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의 흔적

이강석 전 남양주시 부시장

병우회 모임에 다녀왔습니다. 이제 퇴임한 회원, 자리를 바꾼 회원 등 삶의 행태가 다양해졌습니다. 30세 전후의 예비군들이 막걸리를 마시며 만난 것인데 이제 회갑을 앞둔 초로의 아저씨가 되었습니다.

성성하던 머리에는 흰 눈이 내리고 듬성해진 틈새로 붉은 이마가 반작이는 그런 나이에 이른 것입니다. 소주잔 가득 25도짜리 알콜을 받자마자 원샷 하고 캬~~~소리로 술을 마셨던 시절은 지나고 이제는 주정 19도에도 이르지 못하는 소주 반잔을 받으며 손이 떨리는 것을 어찌하여야 하나요.

 

 

세월을 탓할 일은 아닌 줄 알지만 본인을 책망하기도 어려우니 가는 세월 잡아주지 못한 가수 ‘서유석 형’을 원망하든가 저 푸른 초원위에 집을 짓지 못하게 된 자신의 입장을 ‘남진이 형’한테 하소연 하거나 해야 할 판인 듯 보입니다.

결국 마음만 추억에 취하고 마신 술을 향수로 날려보낸 저녁은 그렇게 마감되고 다시 돌아와 옛날 추억을 하면서 누군가가 말한대로 예비군 시절에 찍은 사진이 있는가 앨범을 뒤적거려 볼 일입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아도 당시에 사진을 찍을 일이 없었던 듯 생각합니다.

 

그때나 요즘에나 예비군 훈련장에 카메라를 들고 가는 예비군 아저씨는 없을 것이고 요즘처럼 스마트폰이 있는 것도 아니니 말입니다. 그냥 마음속으로 머릿속의 추억을 떠올려 글로 올리는 것이 사진을 대체하는 일인 것입니다. 사진이 없어도 예비군 시절의 기억들은 마음속에 머리속에 한가득입니다.

그리고 직장에서의 위치도 변하고 아내들도 머리결에 흰 새치인듯 아닌듯 나이들어 가는 모습은 그만큼 성장한 자녀들이 결혼을 하고 손자손녀를 자랑하는 주변의 선후배들을 보면서 같이 나이들어 여기까지 왔구나 하는 현실을 인정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차분히 돌이켜 보면 40년 세월속에 자신이 성장하고 주변이 변하고 아이들이 성인이 되었습니다. 그것이 인생인 것을 다 아는 것인데 어찌 우리는 시간이 흐른 것을 안타까워만 할까요.

시간과 세월과 역사가 흘러서 오늘의 지구와 주변의 모든 것이 함께 움직이고 있는 것을요. 대기권을 지나 올라가 지구를 돌고 있는 우주선에서 내려다 보면 지구는 둘글고 파란 우주속 별중의 하나라 하더이다.

 

 

이강석 (李岡錫)

출생 : 1958년 화성 비봉

경력 : 경기도청 홍보팀장, 경기도청 공보과장

         동두천·오산시 부시장 / 경기도균형발전기획실장

         남양주시부시장 /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현직 : 화성시 시민옴부즈만 

저서 : '공무원의길 차마고도', '기자#공무원 밀고#당기는 홍보#이야기' 등 수필집 집필중



기자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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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석 기자

공직 42년, 동두천, 오산, 남양주부시장, 경기도 실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역임// (현) 화성시시민옴부즈만, 행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