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샷 - 골프이야기

이강석 전 남양주시 부시장

골프에서 T샷이란 티에 올린 골프공을 잔디에 엎드려 바라본다면 그 단면이 영어의 대문자 T로 보인다 해서 그렇에 작명되었다고 합니다. 18홀 내내 T샷이나 아이언, 우드 등 여러가지 골프채를 써서 공을 날려 보내게 되는데 이때 매홀 첫번째 공을 쳐낼때 동반자들은 잠시 정숙의 에티켓을 갖춰야 합니다.

 

 

하지만 때로는 다른 3명이 웅성거리는 가운데 샷을 날리는데 이때 맨탈 스포츠인 골프에서 자신만 집중하겠다면서 저들의 대화에 관심을 갖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면 할 수록 그것이 그편에 신경을 쓴 결과로 힘차게 날린 공은 계곡으로 가거나 물에 빠지거나 가로수 길 건너편 남의 집으로 가버립니다.

신경쓰지 않는다는 다짐이 오히려 신경을 쓴 결과인 것입니다. 그래서 맨탈스포츠라 해서 신경쓰는 듯 안쓰는 듯 해야 한다고 합니다. 그냥 늘 하던대로 무덤덤하게 퉁 치고 나가면 될 것을 이리저리 재다가 '長考(장고)끝에 악수'를 두는 바둑의 결과와 같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꺼내는 이유는 세상 사 모든 일들이 내 생각과는 다르게 전개되는 경우가 많다는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언급하는 의도가 잘하자는 것이었는데 받아들이는 상대가 선택적으로 부분만 취하는 경우 당초의 의도가 곡해되어 아주 다른 방향으로 논의가 전개되는 경우가 많다는 말입니다. 그래서 다중과의 대화는 정확해야 하고 간명한 단어가 쓰여야 한답니다.

"사랑하지 않는 것은 엄청나게 좋아하기 때문이다."

 

이런 표현은 위험합니다. 사람들은 앞부분에 언급한 "사랑하지 않는다"는 말에서 이미 결론을 내리고 대응을 준비하므로 다음의 참 좋은 말은 들리지도 않습니다.

드라마 '태양의 후예'가 인기를 더하는 이유 중 하나는 '빙그르르 돌려서 아름다운 사랑의 표현'하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이제부터 당신이 하는 일에 대해 나도 구체적으로 걱정을 할 수 있게 해달라는 말은 '사랑의 고백'인 것을 시청자들이 알기 시작하면서 이 드라마는 인기를 더하고 엄마와 딸(모녀)은 숨도 쉬지 않고 관람을 하고 아버지와 아들(부자)는 덤덤하게 끌려가듯 함께 보고 있습니다.

섣부르게 드라마 끝났다고 채널을 돌리는 철부지 아들은 동시다발 야단을 맞게 됩니다. 모녀는 드라마를 본 채널의 광고조차 더 보고싶고 끝난 여운을 30분간 이른바 '숙려의 시간'이라 해서 몸으로 한 번 더 느끼고 귀로 확인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이제부터 모든 일에 대해 상대를 생각하고 배려하고 걱정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펼치는 것입니다. 나의 생각과 틀린 것은 물론이거니와 조금 다른 것도 잘 설명해서 상대가 이해하고 공감하고 나에게 동참하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한 시대인 것입니다.

그것이 이 시대 리더십이고 소통의 방법인 것입니다.

 

 

[약력]
-1958년 화성 비봉 출생
-경기도청 홍보팀장, 공보과장
-동두천·오산·남양주시 부시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화성시 시민옴부즈만



기자정보

프로필 사진
이강석 기자

공직 42년, 동두천, 오산, 남양주부시장, 경기도 실장, 경기테크노파크 원장 역임// (현) 화성시시민옴부즈만, 행정사