 하는 분들이 많았는데 후손들이 그 유지비를 대느라 고생한다는 말도 들은 바 있습니다.

미래를 내다보는 계획, 약속을 많이 해야 하고 80세 이후의 인생 약속도 지금 몇가지 맺어줄 필요가 있습니다. 더러는 자신이 이룩하지 못할 약속을 자손들이 자자손손 이어가면서 추진하는 큰 프로젝트를 개인적으로도 충분히 준비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살아야 할 것입니다.

왕건의 훈효십조라든지 이성계가 후손에게 남긴 이야기가 그 사례 일 것입니다. 참고로 이성계의 건원릉에는 억새풀이 무성하게 자라고 있고 가을에도 벌초하지 아니한 채 겨울을 나고 초봄에 마른 흰 억새를 걷어내는 행사가 있습니다.

함흥에서 억새를 가져와 봉분에 심었습니다. 이성계의 유언은 함흥에 왕릉을 만들라 했지만 후손들이 한양을 오랫동안 비우며 함흥을 오갈 수 없으니 함흥에서 가져온 흙과 억새풀로 봉분을 꾸며 이성계의 넋을 달랬다는 이야기가 전해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